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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니다

2015년은 내게 기적(奇跡)의 해 -이지민-

작성자2천사|작성시간22.12.07|조회수67 목록 댓글 1

 

 

컴퓨터를 하다가 2016년 토정비결을 무료로 봐 준다는 따끈한 소식이 보였다. 어린이들처럼 이런 건 아주 좋아하는 철딱서니 없고 순진한 나다. 그렇다고 바보처럼 100% 믿는 것은 아니지만 공짜니 재미로 이름, 성별, 생년월일시까지 찬찬히 입력하고 보았다.

자신의 능력이 주변에 많이 알려지는 시기입니다. 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나의 능력에 대한 대가가 많이 올라가는 시기이니 쉬게 되면 좋은 시기를 그만큼 낭비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책임 하에 놓여진 일이 있다면 좋은 흐름을 보일 것입니다. 특히 재정의 운용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너무 나대지 말고 주의에 주의, 조심에 조심을 해야 이 좋은 것들을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체적으로 좋게 나와서 어린아이처럼 들떴다. 나쁜 것은 혼자 삭이더라도 좋은 것은 내 입이 건질건질거려서 도저히 가만히 있질 못한다. 아침 먹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께 얘기를 했다. 듣자마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지민아! 니는 2016년은 둘째 치고 2015년은 진짜로 엎어지게 복을 받은 줄 알아야 된데이.”

아버지 말씀을 듣는 순간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보통 평생에 다리나 팔의 뼈를 한 번도 부러뜨리지 않고 살아간다. 그런데 나는 2015년에 다리 뼈를 두 번씩 부러뜨렸다. 그것도 두 다리 모두.

추위라 해봐야 꽃샘추위가 고개를 들던 3월에 왼발목 뼈가 부러졌다.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가 수술했다. 그러고 4~5개월 남짓 뼈가 잘 붙어서 걸음 연습도 하고 목욕탕에 갔다. 목욕탕 안에서 바닥에 미끄러져 오른쪽 무릎 뼈에 금이 갔다.

 

병원에 가서 깁스를 했다. 또 뼈가 붙을 때까지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누워 있어야만 하다니…….

내가 부주의한 탓이라지만 억울했다. 그래서 통증이 심할 때는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느님께 원망하고 책임 지라며 협박과 욕까지 해대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죽도록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괴로움이 삶을 아름답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가 버린 고통의 나날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를 한참 후에야 깨닫는다. 태풍이 없으면 바다가 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 누구에게나 괴로움은 있는 것이다. 괴로움을 통째로 받아들이려 하지 말라. 괴로움을 이제 곧 다가올 환희(歡喜)를 위한 태풍의 눈 쯤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추녀 끝에 걸어 놓은 풍경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야 비로소 그윽한 소리가 난다.

인생도 무사평온(無事平穩)하다면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다. 기쁜 일이 있다면 슬픈 일이 있고, 즐거운 일이 있다면 괴로운 일이 있게 마련이다. 이처럼 삶의 희로애락이 뒤엉키고 함께 어울림으로써만이 심금 울리는 그윽한 인생 교향곡이 연주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여러 장애들을 우리는 재앙이라 부르곤 한다.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절망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재앙일 터다. 하지만 그것을 인연의 과보로 기꺼이 받아들이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서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보다 일어나서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것이 된다. 이것을 우리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앙이 곧 복이 된다는 것을 안다면 세상에 어떤 두려움도 없어지는 것이리라.

다리 뼈를 부러뜨려 수술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때의 답답하고 애처로운 심정을 쓴 글을 글짓기 대회에 응모하였다. 대회 최고상인 국회의장상을 받게 되었다. 용기 잃지 말라는 격려의 뜻이란 걸 모르는 바 아니다. ‘국회의장 상장부에 내 이름 석 자인 이지민이 올라가는 영광을 맛보았다.

다리 뼈를 연거푸 부러뜨려 나뿐 아니라, 부모님을 눈코뜰새없이 바쁘게, 힘들게 제대로 애 먹인 나는 국회의장상으로 전화위복(轉禍爲福)하여 한 방에 효녀 심청이 되었다.

평생에 안 부러뜨리고 살아도 되는 뼈를 연거푸 부러뜨려 제대로 고생을 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상이 나에게 '전화위복'을 깨닫게 해준 몸서리치지만 기적 같이 고마운 2015!

, 너를 결코 잊지 않으리라.

‘2015, 고맙데이, 알라나? 사랑한데이, 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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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민환 | 작성시간 23.11.30 용기 내십시오.
    힘차게 살아가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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