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돈 좀 주세요
헐레벌떡 들어온 녀석, 할아버지 돈 좀 주세요 한다.
학교 갔다오면 배가 고프니 라면을 먹어줘야 한단다.
세종대왕님을 모시고 슈퍼로 달려갔던 녀석이 불닭면을 사 가지고 왔다.
어휴, 난 불닭면 먹으라는 상사가 있으면 못먹는다고 데모라도 하지 싶은데 녀석에겐 밥보다 더 좋은 최고의 간식거리다.
커피포터에 물 끓이며 주머니 속을 뒤적이던 녀석이 무얼 꺼내 가지고 와서 할아버지 잡수시란다.
슈퍼에서 지 돈으로 초코릿을 사 왔단다.
그러니 받으시요 뭐 그런거다.
그래 고맙다.
받아서 머리맡에 두었다,
라면 잘 먹고 나온 녀석,
'와, 할아버지 너무 메워요'
그러면서 쵸코렛을 좀 달란다.
먹으라고 하니 얼른 까서 입에 넣으며 매운데는 초코릿을 먹어줘야 한다나.
서너개 꺼내 먹고 학원에 가던 녀석, 볼수록 기특하기만 하다.
'뭘 먹던 기분좋게 가면 되'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본다.
슈퍼에서 뭘 사도 할아버지 생각하는 녀석.
그래 그렇게 자라렴,
조그마한 고마움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가짐,
그 마음가짐이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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