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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암을 다녀와서

08월28일, 오늘의 이름은 月요일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9.21|조회수57 목록 댓글 0

 

 

 2017.09.22.. 봄날과 바꾸어도 아쉬울 듯한 가을 어느 목요일

 

 

 

 

 

  0828, 오늘의 이름은 요일 3.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그것이 정신장애의 한 증상인지의 여부는, <과 오토바이 관리기술>의 저자인 로버트 퍼시그의 견해를 따르고 싶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As to whether it is a symptom of a psychiatric disorder, I am inclined to follow Robert M. Pirsig, author of <Zen and the Art of Motorcycle Maintenance>. ‘When one person suffers from a delusion, it is called insanity. When many people suffer from a delusion, it is called Religion.’

 

 

 

 

 

  과학자이자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는 그의 저서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에서 책 머리말에 로버트 퍼시그의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서 군중과 망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망상은 종교적 망상을 가리키는 것인데 집단적 신념이나 종교적 상상과는 분명한 구별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리처드 도킨스는 초자연적인 인격신을 내세우는 종교로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다. 그가 비판하는 대상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인격신이다. 그에 의하면 종교는 모든 악의 근원이다. 진화생물학자로서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과 세계를 창조한 창조주로서의 신을 믿는 것은 집단적 망상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인간이 사회적인 불행이나 고통에 직면하면 오로지 인격신에게로만 회귀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해준다면 어리석은 인간들은 무엇이든 신의 위치에 올려놓으려고 할 것이다. 초자연적인 인격신만이 아니라 물신화物神化에 의해 다양하게 만들어진 신들에 의해서 사람들은 집단적인 망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아참, 두 배 가격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센트럴파크로 가는 도중에 또도로시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처럼 하늘을 향해 길쭉하기만 한 빌딩을 보았는데 적어도 30층은 돼보였다. 뉴욕이 지진대에 해당하는 곳은 아니지만 저렇게 높이만 있고 넓이는 없는 고층빌딩이라면 태풍이나 강한 눈보라에도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딸아이에게 아빠의 쓸데없는 우려를 전달했다. 그랬더니 저 빌딩은 세 군데인가 층이 터져있어서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설계가 되어 바람의 압력으로부터 피할 수 있게 되어있는 빌딩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그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세히 쳐다보았더니 빌딩 꼭대기 층에서 밑으로 세 번째 층과 일곱 번째 층 등이 비어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층은 기둥만 있었지 벽체가 없어서 그냥 바람이 저 하고 싶은 대로 무시로 드나들고 있는 비어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없어야 그 기능이 극대화되는 무의 효용效用은 일상생활에서도, 정신생활에서도, 천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나타난다. 수저와 그릇과 항아리의 비어있음, 목욕탕이나 수조水槽, 저수지의 비어있음, 콧구멍 귓구멍 눈구멍 등 구멍이라고 불리는 비어있음, 축구시합의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와 그리고 야구시합의 매 회 사이의 비어있음, 계절과 계절 사이의 환절기換節期라는 비어있음, 밤과 낮 사이인 중간지대Twilight Zone의 비어있음, 사랑과 열정의 완충기인 권태기倦怠期라는 비어있음, 주택의 거실과 방 그리고 빌딩의 사무실과 룸이라는 공간의 비어있음, 동양화의 여백餘白과 검은 붓글씨의 하얀 화선지 바탕인 비어있음, 퉁소와 피리 그리고 관악기와 현악기의 비어있음, 우물과 호수와 하천의 깊고 긴 비어있음, 바다가 움푹 파인 채 비어있지 않았다면 지구는 그 많은 바닷물을 도대체 어디에 담고 있어야했을까? 부력浮力을 위한 잠수함과 부레의 비어있음, 별과 별 또는 은하와 은하의 검고 푸른 틈새의 비어있음, 구름과 구름 사이로 드러난 창공蒼空의 비어있음, 이 마음과 저 마음 혹은 물체와 대상 사이의 간극間隙이라는 비어있음, 띄엄띄엄 떨어진 양에 대한 운동인 양자역학量子力學의 비어있음, 12 23 34 사이의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결코 표현해낼 수 없는 비어있음. ~ 그리고 텅 빈의 이라는 본능적 비어있음.

 

 

 

 

 

  천천히, 게으를 만큼 천천히 센트럴파크를 걸어 다녔다. 혹은 바위위에 눕기도 하고 혹은 벤치에 앉아 파란 가을 하늘의 흰 구름과 연두색 바람을 느끼기도 하면서 가만히 사물의 움직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센트럴파크의 미국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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