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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론 묵상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받아들임이 낳은 사랑의 절정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2.08|조회수99 목록 댓글 2

12월 8일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제1독서

<나는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3,9-15.20
사람이 나무 열매를 먹은 뒤, 주 하느님께서 그를 9 부르시며, “너 어디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10 그가 대답하였다. “동산에서 당신의 소리를 듣고 제가 알몸이기 때문에 두려워 숨었습니다.”
11 그분께서 “네가 알몸이라고 누가 일러 주더냐? 내가 너에게 따 먹지 말라고 명령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12 사람이 대답하였다.
“당신께서 저와 함께 살라고 주신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기에 제가 먹었습니다.”
13 주 하느님께서 여자에게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가 대답하였다.
“뱀이 저를 꾀어서 제가 따 먹었습니다.”
14 주 하느님께서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너는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에서 저주를 받아, 네가 사는 동안 줄곧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으리라. 15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
20 사람은 자기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하였다. 그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6.11-12
3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4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 없는 사람이 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으로 5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6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그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11 만물을 당신의 결정과 뜻대로 이루시는 분의 의향에 따라 미리 정해진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한몫을 얻게 되었습니다. 12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Immaculate Conception-MURILLO, Bartolome Esteban Oil on canvas, 206 x 144 cm.Museo del Prado, Madrid

 

받아들임이 낳은 사랑의 절정 ♣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원죄 없이 잉태되셨다는 사실은, 구원의 신비 속에서 인류가 고대하던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시기에 앞서, 그분을 담으신 그릇을 준비하는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신다!” 하는 것이, 인류를 죄에서 해방하는 중대한 목적이라면, 죄에 물든 자가 죄를 구속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성부와 같으신 분을 죄 있다고 할 수 없고, 더구나 원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기에 교회는 이처럼 하느님과 같이 계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신 성자 예수를 몸에 배어 품으신 분을, 또한 죄에 물들었고 죄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

말씀의 육화, 태중에서 세례자 요한이 기뻐 뛰놀음, 마리아의 찬가와 목자들의 기쁨, 동방박사들의 빛, 시메온과 한나의 위로 등 이 모든 사건들은 결정적으로 새로운 구원의 시대를 열어준다. 이 모든 것은 ‘천지창조 이전부터’(에페 1,4) 준비된 것이다. 성모님께서는 온전한 자유 안에서 분명한 의식을 가지고,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하고 응답하셨다. 처녀의 몸으로 돌에 쳐죽임을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됨에도 말이다. 또한 성모님은 예수님처럼 ‘순명’으로 인한 고난을 겪었다(히브 5,8; 필리 2,8 참조). “그녀는 순명으로써 온 인류를 위한 구원의 근원이 되었다.”(성 이레네오, Adversus haereses, III, 22,4) 그 결과 ‘우리 기쁨의 근원’이 되었다.

그뿐이 아니다. 하느님의 죄 없음 곧, 선(善)을 모든 이에게 나르기 위한 예수님의 구원 여정에 늘 함께 하셨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는 감탄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삶의 본보기이다. “마리아는 성부의 뜻을 완전히 행하였다. 그러므로 그녀에게 가장 위대한 일은 그리스도의 모친이 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는 사실이다.”(성 아우구스티누스)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로서 삶에서 나의 생각을 앞세우지 않고 하느님의 뜻을 온전한 자유 안에서 따르며, 어떤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그분의 뜻에 순종함으로써 기쁘게 살아가도록 하자!

성모 마리아께서는 새로운 하와로서 ‘이 세상의 유일하고 참된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낳음으로써 우리에게 생명을 주었다. 성모님은 주님의 뜻을 받아들인 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측하면서도 자신의 인간적 나약성 안에서 하느님의 뜻에 협력함으로써 구원을 향한 엄청난 역설들을 철저히 받아들인다. 이 역설 가운데서 성모님께서 받아들인 극단적인 희생은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자비를 불러온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은총을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1,28) 하고 말한다. 바로 이 말에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풀어주시는 사랑과 자비의 무상성(無償性)이 가장 철저하게 드러나고 있다. 성모님을 통해 무상으로 주어지는 자비의 절정이 바로 ‘하느님의 육화’(예수님의 성탄)이다.

‘은총이 가득한’이란 표현은 그리스어 현재완료 수동태 분사형의 번역이다. 이는 하느님께서 앞서 오직 마리아에게 이루어주신 그 사랑, 특별한 은혜, 아름다움, 거룩함 등의 상태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이 사실이 마리아가 처음 몹시 당황하였을 때 천사가 그녀에게 한 응답에 잘 나타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1,30) 하느님의 창조적인 ‘무상성’에 인간의 응답과 협조가 더해짐으로써 하느님의 그 철저한 무상적 선물이 더욱 더 고양되고 있다.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 마리아는 이렇게 천사에게 응답함으로써 ‘은총’을 이 세상에 들어오게 하였고 ‘인간성’이 새롭게 창조되게끔 하였으며, 그녀 자신이 그 ‘인간성’의 가장 아름다운 모범이 되었다.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주신 한없는 사랑에 나의 온 마음과 혼을 더해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며 사랑이신 분을 낳는 어머니들이 되도록 하자!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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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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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0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2.08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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