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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은실 발언: "새로운 세상에 대한 상상력, '연령정치 vs 계급정치' 이상의 상상력" 첫째 날 속기록 중] 2012 기본소득 국제 대회, 금융자본주의를 점령하라

작성자권문석|작성시간12.03.22|조회수50 목록 댓글 0

<토론 / 박이은실: 한신대 연구교수,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

글에 적힌 소속 외에도 지구지역 행동네트워크에 소속된 박이은실입니다.

하나의 글은 대학생이라는 특정한 주체 혹은 개인에 관한 글이었고, 하나의 글은 대학생 이외에 20대란 전반적인 세대 주체를 이야기하는 글 같았어요. 교집합도 있고, 교집합이 아닌 부분도 있는 이 두 주체들이 광장에서 만났고, Occupiers 아큐파이어들이 됐다. 이렇게 말하는데, 기본적으로 여기에서 기본소득과 관련시키고 있는 부분들, 비판의 지점들 등 여러 가지 지점들에 대해 저는 다 공감합니다.

질문은, 대학이라는 공간이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지배하고, 금융자본주의가 작동하는 공간이고,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그 지배체제에 포섭되어 있는데, 그러면 이곳에서 광장으로 뛰쳐나와서 Occupy를 하면, 이제 대학이라는 공간을 버리는 것인가? 그래서 대학생 운동은 사라지고, 20대 세대 운동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대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운동할 때에 너무 좌파 식으로 했기에 고립되어서 광장으로 뛰쳐나온 것인가? 그러면서 대학 내에서의 어떤 부분들은 포기하고 나온 것인가? 아니면 대학 내로 들어가지 않았거나 대학에서의 신자유주의 질서ㆍ가치ㆍ욕망들과 다른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미 대학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광장에 있는 사람들과 대학생들을 만날 것인가 하는 질문이 있어요.

저는 본인들의 위치에서 시작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학생이 대학을 포기하면 대학은 누가 지키는가하는 정도의 질문입니다. 아까 Yuri Cantor 유리 칸토르가 새로운 방식으로 대학을 점유하는 것을 말해주셨던 것 같아요. 강의실을 점유해서 공짜 강의를 연다거나, 강의실을 점유해서 다른 일을 한다거나 하는 방식, 그래서 대학생들이 광장이라는 공간과 대학생들이 특정한 위치에서 쓸 수 있는 대학이라는 공간을 동시에 점유했을 때만이 대학 내에서 지금 재생산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욕망을 바꿀 수 있지 않는가 생각을 해요. 대학생들이 대학을 버리면 좀 그렇다는 거구요.

어쨌든 다른 꿈들을 꾸기에 우리가 여기에 있는데, 그 꿈들을 계속 실현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이미 다른 꿈이 없을 거라고 좌절해 있거나, 다른 꿈을 찾고자 하지만 꿈을 꿀 수 있는 물적인 토대 자체가 붕괴되어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우리가 자극을 준다거나 서로 자극을 받는다거나, 자원을 공유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며, 절대 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발표 / 박이은실: 한신대 연구교수, 기본소득네트워크 운영위원>

이야기를 짧게 하느라 세대 이야기를 못하고 넘어갔습니다. 제가 40대 초반이니 어떻게 보면 세대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처해있는 전반적인 문제들이 너무나 흡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토론문에서 세대 문제는 좀 더 길게 봐야하지 않나 말했습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대학 내에서건 밖에서건, 우리가 어떻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대학 내에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식민화되어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거잖아요. 다들 경쟁만 이야기하니까, 내가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는 일말의 희망이 있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거잖아요. 그 꿈을 깨고, 다른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본소득이 가진 힘은 꿈을 꿀 수 있는 현실 가능한 꿈이라는 겁니다. 이걸 이루어 내야만, 이걸 이루어 내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머릿속의 또 다른 꿈을 만들고, 자극하지 않으면 우리가 광장을 가건 어딜 가건 소수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꿈 이야길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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