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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국면 시대의 잠정 윤리

작성자구유|작성시간21.06.14|조회수83 목록 댓글 1

 

 

최악 국면 시대의 잠정 윤리

2코린 6,1-10; 마태 5,38-42 / 2021.6.14.;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이기우 신부

 

“주님, 부르짖는 제 소리 들어 주소서. 저를 도와주소서.

제 구원의 하느님, 저를 내쫓지 마소서, 버리지 마소서”(입당송).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악인에게 맞서지 말라고 제자들과

청중에게 호소하셨습니다. 로마제국의 군사적 핍박이 극에 달하고, 로마에 부역하는

매국노들이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최악의 국면에서는 이에 걸맞는 잠정 윤리가

필요합니다. 도무지 맞설 만한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력혁명도, 그렇다고 치명순교도

찬성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목숨을 보존했다가 훗날에 뜻을 도모하는 것이

지혜로운 상책이었습니다.

 

당시 로마군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횡포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부리고 있었습니다.

뺨을 치고 재산을 강탈하며 시도 때도 없이 오가는 사람을 붙잡아서 로마군의 장비를

나르는 일에 징발하고 징용을 일삼았습니다. 나름 인도주의적 배려가 깃들여져 있었던

탈리오의 법칙이 로마군대에 의해서는 대량 보복의 술수로 변질되어서 아예 로마군에

대해서는 대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악용되고 남용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겪었던 억압 중에 가장 저질적인 최악의 폭력이었던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가 무슨 일에 있어서든지 흠 잡히지 않도록 몸을 사리려던 태도 역시

복음선포에 엄청나게 불리한 우상숭배적 환경 속에서 최소한의 복음을 선포하려는

생존 차원의 처신이었습니다. 상황이 나아지면,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복음을

선포하려 했던 바오로였지만, 이 코린토에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환난과 재난과 역경을 겪는 가운데, 매질을 당하고 옥살이를 수시로 해야 하며,

폭동까지 당하기도 하던 그가 더 이상 할 것이 없었던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지경에서 생활비와 활동비를 벌어야 했으므로 천막 만드는 노동으로 수고하며

때로는 밤샘 작업을 하거나, 일거리가 없으면 굶기를 다반사로 하면서 그렇게

사도 바오로는 역경을 이겨냈습니다. 모욕을 당하거나 사기를 당하면서도,

인정받기는커녕 무시를 당하고 죽임의 공포 속에서 슬픈 일을 겪지만 사도 바오로는

진실하고자 노력을 했고 인정받지 못해도 하느님의 인정을 구했으며, 하느님께서만

주실 수 있는 기쁨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노력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나 사도 바오로가

복음을 선포하던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가능한 지혜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복음 진리에 대한 희망을 놓지 말고, 견디고 버티어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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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요셉-막내165 | 작성시간 21.06.1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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