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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구

【일반기사】 보다 좋은 설교하기

작성자실비아메이|작성시간12.05.31|조회수31 목록 댓글 0

[출판] 보다 좋은 설교하기

강론 잘 하는 사제 되고 싶으십니까

"시간이 지나고 나서 꽤 잘했다고 생각했던 내 설교가 녹음된 테이프들 중 하나를 듣게 되면,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잘한 설교가 아니었다고 태도가 바뀌게 된다(…) 어느 정도는 신자들이 듣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내 설교를 들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럴 때 나는 고칠 필요가 있는 것이 아주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159쪽)
 "우리가 무슨 방법을 쓰든지, 글을 써보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글쓰기는 생각을 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혼란을 막아준다. 듣는 사람을 위해서 미리 해두어야 할 작업이다."(81쪽)
 미국 사지노교구에서 사제들을 위한 설교(강론) 프로그램을 고안한 켄 운텐너(1937~2004, 미국 사지노교구장) 주교는 평소 "신자들이 미사를 지루하게 여기는 것은 강론이 큰 원인"이라며 사제들에게 보다 좋은 강론을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 디트로이트 성 요한 신학교에서 설교학을 강의한 설교학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설교 가르침은 상아탑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이론이 아닌 실제를, 책이 아닌 현장에서 설교하며 직접 부딪히고 느낀 경험과 감동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운텐너 주교는 수년 동안 자신의 강론에 대해 신자와 학자, 수도자, 동료 사제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그리고 늘 신자들에게 '강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좋은 강론, 싫은 강론의 기준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고 묻고 또 물었다.
 그는 자신의 미사 강론을 녹음한 뒤 다시 들으며 부족한 점을 고쳐나갔다. 강론 준비 단계부터 피드백 후 강론 원고를 다시 고치기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히 기록으로 남겨뒀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설교 프로그램 '사지노 프로그램'이다.
 책은 운텐너 주교가 사지노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과정과 설교자들을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 지침을 담고 있다. 그는 설교가 철저히 성경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강론은 미사 전례의 일부분이므로 전례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시간 안배, 주제 선정 등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여러 주제를 다루기보다 한 가지 주제에 집중하기 △추상적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일상생활과 연결된 구체적 사건을 예시로 들기 △설교를 준비할 때 반드시 글로 써보기 △여러 자료를 짜깁기한 설교에 주의하기 △자신의 설교를 녹음해서 3~4일 후 다시 들어보기 등을 당부했다.
 책을 번역한 문창우(제주교구, 광주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설교는 단순히 인간 말재주로 전하는 설명이 아닌 하느님 은총을 경험하는 순간이어야 한다"면서 "사목자와 복음 선포 사명을 준비하는 신학생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켄 운텐너 주교 지음/문창우 신부 옮김/서교출판사/1만 원)

  박수정 기자(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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