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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강론 묵상

[스크랩] 3월 16일 사순 4주 토요일/ 요한 7,40-53 <힘이 아닌 연약함으로 주님을 따름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03.16|조회수131 목록 댓글 3

사순 4주 토요일/ 요한 7,40-53

 

복음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40-53
그때에 예수님의 40 말씀을 들은 군중 가운데 어떤 이들은, “저분은 참으로 그 예언자시다.” 하고, 41 어떤 이들은 “저분은 메시아시다.”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 42 성경에 메시아는 다윗의 후손 가운데에서, 그리고 다윗이 살았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하지 않았는가?” 43 이렇게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 때문에 논란이 일어났다. 44 그들 가운데 몇몇은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그분께 손을 대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45 성전 경비병들이 돌아오자 수석 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이, “왜 그 사람을 끌고 오지 않았느냐?” 하고 그들에게 물었다.
46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고 성전 경비병들이 대답하자, 47 바리사이들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도 속은 것이 아니냐? 48 최고 의회 의원들이나 바리사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그를 믿더냐? 49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
50 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전에 예수님을 찾아왔던 니코데모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51 “우리 율법에는 먼저 본인의 말을 들어 보고 또 그가 하는 일을 알아보고 난 뒤에야, 그 사람을 심판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52 그러자 그들이 니코데모에게 대답하였다. “당신도 갈릴래아 출신이라는 말이오? 성경을 연구해 보시오. 갈릴래아에서는 예언자가 나지 않소.”
53 그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메시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요한 7,41)

 

힘이 아닌 연약함으로 주님을 따름 ♣


예수님께서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7,37) 하고 말씀하시자 그분의 정체에 대한 군중들의 반응이 엇갈리며 논란이 일어납니다. 조상들이 광야에서 나그네 되어 지붕 없는 초막에서 지내던 때를 회상하고(레위 23,40-43), 종, 나그네, 과부, 가난한 이들도 다 함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인 초막절에 그런 논쟁을 한다는 것은 구원의 역설입니다.

군중들 가운데 예수님을 참 예언자라고 하는 이들도 있고 메시아라고도 말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메시아가 갈릴래아 나올 리가 없다며 묵살해버립니다(7,40-44). 또한 그들은 예수를 잡으러갔다가 그냥 돌아온 성전 경비병들이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7,46)라고 말하자, 오만에 가득 차 “율법을 모르는 저 군중은 저주받은 자들이다.”(7,49)라고 경멸합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을 적대시하며 죽이려드는 이들의 메시아를 대하는 방식과 기준은 자신의 생각과 지식의 힘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살아야 할 인간이 자신의 힘과 지식에 의존할 때 그 결과는 뻔합니다. 사랑과 정의의 하느님과의 단절이 일어나고 이웃들 위에 군림하여 지배하려들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예수님 시대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수석사제들이 우선시했던 지식의 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과학과 정보의 힘을 접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결국 최고의 프로바둑기사마저 꺾어버리는 결과에 사람들은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하느님을 향한 엄청난 도전과 비인간화를초래할 수 있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첨단 과학의 발달과 스마트기기의 등장으로 이미 사람들은 천재 인간들이 만든 과학과 기술에 밀려 비인간적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자본가들은 과학의 힘을 빌러 더욱 더 쉬운 방법과 적은 투자로 거대한 부를 단시간에 축적해나가고 있습니다.

과학의 힘은 곳곳에서 불평등과 소외, 비인간화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로봇의 파괴, 자동화기기의 폐기처분을 위한 강력한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지식과 권력, 재물의 힘에 기대고 편리함의 단맛에 젖어 하느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이웃의 아픔에도 무관심한 채 살아가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강력한 힘이나 세상의 지식이 아니라 연약함입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세상의 거센 도전 앞에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양”(11,19)과 같은 처지에 내쳐질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약해질 때에 비로소 세상을 사랑으로 창조하시는 주님께서 우리의 행복을 위하여 일하기 시작하실 것입니다.

오늘도 세상 권세와 인간을 비참한 벌판으로 내모는 과학의 힘이 아니라, 우리의 “연약함”(2코린 12,5)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십자가를 매일 지는 일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날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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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아참 | 작성시간 24.03.16 이웃의 아픔에도 무관심한 채 살아가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아야겠습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4.03.16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3.1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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