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동네 -이지민-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갖고 있는 게 있다. 인간으로 치자면 아무리 가난한 빈털터리라도 있다. ‘이름’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나라들도 나름의 이름이 있고, 동네 이름도 있다. 그 동네 이름들을 보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진대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하는 재미있는 것들이 꽤 있다.
‘고도리’. ‘고도리’ 하면 전 국민이 즐겨하는 화투 놀이인 고스톱이 떠오를 테다. ‘고도리’는 충청남도 예산군 봉산면에 있는 리(理)의 법정 지명이다. ‘고도리’는 수정봉, 수창봉 등의 산으로 둘러싸인 산촌 마을로 높은 골짜기에 위치해 있어서 예로부터 ‘고도실’ 또는 ‘고도촌’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독특한 마을 이름인 ‘고도리’라는 명칭은 충남 예산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 외에도 경상북도 영천시 고경면,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에도 동일한 지역명이 있다.
‘행운동’. 행운동은 서울특별시 관악구에 위치한 동의 법정 지명이다. 이름만 들어도 왠지 행운이 가득한 동네일 것만 같다. ‘행운동’은 낙후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행정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역주민 의견 수렴과 주 민자치위원회 의결을 거쳐 채택된 구(舊) ‘봉천 6동’의 새로운 동 명칭이다. ‘행운동’이라는 이름에는 ‘지역 주민 모두에게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한다. 이름처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빌어본다.
이렇게 좋은, 누가 들어도 멋들어진 이름도 있고 잠깐이지만 미소를 짓게 하는 우스운 이름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이 한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자부한다.
‘상인동(上仁洞)’이다. 한자의 뜻만 보더라도 뭔가 느낌이 ‘확’ 오지 않는가? 아니 세상에 ‘어짊’도 가장 큰 덕이건만, 그 덕 위에[상(上)] 있다니 우리의 상상 아니, 의식 세계를 뛰어넘은 경지 아닌가.(上仁洞)
‘상인동(上仁洞)’은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있는 지명이다. 이 상인동(上仁洞)의 지명은 ‘우리못’이라고도 불리는 ‘상인지’에서 유래한 것이다. 상인못이 있던 지역은 상인동, 하인못이 있던 지역은 하인동으로 불렸다는 지역민의 증언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상인동’은 대구의 대표 명문고 중 하나인 영남중고등학교가 자리한 곳으로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롯데시네마 입점 등 꾸준한 개발호재를 거쳐 현재 대구의 균형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온천엘리바덴, 월곡역사공원, 대구수목원에서부터 기타 편의 시설까지 중앙로에 가지 않고도 다채로운 놀거리를 즐길 수 있어 현재 상인동은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유명 의류 브랜드 및 맛집 등의 입점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동에 살고 있는 한 주민으로서 참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인동(上仁洞)’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 있는 ‘이름’이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 없이 거저 만들어진 것이 없을 터이다. 동네 이름은 더 말 해 무엇 하랴. 너와 나, 우리의 삶과 정서를 담은 게 동네 이름이다.
세계에 어느 동도 ‘상인동’만큼 멋진 이름이 또 있을까.
감히 말하건대, 어진 것 그 위에 있는 상인동(上仁洞)은 눈 뜯어놓고 봐도 세계 최고의 이름일지라! 대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