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왜 다니지?
누구보러 다니나?
사제를 보러? 수도자를 보러? 신자들과 친목을 다지러?
물론 하느님을 만나서 알고 사랑하고자 다닌다.
그러나 그러나 ~~~
아주 어릴 때에 나는 선생님들은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시는 줄 알았다.
그것이 어느 정도 커서 아니란 걸 알았지만 이처럼 세례를 받고서는 사제나 수도자들도 다 그런줄 얼았는데 그보다는 요즘들어 오히려 사제들에게 어떻게 저렇게 행동할 수 있지?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일들이 종종 있는 것을 본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공동체 전체적으로도 그렇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지난 주일 학생미사를 마치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다행히 신부님이 신자들과 배웅 인사를 하고 계시기에 얼른 가서 성경에 대해 여쭈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한 답은 없고 신자들과 인사하고 얘기하자 하시기에 기다렸는데 신자들이 거의 다 가고 없음에도 기다리는 나를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것이다. 내가 그 산부님과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맞아 그 성당에 가서 미사드린 후 여쭌 것 뿐인데 질문에 답은 없고 학생들과 이것저것 얘기하시기에 다시 여쭈었다. 우산을 썼어도 양 어깨에 비를 맞으며 대답을 기다리며 서 있는 신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건가? 하여 다시 한참을 기다렸더니 성경공부를 깊이 있게 안 한 신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질문의 요점을 찾지 못하겠다신다. 이 대답을 듣기위해 그리 한참을 기다렸단 말인가.. 어이가 없었다. 이 대답을 듣기위해? 물론 원하는 답이 안 나올 수 있다. 그럼 그때 빨리 대답을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사람을 투명인간 취급해가며 기다리게 하고 애들과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시간을 끌었는지 도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고 화가 난다.
요즘 사제들이 옛날 봉건주의 시대 때 왕보다 더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지만 중견사제들은(서품 받은지 몇 십년) 세속의 때가 끼어 그러려니 한다해도 문젠데 보좌신부님까지 이런 행동을 할 줄은 정말 몰랐고 대단히 실망이다. 이래서 자꾸만 신자들이 냉담하나 하는 생각도 하게된다.
친절까지 하다면 더욱 좋겠지만 그것까지는 무리인 것 같다. 그저 묻는 말에 간단하게 모르면 모른다 질문이 이해가 안 가면 질문의 요점을 모르겠다 하는식으로 빨리 대답을 해 주어야 하지 않나.
너무 기분이 나빠 다시는 그 신부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지만 신부님 얼굴 보고 성당에 가는 것이 아니기에 또 갈 것이다. 그분들로 인해(?) 내가 다시 죄를 짓기도 하지만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 건가 그럼 어떤 것을 기대했나? 아마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제상을 원했는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그 신부님 얼굴을 보면 분심이 들 것 같아 고민이다.
그 성당에 안 간다 해도 머릿속에는 계속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