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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내 마음 나도 몰라

작성자한동수|작성시간17.11.15|조회수251 목록 댓글 5


지난 토요일 김장을 했습니다.


열흘 전 쯤에, 배추 20포기만 달라고 부탁해 두었는데...

속이 덜 찼다고 글라라(배추 농장 주)가 걱정을 해서

 다섯 포기를 더 달라고 했습니다.

배추를 따러 갔더니...

인심 좋은  글라라가 덤으로 네 포기를 더 줍니다.

애초에는 스무 포기만 한다는 것이 스물아홉 포기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열흘 동안에 배추 속이 꽉 차서...

두 쪽으로 가를 줄 알았는데,  네 쪽으로 갈랐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절이고, 씻고...

갖은 양념 넣어 버무리는  건...

사위가 두 팔 걷어 부치고 고무장갑 끼고  나섰습니다.

손자 손녀까지  도운다고 법석이고...

수육 삶고 닭계장 끓이고, 잔치 아닌 잔치를 한바탕 벌였습니다.


해마다 내 속쌈을  눈 빠지게?기다리는 반주자 아드리아나와...

베드로  아저씨네 집에 전해 주고...


땅에 묻힌 큰 김치독에 한 가득  채워넣고...

작은 딸 사돈네 한 통 보내고...

세 식구인데도 절인 배추 60키로 김장하는  큰 딸아이에게

40키로만 하라고 한 통...

 

그리고...

지난 주에,

 "다음 주 간식은 컵 라면이에요...

반주자가 쏘겠답니다."

성가대  간식이 컵 라면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나서...

버무린 겉절이는 성당에 가지고 갔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간도 보지 않고 버무렸는데...

간이 딱 맞고 맛이 있다고들 합니다.


"내가 미쳤지,  힘들어서 절절 매면서  일을 또 크게 벌였으니..."

중얼중얼 속으로 자책하면서 한 일이지만...

김장 후유증으로 며칠 째 한의원에 들락거리는 중이지만...

부자가 된 듯 마음이 뿌듯합니다.


"엄마, 내년에는 꼭 절인 배추  사서 하세요..."

바리바리 싸 가지고 가면서 하는 얄미운? 딸아이의 말입니다만...

글쎄요, 어떻게 변할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가봐야 알겠죠!

아이들이 법석대는 것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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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처럼~~ | 작성시간 17.11.15 참 좋은 풍경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해요.
    마음씨도 솜씨도 일품이신 한동수님
    내마음 나도 모르는 김장
    오랜동안 몸에 배인 김장이라는 마약을 포기 하시긴 어려울 듯 하네요.
    치료 잘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작성자주님의종요셉 | 작성시간 17.11.15 ㅎㅎ
    행복이 느껴지는건 왜일까요 ~~?? ^^
    날이 차가와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
  • 작성자비비안나. | 작성시간 17.11.16 이렇게 모이는것 자체가 좋은것이죠
    절임배추로 하면 참 간단하긴 해요
    그죠
  • 작성자나무로즈마리 | 작성시간 17.11.17 ^^ 가족끼리 김장하는 모습을 보는 듯 합니다. 북적이는 게 좋다는 말씀 이해합니다.
    그래도 내년엔 입으로만 하시고, 손발은 자식, 손주 것만 빌리세요. 김장 후유증, 얼른 털으시고
    건강하게 미사다니시고, 활동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작성자숙마리아 | 작성시간 17.12.01 너무 따뜻해요...
    저는 본당에서 가톨릭그룹성경봉사를합니다.
    어제 종강미사를하고 그룹원들과 점심과 차나눔을하면서 올한해 창세기를 통해서 만난하느님의 사랑을 나누며 모두다 따뜻하게 살고 싶은 마음들을 꺼내보였습니다.
    네...주님이 원하시는 우리의 모습일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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