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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정보】천주교안동교구 두렛배미(바로가기)

작성자실비아메이|작성시간12.06.05|조회수806 목록 댓글 0

                       천주교 안동교구 두렛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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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acatholic.or.kr/    

 

2012년 교구장 사목교서

 

                              “말씀으로 하나 되어!"

                                                        - 말씀 실천의 해 -

 

1. 옛말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말입니다. 말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고 용기와 희망을 심어줄 때는 말이 사람을 살린다고 할 수 있고,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고 좌절과 절망만 안겨줄 때는 말이 사람을 죽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말이 제구실을 못함으로써 초래하게 된 불신과 혼란 나아가 소통 부재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행동보다 말을 앞세우는 사회에서 말은 껍데기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합니다. 사회 지도자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런 잘못을 일삼으니 사회는 더 혼란스럽고 어둡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분열을 조장하고 사회 통합을 가로막습니다. 친교와 소통을 방해하고 서로를 편 갈라 대치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이런 불신과 불통의 대립 관계를 청산하고 신뢰와 소통의 친교를 어떻게 이루어 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말을 제대로 사용함으로써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습니까?

 

“말씀”이신 예수님 따라 살기

 

2. 요한복음은 예수님이 구세주로 이 세상에 오신 방법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 14) 이렇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말씀의 육화(肉化) 신비는 하느님이 우리 인간을 살리시려고 우리에게 말을 건네며 소통하고 친교를 나누시는 독특한 사랑의 방법입니다. “말씀”이 한 처음에는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하느님이셨지만, 우리 인간과 소통하고 친교를 이루시고자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시어 우리 인간의 말로 우리와 대화하시고 친교를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이 육화 신비를 통해 우리 인간은 드디어 하느님과 만나고 하나 되는 친교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씀”으로 우리에 오신 예수님이 우리 친교의 최고 모범이 되시니 든든합니다.
3.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사시며’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삶의 모습들이 바로 친교의 삶 그 자체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하고 가르치시는 모습, 고통 받는 이들이나 소외된 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기쁨을 나누고 말씀을 통해 위로해주시는 모습,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며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말씀에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말씀과 행동을 하나로 사신 모습들은 우리가 살아야 할 말씀과 친교의 완전한 모델이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고 따르고 살아야 할 친교의 최고 모범은 언제나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서 사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이십니다.

 

“말씀” 배우고 익히기

 

4.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을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까이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 말씀을 통해 우리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시고 우리와 하나 되기를 얼마나 원하시는지를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성경 말씀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 하느님을 바로 알게 되고 그분의 사랑에 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의 빛으로 우리들도 이웃과 하나 되고 친교를 이루면서 우리의 말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닮아 성화(聖化)되어 갑니다.
5. 우리가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에 맛들이고 살게 된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들이 말씀의 빛을 받아 상대방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고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며 세상과 사람까지도 살리는 말씀의 역할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일상의 말이 말씀의 빛으로 세상과 사람을 살리는 말씀의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이런 과정을 ‘말의 복음화 과정’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바로 우리의 말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닮아 성화되어 가는 과정과 같은 과정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이 왜 그토록 힘이 있고 권위가 있었는지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말씀” 자체이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말씀” 한 마디로 병을 낫게 하셨으며 죄를 용서하셨고 죽어가는 이들도 살리셨습니다. 그 “말씀”은 오늘도 변함없이 ‘살아 있고 힘이 있어서’(히브 4,12 참조) 새로운 방법으로 모든 피조물을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창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말씀”에 대한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했듯이 우리는 “말씀을 통하여 창조되었지만, 말씀을 통하여 새롭게 창조되는 것이 필요합니다.”(「주님의 말씀」 50항 참조)

 

“말씀” 나누고 살기

 

6. 우리가 말씀을 배우고 익혀서 말씀으로 길들여진 신앙을 갖게 된다면 그 말씀을 나누고 사는 기쁨 또한 더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하느님과 우리의 깊은 친교가 사람과 세상을 사랑했던 그분의 삶으로 구체화되었듯이, 우리가 말씀을 배우고 익히고 그 말씀을 나누고 산다면 우리의 삶도 그렇게 드러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말씀이 하나 되어” 드러날 것입니다. 마침내 이렇게 말씀을 나누고 사는 우리 친교의 삶은 교회와 친교를 이룰 뿐만 아니라 세상과도 친교를 이룰 것입니다.
7. 말씀을 나누고 사는 구체적인 우리의 하느님 체험은 교회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 우리 개개인을 보다 더 큰 기쁨과 확신 속에서 자신감 있는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말씀으로 길들여진 이러한 우리의 신앙생활은 우리를 이기심과 자만심과 탐욕으로부터 해방시켜 참으로 기쁘고 떳떳한 신앙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교회가 거듭나는 놀라운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된 체험을 통하여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도 ‘하느님의 말씀으로 새로 태어나는’(1베드 1,23 참조)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8.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나누고 사는 우리가 구체적으로 당신의 선하심을 세상에 드러내고 세상 안에서 당신 말씀의 가치를 구현하고 당신의 나라를 일구는 데 이바지하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 안에 실제로 공존하고 있는 부정과 불의, 분열과 파괴, 소외와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말씀으로 길들여진 신앙의 눈으로 직시하며 우리의 예언 직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이 세상에 드러내는 것입니다. 교회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손과 발이 되어 하느님의 뜻을 구현하고 마침내 하느님의 나라를 일구어내는 사명을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향한 교회의 존재 방식입니다. 다시 말해서 교회가 세상과 이루는 친교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씀”으로 하나 되어

 

9.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씀”으로 고백하고 그분께서 말씀하신 그 “말씀”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그분을 따라 살며 그분과 하나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입니다. 결국 “말씀”으로 하나 되어 “말씀” 안에서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를 “말씀의 종교”라고도 말하지 않습니까?(「주님의 말씀」 7항 참조)

10.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말씀의 육화 신비는 사랑의 신비입니다. 말씀의 핵심 내용은 사랑입니다. 말씀으로 하나 된 친교의 삶, 말씀으로 복음화 된 일치의 삶을 통하여 하느님 안에서 마침내 사랑을 완성하십시오. 그 사랑으로 하느님과 이웃을 구체적으로 만나십시오. 그 사랑으로 교회와 세상과 소통하며 날마다 놀라운 친교를 이루십시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그분께서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히브 13,8) 여러분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 14)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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