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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작성자다솜이|작성시간18.10.06|조회수797 목록 댓글 7





하느님 앞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요양 병원을 방문하다 보면 종종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의 대소변을 받아 내거나

기저귀 갈아 드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럴 때면 얼른 자리를 피해 드린다


그런데 오늘은 한쪽에서 어르신이 대변을 보시기에

얼른 다른 쪽으로 자리를 피해 드렸는데

공교롭게도 그쪽에서도 한 어르신이

대변을 보고  계셨다








 이미 피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르신이 대변을 누시는 모습을

대로 보게 되었다


눈앞에 나타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모습에 얼른 고개를 돌렸지만

 어르신과 그만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혼자 움직일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리지 못하고

누우신 상태 그대로

대변을 보게 되신 어르신은


나를 미안함과 괴로움

부끄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 계셨다







 참고 싶으셨겠지만 그것마저도

의지대로 되지 않는 것을

괴로워하시는 듯했고


얼른 가리고 싶은 부끄러움과

낯선 사람에 대한 미안함도

교차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얼른 이불을 잘 덮어 드리고 

어르신께  조건 대세를 드렸지만 

어르신의 그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은

무어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건강한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아왔던   인간이 지금은

자기 몸에서 나오는 것조차 자기 맘대로

조절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말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말 이외에

다른 말로는 설명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시는 마지막 모습이

이런 것일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 인간은, 부끄러움을 알기에

남들 앞에서 좋은 모습만을 보이고 싶어 하지

 자신의 부족하거나 초라한 모습은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자신을 대단한 존재로 여기는

교만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우리 모두는 그 교만을 자존심으로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하느님 대전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최성균 신부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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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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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다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0.06 예~~~ 하느님앞에서 아무것도 아님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태풍이 무사히 비껴갔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비 온 뒤 땅 굳는다고 하지요.
    모두 걱정하던 태풍도 지나갔고 아름다운 가을 ~우리에게 주시겠지요.

    요셉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시력도 좋지 않으신 분께서 멋진 작품을 담아 내시는 것 보면
    특별한 은총을 받으신 분 이신듯 해요.

    은총 가득한 주님의 날 맞으시구요.
    풍요롭고 행복한 가을~ 가지세요....
    감사합니다. 한발 두발님. 샬롬.^^*
  • 작성자숲꽃향기 | 작성시간 18.10.07 요셉 님이 누구신지 잘 모르지만
    사진을 아름답게 담아내시네요.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과 황금 벌판
    그리고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되었네요.

    멋진 가을풍경과 함께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다솜이 님! ♡
  • 답댓글 작성자다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0.08 좋은 아침!!입니다. 향기님.~~~

    요셉님은 저희 본당 교우이신데요.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서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계셔요.
    나이 들어가며 점점 시력이 나빠져 가까이 있는 사람도 잘 몰라보신다네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사진을 담으실 수 있는지 놀라워요.~~~
    마음의 눈으로 담으시기 때문인듯 해요.~
    사진 찍으러 가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하시네요....

    풍요로운 가을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향기님.~♡
  • 작성자한임마누엘라 | 작성시간 18.10.08 가을 하늘
    코스모스
    나무~ 너무 아름답네요
    잘 보고 감사한 맘 내려 놓습니다~꽃 선물
  • 답댓글 작성자다솜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10.08 가을은 정말 아름다운 계절이지요.!!
    사진의 장소는 아마도 김제 지평선 축제인 듯요.
    지나다보니 정읍 구절초 축제 홍보 플랑카드 있더라구요.
    새벽에 가면 정말 아름다워요. 시간 내셔서 다녀 오셔요.

    풍성한 가을의 정취 마음 가득 담으시는 행복한 날들 되세요.
    감사합니다. 한임마누엘라님.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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