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구경(手比丘經) : 지옥에 나는 죄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사위국에는 수비구(手比丘)라는 이가 있었다. 그는 부처님의 제자[석씨자釋氏子]로서 사위국에서 목숨을 마쳤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다가, 부처님의 제자인 수비구가 사위국에서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을 마치고 정사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뒤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 이른 아침에 저희 비구들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다가, 부처님의 제자인 수비구가 사위국에서 목숨을 마쳤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수비구는 목숨을 마치고 어느 세계에 태어나서 어떤 생을 받으며, 또 그의 후세는 어떠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수비구는 세 가지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였으니, 목숨을 마친 그는 틀림없이 나쁜 세계인 지옥에 태어날 것이다.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세 가지 법인가? 탐욕(貪欲)ㆍ성냄진[瞋]ㆍ어리석음[우치愚癡]이 그것이다. 이러한 착하지 않은 세 가지 법은 마음을 결박한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제자인 그 수비구는 나쁜 세계인 지옥에 태어날 것이다."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대장부의 마음을 결박하나니
안에서 생겨나 도리어 자신을 해치는 것이
마치 저 대나무나 갈대의 열매 같네.
탐욕·성냄·어리석은 마음이 없으면
그것을 일러 지혜라 하고
안에서 생겨 자신을 해치지 않나니
그것을 훌륭한 대장부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탐욕을 여의고
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여의어라.
만일 비구로서 지혜가 밝으면
괴로움 다해 반열반(般涅槃)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