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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일] 겨자씨에 비유되는 하느님 나라

작성자구유|작성시간21.06.12|조회수120 목록 댓글 1

 

 

겨자씨에 비유되는 하느님 나라

 

에제 17,22-24; 2코린 5,6-10; 마르 4,26-34

2021.6.13.; 연중 제11주일; 이기우 신부

 

⒈ 연중 제11주일인 오늘 들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겨자씨에 비유하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에제키엘은 레바논 산의 울창한 향백나무 산림처럼 척박한

이스라엘 광야를 울창한 숲으로 만드는 꿈을 꾸면서

하느님의 뜻이 꽃 피고 열매 맺는 그날을 예언하였습니다.

또 사도 바오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힘이 나오는 이치를 염두에 두고서, 보이는 몸보다

보이지 않는 믿음으로 살아가야 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⒉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는 아브라함 이래로 이스라엘 백성이

믿어온 대상이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실체였습니다.

워낙 당시 이스라엘을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어둡다 못해 암울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로마 제국에 빼앗겼고, 민족은 이집트 종살이와 바빌론 유배에 이어

세 번째로 정치적 노예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기 땅에서 유배당한

동족 안에서도 엘리트들은 민족의 공동선보다 자신들 계층의 이익을 더 앞세웠습니다.

사두가이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장악하고 제사를 독점할 수 있는 권한만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로마와도 협력할 의사가 있었고,

바리사이들은 이스라엘이 로마로부터 독립하는 노선을 지지하지만 그렇게 하여

세워질 새 나라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율법의 나라여야 한다고 공언하고 다녔습니다.

이 와중에 짓밟히고 착취당하다가 죽어 나가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습니다.

당시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몹쓸 질병으로 고통받고

마귀 들려 고생하다가 예수님께 대한 명성이 퍼지자 가시는 곳마다

그분을 찾으러 온 사태가 그 시대의 어둠을 반영합니다.

이 민중을 상대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⒊ 예수님께서는 권세도, 재물도, 지식도 없이 그저 몸뚱아리 하나에다가,

오로지 하느님께 향한 믿음만으로 이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고

선포하고 다니셨으니, 백성은 그 말씀에 솔깃하면서도 확신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병과 장애를 고치고 마귀를 쫓아내시는

예수님의 신적 능력에 대해서만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말씀은 뒷전이고 혜택에 온통 관심을 쏟게 되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겨자씨의 비유는 이러한 상황 배경에서 나왔습니다.

 

⒋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나면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되는 겨자 나무에 대한 상식에 빗대어,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선포하시는

하느님 나라가 무모해 보일지언정 무망한 것이 아님을 설득하고자 하셨습니다.

비단 겨자 나무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나무와 풀 같은 식물 생명은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하느님께서 알아서 키우시는 이치를 납득시키고자 애를 쓰셨습니다.

당신은, 그리고 백성도 씨만 뿌리면 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⒌ 사정이 어렵기는 사도 바오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라는 데도 없고,

가서도 방해가 기다리고 있으며, 함께 할 사람들도 마땅치 않은 처지에서

그는 혈혈단신으로 선교지에 뛰어들곤 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제2독서에 등장하는 코린토는 당시 그리스에서

아테네보다 더 번창했던 항구 도시로서 우상숭배가 창궐하던 곳이었습니다.

특히 높은 산정에 자리잡은 신전에는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알려진 아프로디테를,

- 이 아프로디테가 로마식으로는 비너스입니다 - 섬기는 여사제들이 천여 명이나

상주하며 이교 제사를 핑계로 성도덕이 문란한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는 우리 몸이야말로 성령께서 계시는 성전임을 가르치며

몸으로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생활을 해야지

몸으로 죄를 지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오늘 독서에 나오다시피,

보이는 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믿음으로 살아가라고 권고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심판대에 나서야 하며,

그 때에는 이 몸으로 한 소행에 따라 갚음을 받게 되리라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⒍ 에제키엘도, 바오로도 그리고 예수님께서도 여러 가지 비유를 동원하셨지만,

공통적으로 우리들 사람에게 뿌려져야 할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씨 뿌리는 이는 예수님이셨고, 그 씨를 받아서 뿌리를 내려야 할 몫은

우리들 사람의 마음이었습니다. 마음 밭이 비옥하면 그 씨앗은 튼튼히 뿌리를 내릴

것이고, 조만간 싹도 트일 것이며, 자라서는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을 것입니다.

그러니 교우 여러분, 각자의 마음 밭을 비옥하게 가꾸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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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요셉-막내165 | 작성시간 21.06.12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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