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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작성자윈드해드|작성시간24.04.24|조회수188 목록 댓글 2

믿음과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저녁 양심성찰 때, 우리는 종종 오늘 하루 무엇을 잘하고 또 무엇을 잘못했는가에 초점을 맞추곤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린 그저 보편적 인간윤리의 관점에서 자신의 행동을 판단하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은 오늘 하루 내게 누구이셨는가? 오늘 하루 내 일상의 일들을 통해 나와 주님은 어떤 관계였는가?”이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지금까지 한 번도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적이 없으며, 기도생활을 게을리 한 적도 없고, 남들에게 피해를 준적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봐도 그분이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일탈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였다. 또한 그분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하느님의 현존과 선하심을 의심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주님은 늘 사랑 가득한 분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그렇지만 그분의 고민은 한 번도 주님을 애절하게 찾았던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늘 모범적인 삶을 살며 이렇다 할 굴곡 없이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았기에, 주님을 애절하게 찾았던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 수도회에는 장상 신부님이 계시어, 수도회 형제들을 인자한 마음으로 돌보고 계신다. 나는 한 번도 그분의 선하심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언제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분을 찾아가면, 그분은 늘 내 입장이 되어 내 말을 들어주고 또 문제를 해결해주려 하신다. 따라서 나는 그분의 사랑가득하심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분의 현존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분과 내가 가까운 친구처럼 매우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또 아니다. 시간이 될 때 서로 만나, 그저 함께 술을 마시며 개인적인 기쁨과 슬픔을 나누거나, 함께 영화나 스포츠 관람을 가는 것도 아니며, 무엇을 함께 하며 그로부터 오는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도 아니다. ‘믿음’과 ‘관계’는 다른 것이다. 어떤 확신이 관계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어쩌면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도 이러한 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분의 현존과 선하심을 의심하지 않고 확신한다고 해서, 또 성경에 쓰인 규율들을 엄격하게 지킨다고 해서, 그 자체가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개인적이며 인격적인 관계를 그분과 맺을 수 없다.

 

‘믿음’과 ‘확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분과의 “친밀한 관계”이며, 그것은 바로 그분과의 “인격적 만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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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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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종해 스테파노 | 작성시간 24.04.24 아멘.
    하느님 감사합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별초롱 | 작성시간 24.04.29 신부님 말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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