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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올리기

그는, 정 호승 시집 - 사랑하다가 죽어 버려라 중에서 -

작성자아름다운|작성시간22.12.04|조회수142 목록 댓글 0

        그는

                    정 호 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   우연히 정호승 시인의 대담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詩人, 그가 쓴 詩의 힘이 있습니다.

         노래로 만들어졌다는 70여 편의 시가 노래가 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흐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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