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타 강론 묵상

[스크랩] 12월 22일 금요일 <가난의 찬가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2.22|조회수133 목록 댓글 4

12월 22일

 

제1독서

<한나가 사무엘의 탄생을 감사드리다.>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1,24-28
그 무렵 사무엘이 24 젖을 떼자 한나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올라갔다. 그는 삼 년 된 황소 한 마리에 밀가루 한 에파와 포도주를 채운 가죽 부대 하나를 싣고,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갔다. 아이는 아직 나이가 어렸다. 25 사람들은 황소를 잡은 뒤 아이를 엘리에게 데리고 갔다.
26 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나리! 나리께서 살아 계시는 것이 틀림없듯이, 제가 여기 나리 앞에 서서 주님께 기도하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27 제가 기도한 것은 이 아이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가 드린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28 그래서 저도 아이를 주님께 바치기로 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평생을 주님께 바친 아이입니다.” 그런 다음 그들은 그곳에서 주님께 예배를 드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6-56
그때에 46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47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4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49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50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51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52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53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54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55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56 마리아는 석 달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비천한 이들을 들어높이셨도다.”(루카 1,52)  
 

가난의 찬가  ♣

 

성모 찬가는 루카복음의 서론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루카 복음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다. 루카는 이 노래를 통해 구원 약속과 이행, 이스라엘의 구원을 언급하고 있다. 구원 사건은 마리아가 하느님의 계획 앞에서 자신을 낮추어 받아들이고 하느님께서 이를 돌보시어 높여주심으로 가능했다. 이 노래는 초대 유다 공동체에서 만들어져 불려졌고 역사를 통해 계속해서 그리스도 신자들의 입을 통해 노래 불려진 우리의 노래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노래를 통해 그 체험을 다시 현재화시키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 성모님의 입을 통해 미약하고 보잘것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과 폭력주의자들의 전유물인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그 어떤 막강한 억압세력도 모조리 뒤엎게 된다는 기쁜소식이 선포되고 있다.

성모님께서 이 노래를 부르실 때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 성모님께서는 자신에게 천사가 찾아와 전한 소식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약혼자인 요셉에게도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예언이 자신을 통해서 이루어졌음을 결코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모님은 주님을 잉태한 사실을 세상에 알림에 있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때가 아니라 주님께서 정하신 때를 묵묵히 기다렸을 것이다.

약혼자 요셉은 꿈에서 천사의 말을 듣고 하느님의 구원계획이 실현되었음을 알게 되었지만 성모님에게 천사의 말을 확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모님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 세상 한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세상에서 동떨어진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친척 엘리사벳의 집에 도착하여 엘리사벳을 만난 그 순간 그녀의 말을 듣고 얼마나 기뻤을까? 마리아는 처녀 잉태 사실을 자기 혼자 지고 가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사촌 엘리사벳이 성령의 빛으로 그 일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이 성령을 받아 자신에게 하는 말을 듣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받아들여 구원에 참여하는 '영혼의 순례'를 사작해야 할 때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 순간 성모님께서는 자신의 가난한 처지를 보면서 하느님께 또 세상을 향하여 구원의 기쁨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성모님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높여주셔서가 아니라 자신을 굽어보신 그 자비에 감사드리며,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의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뛴다”(1,46-47)라고 목소리 높여 노래한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은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을 높이시고 교만하고 부요한 억압자들을 끌어내리신 근원적이고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유다민족의 조상들에게 베푸신 자비하심이다. 이렇듯 메시아의 탄생은 하느님의 자비를 통해 역사 속에서 결정적인 사건이 된다. 성모의 노래는 줄곧 하느님의 약속이 성취되기 시작한 데 대한 기쁨의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이 노래는 단순히 연약한 한 여인의 노래가 아니라 '모두의 영혼을 울리는 생명의 노래'인 것이다.

우리가 성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자비를 생각한다면, 날마다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의탁하며 성모님과 함께 기쁨에 넘쳐 노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고…그 자비가 영원히 미치실 것”(1,54-55)이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구유에 하느님의 자비를 담은 나의 진실한 마음과 선의가 채워질 때 그 작은 구유는 모두를 살리는 우주가 되지 않을까?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평화의 사도들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2.22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2.2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12.2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22 아멘.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