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들고 쭈그러든다. 내 글만 읽고 나를 현품대조하러 온 사람들이 가끔 깜짝 놀란다. 법정 스님하면 잘 생기고 싱싱한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별 볼 것 없고 바짝 마르고 쭈글쭈글하니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그때마다 나는 속으로 미안해 한다. 거죽은 언젠가 늙고 허물어진다. 늘 새차일 수가 없다. 끌고 다니다 보면 고장도 나고 쥐어박아서 찌그러들기도 한다. 육신을 오십 년. 육십 년 끌고 다니다 보면 폐차
직전까지 도달한다. 거죽은 언젠가는 허물어진다. 생로병사하고 생주이멸 한다. 그러나 보라. 중심은 늘 새롭다. 영혼에 나이가 있는가. 영혼에는 나이가 없다. 영혼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이다. 어떻게 늙는가가 중요하다. 자기 인생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중요하다. 거죽은 신경쓸 필요가 없다. 중심은 늘 새롭다. 거죽에서 살지 않고 중심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세월 속에서도 시들거나 허물어지지 않는다.
-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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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하늘 바래기 작성시간 23.02.14 비워야 채울 자리가 생기겠지요?
늙을수록 주변을 정리하여
마음은 너그럽고 여유롭고
부드러운 삶을 살아야
젊은 이들과 이웃이
함께 할 자리가 있겠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성중 레미지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2.14 너무나 좋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마음에 되세겼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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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종해 작성시간 23.02.14 어떻게 늙는가가 중요하다.
영혼은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그런 빛이다.
정확히 보셨습니다.
법정스님의 혜안에 감탄할 뿐입니다.
오늘도 좋은 꿈 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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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김성중 레미지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2.14 신앙인들은 마음 저 너머
영혼을 바라보며 살줄알아야
겠지요.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박종해 작성시간 23.02.14 김성중 레미지오
그렇습니다.
앞길이 막혀 난 있는듯한 세상에서 우리 신앙인들이나마 저 너머 영혼을 바라보며 살 줄 알아야지요.
고운 답글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오늘도 긴 밤 고운 꿈 엮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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