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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_일상이야기

겨울 낙엽

작성자~야고보~|작성시간18.12.22|조회수181 목록 댓글 0

겨울 낙엽


겨울 낙엽이 떠나며


낙엽을 단면적으로 봤을 때는 운치 있게도 보이겠지만 상황에 처한 시선에 따라서는 다양하게 다가올 것이다.
겨울나무 되라며 팽개치듯 가지를 떠나 흩날릴 땐 운치가 있었지만, 쌓여져 썩어가는 그 모습이 허무해보이듯이
어떤 이는 잘 익어가는 거름으로 보이고, 어떤 이는 새싹과 열매를 그려보는 현실적 안목을 가질 것이고
어떤 이는 나처럼 그들의 전성기를 떠올리며 애처로워하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집을 떠나면 어수선 했던 집안이 깨끗해지듯이 월동준비 한지가 제법 지났어도 뜰이 깔끔하다. 

그동안 서로 비벼대던 화초들의 모습을 마치 군인 간 아이가 그리워 사진을 꺼내들듯! 한창 피었을 그때의 모습을 펼쳐 보노라니 꽃이야 실물만큼 아름답지만 져서 말라버린 저 잎사귀는 아무도 찾지를 않는다.
그래서 검붉음에서 회색 흙빛으로 바래버린 겨울 낙엽이려니! 하니 세상이 온통 흙빛이며
겨울이라! 흰 눈 빼고는 따라잡을 색상이 없겠고, 순리의 자연이 만든 절대적인 색상인 흙 색깔만 옹골지다보니 그것들이 한창일 때도 기억해 준다.


 

  

저건 비 맞은 아이 같이 이파리가 처져 빗방울을 털어내고 찍은 거다.
저건 벌레가 먹어 외과 수술을 하듯 잎사귀를 잘라내어 찍은 거고, 또 키 큰 봉숭아는 바보같이 씨를 시멘트바닥에 쏟아버려 한쪽에 밀쳐두었는데 척박한 곳에서 노란 새싹을 내밀고 다시 피우기에 찍은 것이다. 
떨어진 잎을 모아 삭혀져 거름이 되라고 물을 뿌려도 아직도 풀죽기 싫어 가릉거리며 뻗대고 있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온갖 모양으로 오그라들었으나 아직은 힘이 느껴진다.
마치 한생을 마감하기 직전 마를 대로 말라 틀어진 내 어머니의 손바닥 같은데, 춥지는 않은지? 끼니는 때웠는지?
이제 얼었다 녹았다 서너 번 이면 너희들의 뻣뻣함은 사그라질 것이고,

그러다 내년 봄이면 뜰 앞 화초들의 건강을 위해 알맞은 자양 식으로 다시 태어나 내어주는 삶을 살 것이다.
오롯이 자녀에게 한생을 희생하는 이 세상 어머니들의 모습처럼 말이다.


겨울낙엽...꿈을 사랑하는 사람아



카테리니행열차는 8시에 떠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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