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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론 묵상

11월 15일 연중 32주 수요일/ 루카 17,11-19 <열린 마음과 감사로 여는 구원의 문>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1.15|조회수124 목록 댓글 4

연중 32주 수요일/ 루카 17,11-19

 

복음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1-19
11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사마리아와 갈릴래아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12 그분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시는데 나병 환자 열 사람이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멀찍이 서서 13 소리를 높여 말하였다.
“예수님, 스승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14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보시고,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15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병이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16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렸다. 그는 사마리아 사람이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18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19 이어서 그에게 이르셨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루카 17,18)

 

 

열린 마음과 감사로 여는 구원의 문

예수께서는 수난과 죽음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을 향하여 ‘구원의 순례길’에 오르십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사마리아와 갈릴래아의 경계 지역을 지나가십니다(17,11). 이런 길 선택은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는 유대인들과 이방인으로 취급받아 적대감을 가졌던 사마리아인들 모두를 받아들이시어 해방하시려는 몸짓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사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이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예루살렘에서 다른 민족들에게로 뻗어가는 교두보였지요. 이렇게 그분이 향하는 예루살렘 상경 길은 죽음을 통해 모두를 사랑으로 품어 살리기 위한 ‘사랑의 발걸음’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생명의 말씀’을 목숨을 다해 온 세상에 퍼뜨리고자 하는 심오한 구원의 의지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이 길목에서 예수께 다가온 나병 환자들이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이었음은 의미심장합니다. 나병 환자들은 ‘멀찍이 서서’ ‘소리를 높여’ 예수님을 부르며 자비를 청합니다(17,12-13). 우리 안에 알게 모르게 자리잡고 있는 ‘다가갈 수 없는 그 거리’를 없애버린 것은 바로 그들의 ‘사랑을 향한 외침’이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스승님’이라고 부름으로써 믿음의 토대 위에서 ‘사랑의 갈증’을 드러냈고, 그 목마름은 결국 치유를 불러일으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서 사제들에게 너희 몸을 보여라.' 하고 이르십니다.”(17,14) 그런데 그들이 사제에게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습니다.”(17,14) 이렇게 하느님께서 하시는 치유는 인간이 정해 놓은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치유 받으려는 이의 지향과 순수한 사랑의 갈망과 믿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치유 받고도 감사할 줄 모르는 아홉 명의 유대인은 주님께서 주신 해방의 선물을 자기것으로 소유하는 악을 저지르고 맙니다. 그 선물을 주신 주님을 곧바로 잊어버린 것이지요.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 한명은 병이 낫자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립니다.”(17,15-16) 치유와 해방의 선물을 주신 주님을 기억하며 선이신 그분 안에 끝까지 머문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예수님의 치유로 민족적, 종교적인 적대감과 증오심까지 치유받습니다.

우리도 갈릴래아와 사마리아 경계를 지나시며 사마리아인을 치유하신 예수님을 본받아 문화와 이념, 민족과 종교가 다르고 신분과 빈부에 차이가 있다 하여도 열린 마음으로 모두를 사랑해야겠습니다. 모든 관계 속에서 조건 없이 자신을 내놓을 줄 아는 너그러움이 치유와 해방을 불러옴을 기억해야겠지요.

나의 일상의 발걸음과 몸짓은 어떤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무엇보다도 내 안에 자리잡고 있는 차별과 배척 의식, 폐쇄적인 태도, 선입견과 편견의 틀을 벗어버려야겠습니다. 더는 우리 모두 자신만의 기준이나 좋고 싫음의 감정에 자신을 내맡기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보다 근원적이며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며, 그 사랑만이 해방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런 사랑으로 서로를 치유하고 세상에 해방을 가져오기 위해,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이 지녔던 갈망과 감사의 샘물을 마셔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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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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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참 | 작성시간 23.11.15 감사합니다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1.15 아멘~!
    stellakang님 수고 하셨습니다.
    은총 가득한 행복한 날 되세요~!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1.15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1.15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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