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눈이 내렸습니다.
눈 치우다가 허리 펴고 바라본 산....
잎 다 떨어져 앙상한 나무가지마다 하이얀 솜 꽃이 탐스럽습니다.
"대모님, 코로나로 뒤숭숭해서인지 아름다운 설경에도
마음이 설레지 않아요. 감기조심, 코로나 조심하시어요."
대녀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눈을 다 치우고 들어왔다가 한참 후에 창문을 열어보니....
좀 전에 치운 만큼의 눈이 또 쌓였습니다.
옷이 다 젖어 온 몸이 한기가 드는데다...
치울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마침 옆집 아저씨가 나오시더니....
"드르륵, 드르륵 ..."
눈가리개로 밀어버립니다.
어찌나 고맙던지요.
길이 미끄러워 성당에 가지 못하고...
소파에 깔린 전기매트에 불을 올리고 누웠습니다.
몸이 따듯해져 오며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카톡소리에 잠이 깨어보니...
수산나입니다.
"형님, 설경이 너무 멋있어요.
형님네 집은 더 근사할테데...
이런 날은 따뜻한 차를 나누면 참 좋을텐데..."
코로나 확진자가 천 명이 넘는다는데...
언제쯤에나
우리 맘 놓고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을런지...
기도하는 수밖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참으로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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