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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론 묵상

2월 1일 연중 4주 목요일/마르 6,7-13 <가난으로 선포하는 기쁜 소식>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02.01|조회수102 목록 댓글 5

연중 4주 목요일/마르 6,7-13

 

복음

<예수님께서 그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7-13
그때에 예수님께서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기 시작하셨다.”(마르 6,7)

 

 

가난으로 선포하는 기쁜 소식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복음을 선포하는 태도에 대해 가르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십니다(6,7). 제자들은 회개를 선포하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며, 많은 병자를 고쳐줍니다(6,12-13).

이렇듯 제자들은 누구든지 하느님 안에서 자유를 누리도록 주님의 자비를 전하고 선포할 소명을 띠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각자의 처지에서 삶의 증거와 말씀의 선포를 통하여 기쁜소식을 선포하고 고백하도록 불렸습니다. 어떻게 이 사명을 실행해나가야 할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6,8-9) 지팡이는 야수와 강도들의 습격을 막는데, 신발은 돌이나 뜨거운 지열(地熱)로부터 발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것이었지요. 그러나 옷을 두 벌 껴입는 것은 부유한 이들의 행동이었기에 금하셨습니다. 이는 "이중적으로 처신하지 말고 단순하게 걸어가라."(아우구스티누스)는 권고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복음선포에 필요한 것은 소유가 아니라 가난입니다. 철저한 가난이야말로 하느님의 풍요로움 안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가난이야말로 복음선포의 신빙성을 보장해주는 살아있는 표지이지요.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낮추시고 비우신 하느님의 자비와 선과 기쁨은 가난이 아니고서는 선포될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 교회는 가난한 교회가 되어 하느님의 풍요로움을 증거하는 예언자적 소명에 충실하지 못한 듯합니다. 정치권력과 부당하게 결탁하고 사업을 벌여 재력을 키우며, 선교도 교회 유지도 돈을 앞세웁니다. 빈부격차에 따른 신자들 사이의 소외와 위화감 형성, 교회 세습화 등으로 성전이 기도하는 집이 아니라 '장사터'로 바뀌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선포에 파견된 제자들에게 현세적인 것들에 의지하지 말고, 인정받기를 바라거나 성과에 연연하지 말라 하십니다(6,11). 가난한 자로서 주님의 사랑을 깊이 관상하고, 내 소리가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전하며, 회개를 선포하라는 것이지요(6,12). 사랑이신 주님과의 뗄 수 없는 견고한 관계에 있을 때 사랑이 전파될 것입니다.

물론 복음선포가 늘 순조로울 수만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6,11) 이는 누구에게나 주님의 진리와 자비를 선포해야 하지만,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을 거부하고 무시하는 이들과는 어떤 경우에도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오늘도 하느님을 소유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과 자비, 기쁨과 평화를 선포하는 주님의 참 제자로 살았으면 합니다. 교회 또한 재물과 권력에서 해방되어 가난한 이의 참벗이 되도록 회개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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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광시 | 작성시간 24.02.01 아멘 💖💖💖
  • 작성자아참 | 작성시간 24.02.01 교회 또한 재물과 권력에서 해방되어 가난한 이의 참벗이 되도록회개해야겠습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4.02.01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0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데이지덕 | 작성시간 24.02.01 사랑이신 주님과의 뗄 수 없는 견고한 관계에 있을때 사랑이 전파 될 수 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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