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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론 묵상

[스크랩] 12월10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2.10|조회수116 목록 댓글 4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복음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8
1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2 이사야 예언자의 글에 “보라, 내가 네 앞에 내 사자를 보내니 그가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3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기록된 대로, 4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5 그리하여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이 모두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 6 요한은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 7 그리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조차 없다. 8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으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모든 것을 복음을 위하여 ♣

 

한국 천주교회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 항쟁과 대량 구속 사태 등으로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존엄한 인간의 권리가 짓밟히는 현실을 깊이 걱정하고 그 희생자들의 호소를 들으면서 1982년 대림 제 2주일을 ‘인권의 날’로 제정하였다. 사람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되었기에(창세 1,20-27) 존귀하며,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될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한다. 인간은 참으로 가장 위대하며 가장 고귀한 존재로서 우주의 중심이며 구원사의 핵심이자 하느님의 벗이다. 따라서 그 어떠한 사람이나 세력도 인간을 짓누르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자유로운 선택과 응답을 통해서만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릴 수 있다. 인간은 자유 안에서만 선을 지향할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135).

그런데 우리는 생명경시(자살, 낙태, 성매매 등), 자본을 생명보다 더 우선시하는 무차별한 규제완화와 의료민영화,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 자본의 우상화와 경제 정의의 실종, 학대와 성폭행 등 자유를 억압당하는 부당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인간에 대한 모독이며 곧 하느님께 대한 모독이다.

예수님께서는 인간다운 삶에 대한 근본적인 새로움을 가져다주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고 가르침으로써 국가나 법, 제도 등이 무엇보다도 ‘인간을 위하여’ 있음을 선언하신 것이다. 인권은 인간 각자가 지닌 존엄성에 뿌리내리고 있다(사목헌장 25). 따라서 인간이 결코 체제나 제도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간의 존엄성을 인식할 때 비로소 모든 사람은 함께 또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인권의 궁극적인 원천은 바로 인간 자체 그리고 하느님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153). 인권은 모든 인간이 지니는 보편적인 것이며 침해할 수도 양도할 수도 없는 것으로서 개인적으로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수호되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153-154 참조).

인권은 국가의 중대한 책임이기도 하지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신앙의 실천 차원에서 우리 이웃의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할 책무를 지고 있다.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이 인간 존엄성의 출발점이자 근거이다. 따라서 인권은 우리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가정, 교회, 직장에서 그리고 생활 속에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실천되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이웃을 경쟁 상대로서만 여기고 이해관계를 따져 무관심하게 지냄으로써 도구화한다면 그것은 결국 나 자신의 비인간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가정에서부터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서로를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여기게 될 때에 세상 안에서 인권 존중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은 물론 거리나 시장에서 만나고 스쳐가는 모든 사람에게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외심으로 배려와 친절을 베푼다면 더욱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동자, 실직자, 행려자, 노숙자, 결손 가정 아동 등의 문제들의 생계유지를 넘어 인간다운 삶이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려면 모든 인간이 평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단순히 법 앞의 평등만이 아니라 개개인은 그 자체로 존엄성을 지닌 동등한 인격임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형태로든 인간을 차별하는 일이 이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재산의 많고 적음에 따른 차별, 농촌과 도시 등 지역적인 차별, 교육정도에 따른 차별, 남녀의 차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등 온갖 종류의 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우리는 또한 인간 존엄성을 바탕으로 국가의 법체제는 물론 사회 모든 분야의 생활을 개선해나가야겠다. 인권 보장과 인간 존엄성의 실현은 국가권력만의 책임이 아니라 참된 공동체 건설에 참여하는 우리 각자의 연대 책무이다. 가정, 교회, 학교, 직장과 일상 시민생활 등 작은 일에서부터 인간 존중의 문화를 이룩하도록 새로이 다짐하도록 하자. 서로서로가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깊이 인식하도록 하자. 이웃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고 예수님을 발견하도록 하자. 아니 또 하나의 예수님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섬기도록 하자. 그래서 모두가 살맛을 느끼는 그러한 세상을 이루어 가자.

우리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는 말씀을 어떻게 살고 있는가? 혹 사회적 갈등의 현장에서 인간다운 삶과 생태보존, 정의를 외쳐대는 이들을 분란을 조장하는 이들로 판단하고 대하지는 않는가? 과연 내가 추구하는 사랑은 무엇인가?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음은 창조주 하느님의 본성일진대 이를 외면하며 산다면 살아있으나 썩은 송장과 다를 바 없음을 명심했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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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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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2.10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10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김광시 | 작성시간 23.12.10 아멘 💖💖💖
  • 작성자정릉김마리아 | 작성시간 23.12.1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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