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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사진

천장사 일요일 법회 22. 01. 23

작성자자작나무|작성시간22.01.23|조회수200 목록 댓글 0

올해 마지막 천장사 일요일 법회가, 12월 21일(음력) 주지 스님이신 중현스님을 모시고 열렸습니다.

 

천장사는 비록 작은 절이지만, 부처님의 정법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보이고,  숲속 맑은 옹달샘처럼, 부처님 정법에 목마른 모든 분들께, 언제나 빈 가슴 적실 수 있는, 여법한 도량으로써,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거듭 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범능스님의 '바람이 오면'을 들으면서 천장사의 법회 모습을 살펴 봅니다. 범능스님의 노래는, 현실의 거친 풍파에 어지러워질 때,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낌으로 다가오지요.

 

 

 

 

 

천장사에는, 멀리에서 처음 오시는 분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습니다. 비록 자주 오시지는 못하더라고, 주지스님의 거침없는 법문과 천장사의 한국 불교사적 위상으로, 여러 지방의 불자분들이 방문하셔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법당의 부처님을 참배합니다.

 

오늘도 멀리 부산에서, 그리고 인천에서, 수원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신 도반님들을 비롯해서, 처음 천장사를 찾으신 몇몇 분들과, 천장사의 오랜 도반님들, 모두 함께 모여서, 법다운 예불의식에 이어, 중현 주지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대부분 불자분들의 생각은 비슷할 겁니다. 여러해 절에 다녔지만, 불교나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어렵고, 특히 관념적인 설명으로, 들으면 들을 수록 헷갈려서 알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주지 스님이신 중현 스님의 법문은 이러한 어려움을 헤아리셔서, 손수 체득하신 방법으로, 가능한 쉽게 법문해 주시니,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오늘은 처음 방문하신 불자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그리고 법회에 참여하신 모든 도반님들의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서, 공空의 개념을 가능한 쉽게, 비유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오온(색수상행식, 정신과 물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은 사대(지수화풍)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고, 사대에 하나를 추가한다면, 공이다. 물질과 허공의 관계는, 물질이 있있으므로 허공이 있고, 허공이 있어서, 물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오신 한 보살님께서는 처음으로 공의 의미가 가슴으로 전해졌는지, 환희심 가득 안고 돌아가시는 모습에, 저도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천에서 오신 도반님은 태권도를 하는 따님과 함께 오셨습니다. 자녀분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절에서 먹는 식사는 언제나 맛이 더합니다.

법회를 마치고 다 함께 모여, 그러나 각자의 탁자에서, 잘 우러난 미역국과 비빔밥으로, 점심 공양을 합니다.

 

 

빈 탁자가 하나도 없이, 모두 둥그렇게 모여 앉았습니다. 처음 오신 불자분들도, 오래 다니신 불자분들도 모두가 똑같이, 부드러운 마음, 서로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도반이라는, 마음의 공유, 이 한가지에서 기인합니다.

 

맛있는 점심 공양이 끝나고, 스님을 중심으로 앉아, 차를 마시며, 정다운 차담 시간을 가졌습니다. 언제나 기다려지는 차담 시간엔, 각자의 재미 있는 이야기도, 세상 사는 이야기도 모두 즐겁습니다.

 

가끔, 저의 빗나가는(?) 소리로 웃음이 일기도 하지만,

행여, 이로인해 불편함이 있다면,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차담이 끝나고, 이제는 천장사를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어느덧 재충전된 마음으로 도량을 벗어납니다. 도반님들과 헤어지는 아쉬움과 다음 법회를 기다리는 마음이 교차하네요.

 

그리고 오늘도,

저는 산길 걷기를 하러 아내와 함께 마애삼존불 지나 원평리 자작나무가 있는 임도로 갑니다.

 

 

봄날처럼 푸근한 날씨에 경사진 임도를 따라 걷습니다.

그냥 생각없이 걷는 것이 저는 좋습니다.

 

산능선에 서 있는, 삐죽삐죽 펜화처럼 세밀한 나무가지들과, 하늘을 나는 겨울 철새들과 파란 하늘가 떠도는 흰 구름들과, 그리고 까악 까악 울어대는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가슴에 한획 한획 오늘을 그려 나갑니다.

 

그 그림엔 잠시전, 천장사 법회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도반님들과 주지스님과 그리고 맛있는 점심공양을 만들어 주신 공양주 보살님과의 따뜻했던 시간들이 스며들어, 마치 찻잔의 향기처럼 그 그림에서 따뜻한 기운 피어나는 듯 합니다.

 

제 가슴에 그려진 오늘의 그림이지요.

 

그냥 걷습니다.

 

 

산밑 길가엔 파릇한 겨울 보리가 생기를 느끼게 합니다.

 

 

길옆 개울가로 내려 갑니다.

 

그리고 조용히 앉아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 봅니다.

 

산비탈 눈 녹아

얼음 밑을 지나

강으로, 바다로

흘러갑니다

 

물 흐르는 소리

가슴이 시원합니다. 

 

저기 얼음 아래

물 소리 따라서

봄이 오나 봅니다

 

 

 

시간도 흐르고

물도 흐르고

모두 흘러갑니다.

 

그곳으로 갑니다.

 

 

 

- 여기 자작나무의 글들은 개인 입장의 천장사 이야기일 뿐, 스님이나 천장사를 대표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단지 가볍게 읽어보는 바람 불면 날리는 단풍잎에 담긴 그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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