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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수필[졸작]임당}}넘어지니 감사! -이지민-

작성자2천사|작성시간22.10.26|조회수72 목록 댓글 0

 

 

아침을 먹고 나니 바깥에서 나를 보고 나오라고 아우성이다. 내가 밖에 나가 걸으며 풀과 나무들, 새와 하늘, 돌멩이, 흙에게 ‘고마워, 사랑해, 행복해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구, 응?’ 기꺼워하며 웃으며 인사한 걸 기억하나 보다. 나한테는 격일로나 일주일에 하루 정도 쉬는 날도 주지 않고 오늘도 보고 싶다고 어서 나오라고 한다.

다리 뼈가 부러져 꼼짝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뼈가 다 붙었다고 통보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파트 뒤뜰에서 걷는다. 나무와 풀과 꽃이 나를 반겨주고 위에서는 하늘님이 나를 지켜주시고 땀이 송글송글 나면 바람님이 ‘살랑살랑’ 기분 좋을 정도로 잘 지내냐고 안부를 묻듯 내 어깨를 살짝 건드려주신다. 바닥이 인도블록이라 길이 판판하지 못해 내 같은 경우엔 아래를 안 보고 걷다가는 넘어지기 일쑤다. 앞에 큰 돌멩이가 있는 걸 못 보고 ‘쿠당탕’ 넘어졌다. 뒤에 어르신이 운동한다고 나오셔서 부끄럽고 무릎도 조금 아프다. 넘어져 위를 올려다보니,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맑은 하늘님이 보였다. 넘어졌을 때 맺힌 눈물 자국은 어데로 달아나고, 어느새 ‘방긋’하며 기쁨에 넘친다.

내가 다리 뼈가 부러져 병원에 꼼짝달싹하지 못하고 누워있어 봐서 잘 안다. 내 비록 남들 만큼 맘 놓고 걷지는 못해도 바깥 세상에 나와 내 두 다리로 걸으며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요, 감사한 일이란 걸……. 물 위를 걸어다니는 게 아니라, 내 두 다리로 길을 걸어다닌다는 게 바로 기적(奇蹟)이라는 것을 잊고 산 지 오래다.

우리는 어느새 돈과 권력에 혈안이 되어 작지만 행복의 실마리가 되는 이런 것들을 무시해 버리는 게 아닌가?

 

 

돼지는 하늘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돼지의 목이 땅을 향하고 있어 기껏 높이 들어봤자 45도 밖에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돼지는 제 스스로는 하늘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는 때가 있다고 한다. 그때는 바로 넘어졌을 때이다.

넘어진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넘어져봐야 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파보아야 자기의 건강을 더 살피게 된다. 실수를 하거나 부끄러운 상황에 직면해 봐야 겸손을 배운 듯이…….

‘넘어짐’이 가져다 준 선물은 ‘하늘’이다. 아름다운 하늘을 볼 수 있게 해주시니 넘어짐도 내겐 ‘감사’다.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노래 가사도 있지 않는가.

 

힘이 없어 삐뚤삐뚤거리다가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하늘도 볼 수 있는데다 세상 어디라도 가 사랑하고 즐길 수 있다. 그러니 내 두 다리를 포함한 내 몸에게 무조건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이다.

몸이 불편해 멀쩡하지 못하고 부족함 투성이인 나 같은 사람만이 느끼는 게 있다. 감히 완전히 모두 갖춰진 완벽한 사람들은 감히 알 수가 없는. 이럴 땐 ‘부족한 나에게 더 감사합니다, 더 사랑합니다’이다. 앞서 말한 ‘하늘을 볼 수 있는 행복’이다. 돼지가 넘어지지 않고서는 하늘을 볼 수 없듯이 나도 넘어져야만 하늘을 볼 수 있다. 넘어질 때의 아픔과 창피함만 감수하면 하늘을 볼 수 있다는데, 까지껏 아픔과 창피함 쯤이야.

 

 

 

사실은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일이 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나는 감사하지 않고서는 일분일초도 도저히 버틸 수가 없도다! 어찌하오리까~~~

이러하니 하느님 조차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나에게 괜히 투정을 부리나 보다.

PS}어쩝니까? 조언을 부탁합니데잉^^^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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