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공식
류지인 신부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단순한 일들은 모두 기계가 처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간만의 전유물로 여겼던 부분까지도 이제는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주소와 전화번호, 자주 다니는 도로와 노선도 정도는 자연스레 외우고 다녔지만 이제는 전부 기계문명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기억하고 계산하는 수고를 굳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첨단을 거듭 경험하면서도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구구단을 외우도록 교육하고 있고 그것에 크게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홉을 아홉 번 더하는 과정의 이해를 “9×9=81”이라는 공식과 답으로 기억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셀 수 없이 반복하여 암기한 구구단을 온갖 수식에 적용합니다.
이를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행동을 위한 최소한의 연습과정으로 이해한다면 신앙생활에도 기본 공식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마음이 산란해지는 날에는, 하늘에 믿음을 두십시오!”
삶을 휘몰아치는 두려움 앞에서 다른 곳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 없이 이 신앙 공식만 명료하게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공식대로만 하면 즉시 정답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 곁에 함께 머물며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힘으로 살게 될 것입니다.
* 수학 공식에 의심을 품는 이는 없습니다. 신앙 공식도 이처럼 확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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