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일 3월20일 수요일
모두의 종이 되십시오
†오늘의 말씀 마태오20:17-28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오20: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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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성로렌스 수사는 분쟁과 다툼으로 유명한 수도원의 원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임지에 도착하여 수도원 현관문을 두두리자, 젊은 수사가 나왔습니다. 그는 백발에 볼품없는 노수사가 서있는 것을 보더니「빨리 식당으로 가서 설거지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신입 수사는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로렌스 수사는 「예 알겠습니다.」대답하고 바로 식당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1개월, 2개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접시를 닦았습니다. 3개월간 그는 견디기 힘든 멸시와 차별을 받으며 신입수사들이 자는 좁은 방에서 숙박하였습니다.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 교구의 주교가 수도원으로 순방을 왔습니다. 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주교는 묻습니다. 「새원장은 어디에 있는가?」「아직 부임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주교는 놀라며 말합니다. 「무슨 말인가? 로렌스 수사를 3개월전에 파견했는데」주교의 말에 젊은 수사들은 놀라서 식당으로 뛰어가 로렌스 수사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러나 로렌스 수사는 미소를 지으며 남은 접시를 전부 닦았습니다. 그 후 반목과 다툼으로 유명했던 수도원은 원장의 겸손한 자세로 인해 모범적인 수도원으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세상이란 힘으로 지배되는 곳입니다만, 우리들이 갈망하는 하느님의 나라는 섬기는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는 나라입니다. 세상사람 눈에는 섬기는 삶의 자세가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힘은 섬기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입니다.
예수님도 이 세상에 섬기기 위해 오셨습니다.(마르코10:45) 세상은 섬기는 자의 헌신에 의해 조금씩 바뀌어 가는 법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런 분들 덕분에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무슨 일에나 이기적인 야심이나 허영을 버리고 다만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필립비2:3-4)
†黙想: 성직자가 교회에서 존경 받는 이유는 항상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로마14:8)라는 말씀을 가슴에 세기며, 예수님처럼 겸손하게 섬기는 삶의 자세로 자신의 일보다 교회와 양들을 위해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즉, 성직자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섬기는 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교회의 모습에 자주 실망하곤 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변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이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변하면 주변 사람들도 변하고, 교회도 변하게 되는 법입니다. 언제나 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