마침내 멕시코 소년의 집이 시작되다

작성자홍데레사수녀|작성시간21.12.30|조회수64 목록 댓글 0

 

멕시코에 머무는동안 알로이시오 신부는 소년의 집 사업에 알맞은 땅을 찾아다녔다. 매물로 나온 여러 땅을 둘러보았는데,

체류 마지막 날에 보았던 땅을 선택했다.

  그 땅은 찰코에 있었고, 넓이는 35헥타르(18만 평)였다. 길이는 1킬로미터, 폭은 평균 360미터로 직사각형 모양이었으며, 나무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길도 있고, 물도 많았으며, 땅 앞쪽에는 별장도 있었다. 그리고 땅 뒤쪽으로는 멕시코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눈 덮인 두 개의 화산이 보였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땅이었다.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땅이 너무 넓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멕시코시티가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땅 값도 해마다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 그는 그 땅을 사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멕시코 소년의 집 사업은 첫 단추를 끼게 되었다.

 

 

  1990년 8월, 건강이 악화되자 알로이시오 신부는 멕시코사업에 관해 여러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알로이시오 신부는 멕시코 사업을 이끌어 보겠다고 자원한 엘레나 수녀와 세실리아 수녀를 불렀다.그는 두 수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부터 나 없이 멕시코 사업을 수행하십시오.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는 몇 개월만 지나면 더 이상 수녀들을 돕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신중히 생각하라고 했다. 하지만 두 수녀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네 신부님, 우리는 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두 수녀는 강한 신념과 용기로 대답했지만 알로이시오 신부의 생각에는 그들이 자신이 대답한 말의 의미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두 수녀 스스로도 자신들의 말에 무척 놀랐다고 한다. 멕시코 사업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알게 되었을 때는 불안감이 몰려왔고, 능력 부족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멕시코 사업에 대해서는 강한 의무감과 자신감을 보였다.

 

  멕시코 사업을 생각하고 있을 당시 알로이시오 신부는 신 추기경에게 지나가는 말로 견해를 물어본 적이 있다. 추기경은 손사래를 치며 “멕시코 사업은 이제 그만 잊어버리세요. 필리핀에도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신 추기경의 말은 전적으로 옳았다. 아직 알로이시오 신부는 필리핀에 더 집중해야할 필요가 있었고, 필리핀에는 할 일이 많았다. 게다가 필리핀에서는 멕시코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 훨씬 효과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그리고 필리핀에는 소년의 집에 들어올 만한 아이들이 여전히 50만 명 이상 있었다. 그 아이들을 둔 채 멕시코에서 또 다른 사업을 벌인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욕심이고 무리인 것이 틀림없었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엘레나 수녀와 세실리아 수녀를 추기경에게 보내 그가 없는 자리에서 다시 추기경의 의견을 묻게 했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추기경이 계속 반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두 수녀는 추기경이 마리아수녀회가 모험적인 멕시코 사업을 진행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는 말을 전해 왔다.

추기경은 마리아수녀회가 특별한 은사를 지녔음을 깨달았다고 하면서 그 사업을 확고하게 추진함으로써 교회를 위해 놀라운 일을 하고, 그리스도를 위해 기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마침내 멕시코에 마리아수녀회 법인을 세우고 땅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런 다음 알로이시오 신부는 건설업자를 만나러 다녔다. 마침 한 능력 있는 업자를 만났다. 그는 곧바로 착공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요구했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망설였다. 10만 달러의 수표를 발행해 건축업자 손에 넘기는 순간 되돌아갈 수 없는 지점을 지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망설인 끝에 알로이시오 신부는 마음을 다 잡고 수표를 써 주었다. 그것은 건너온 다리를 불태워 되돌아갈 길을 없애 버린 것과 같았다.

  11월 하순 멕시코에 도착한 알로이시오 신부는 3주 동안 머물렀다. 이번에는 신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소년의 집 사업 부지 안에 있는 농장의 별장에 머물렀다. 그는 부지 안에 있는 별장을 땅과 함께 사들였다. 처음에는 별장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땅 매입을 협상하던 과달루페 선교회 신부가 별장도 함께 사라고 강하게 권했다. 뒤에 깨달은 것이지만 별장 구입은 하느님의 뜻이었다.

  별장은 소년의 집 건물이 완공되기까지 약 10개월 동안 마리아수녀회의 활동 근거지가 되었다. 가구와 전화기를 비롯해 초기 사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집기들이 갖춰져 있어 편리하고 쓸모 있는 본부 역할을 했다.

  알로이시오 신부는 수녀회 지원자들과 장차 교사가 될 사람들, 소년의 집에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을 면접하는 장소로 그 별장을 사용했다. 그리고 별장에 딸린 헛간과 창고 같은 몇 개의 부속 건물은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와 교실로 개조했다.

  별장은 멕시코의 이름난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 외관과 내부가 예술 작품처럼 아름다웠다. 이 때문에 유용성을 제쳐 두고도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멕시코 사람들은 별장을 보고 마리아수녀회 사람들의 신분을 인정해 주었다. 신분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멕시코 사회에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알로이시오 신부가 완전 무료로 가난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시키는 시설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멕시코 교회의 많은 고위 성직자들과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들은 알로이시오 신부와 마리아수녀회의 거대한 계획에는 귀를 기울였으나 왜소한 몸집의 필리핀 수녀와 한국인 수녀를 쳐다보는 그들의 눈에는 크고 두터운 의구심이 어른거렸다. 하지만 알로이시오 신부가 땅과 그 인상적인 별장을 사들이자 그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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