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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후 - 걸어 온 한 마음 - (남하한 수녀님들의 회고1)

작성자아름다운|작성시간21.08.19|조회수102 목록 댓글 2

서원 후

 

첫서원 하고 나가니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그때 나이는 24세.  교우 학생들이 많이 따랐다. 

첫서원부터 이남에 남하하기까지 동료들 간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분원 생활에서 윗수녀가 먼저 가서 장상

수녀님께 말하는 것이다.(인터뷰를 자주 하였다) 

서양 사람들은 누구 한사람의 말을 먼저 들으면 그만. 

그 다음에 누가 말해야 이해를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다음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가면 뜻하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과 주의사항,

너무 뜻밖에 일을 당하여 마음에 상처가 컸다. 

 

그러나 내 마음을 열어 말할 수가 없다. 

왜?  먼저 윗 수녀가 들어가서 말했기 때문에

내가 말해야 쓸데가 없기 때문이다. 

답답한 마음에 표현으로 울기만 한다. 

한번은 말을 안하고 울기만 하니까

수녀는 왜 울기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그래서 "우는 것이 제 표현입니다. 

이렇게 수녀원이 어려운 줄을 몰랐습니다"고 하니까

그때 악니다 수녀님 말씀이

수도원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수도원 안에 사는

사람이 거룩해야 수도원이 거룩하다고 하셨다.

 

물론 인터뷰 할때는 악니다 수녀님께서 통역해주신다. 

그러고 난 후에도 악니다 수녀님이 하신 모든 일을 볼때에

마음에 섭섬함을 느낀 적이 적지 않다.

물론 좋은 점도 많지만 참 너무 냉정하시고

마음이 약하시고 사람 차별을 많이 하시고

여유를 주지 않으신 분이시어서 먼저 대하기가 어려운 분이시다.

 

그래서 나는 그 수녀님과 가까이 지내지 않고

사무적으로만 그럭저럭 몇 해가 흘러간 어느 저녁 후

인터뷰를 하는데, 그때 악니다 수녀님께서 여러가지로 말씀하셨다. 

나도 그때쯤은 참다못해 지내온 과거의 이야기를 수녀님께

다 말씀드렸다. 

수도원을 나가고 싶어서 몇 번 분심 갖던 이야기로

수녀님께 대한, 냉정하고 편애심으로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남의 말을 잘 듣고 본인의 말은 무시하는 데 관하여

여러가지로 말하고 나니 그때야 수녀님께서는

내 손목을 잡으시더니 나의 말을 긍정해주시고

당신 잘못을 말씀하셨다.

 

그의 무릎 위에 얼굴을 대고 실컷 울고 나니 그때야 수녀님께서

성당에 가서 조배를 하자고 하시기에

고요한 성당에 가서 밤은 깊어 가는데

성체 앞에서 나란히 무르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드린 생각이 난다.

 

                                               -  이 앙네스 수녀 -

 

 

 

***  쓰다가 글자 크기가 작아졌다.  그냥 둔다.

이북에서 남하하신 수녀님들의 회고를 보며

수녀원이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는 수녀가 거룩해야 한다는 말씀을 마음에 새긴다.

나는 오늘 그렇게 살고 있는지 돌아본다.   ***

주님께서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해야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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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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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별향기 | 작성시간 21.08.20 아멘 💕
  • 답댓글 작성자아름다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8.20 고맙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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