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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올리기

너는 주추 놓고 나는 세우고 3

작성자아름다운|작성시간21.06.15|조회수75 목록 댓글 2

하느님께 바라는 희망으로 굳세어져

 

                                            심양에서 1846년 12월 22일

 

예수 마리아 요셉.

지극히 공경하고 경애하올 르그레즈와 신부님께

 

아주 오래전부터 큰 희망을 품고 신부님의 회답을 고대하였습니다.

그러나 편지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바심 없이

조금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렇듯이 큰 염려와 자애로 아버지의 정을 베푸시는 신부님한테

편지까지 받는다는 것은 너무나 황송한 일이고,

또한 신부님께서는 언제나 많은 일로 너무도 바쁘시다는 것을

모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12월 21일 신부님의 편지와 거룩한 유해를 받고 더할 수 없이 기뻤습니다.

지금까지도 저는 우리 포교지 밖에서 떠돌고 있으니 저도 매우 답답하고,

신부님의 마음도 괴로우실 것입니다.

저는 이제야 겨우 저의 동포들한테로 가는 중입니다.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신부님들과 형제들을 반가이 만나 포옹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를 빕니다.

 

우리가 무사히 조국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신부님께 전한다면

이 소식을 듣고 반가워하실 신부님의 기쁨에 못지않게 

저희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입니다.

그때에는 기뻐 용약하는 마음으로 더 자유롭고 더 자세히 편지를 올리겠습니다.

 

이제 발걸음은 가볍게 뛰어 달리고 있으나 얼굴은 무겁게 푹 수그러지고 있습니다.

너무나 힘든 역경과 극도의 빈곤과 허약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풍부한 자비에 희망을 갖고,

지극히 좋으신 하느님 아버지의 섭리에 저를 온전히 맡깁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마태 10,19)라고 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기억합니다.

여기서 말한다는 것은 비단 설교의 은사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의미하는 줄 압니다.

그러므로 저의 빈곤과 허약을 의식할 때 매우 두렵고 겁이 납니다만 

하느님께 바라는 희망으로 굳세어져 방황하지 않으렵니다.

 

원컨대 지극히 강력하신 저 십자가의 능력이 저에게 힘을 응결시켜 주시어,

제가 십자가에 못 박하신 예수님 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배우려 하지 않게

하시기를 빕니다.

저의 이 서원을 신부님의 기도로 굳혀주시고 완성시켜 주시기를 청합니다.

 

고마우신 신부님을 통하여 신학교의 모든 신부님들과 특히 바랑 신부님께

깊은 인사와 감사와 순종을 드립니다.

 

공경하올 사부님께, 지극히 비천하고 미약하며

순종하는 아들 최 토마스가 엎드려 절합니다.

 

 

 

***    사랑하는 조국으로 아직 들어오지 못하고 계시는 신부님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립니다.

         2,000차 주회가 지난 레지오 팀의 다음 단장을 구하는 현 단장님의 답답한 마음을

         전해 들었습니다.

         길의 인도자이신 영원한도움이신 성모님께서 앞서 가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은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시는 아빠, 아버지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준비하시리라 믿고 감사 드립니다.

         주님의 나라를 애타게 기다리는 저희와 함께 하시리이다.    

  

         코로나 19가 서서히 물러나고, 자유롭고 기쁘게 만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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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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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지나 | 작성시간 21.06.15 아멘~~♡♡~~
  • 답댓글 작성자아름다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6.17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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