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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대표이사 -이지민-

작성자2천사|작성시간22.03.22|조회수107 목록 댓글 1

 

 

 

 얼굴도 이쁘고 목소리도 달짝지근하며 거기에다가 몸매까지 그럴싸하고 또 마음씀씀이까지 ‘엄지척’인 사람이 있을까?

내 눈에 뭐가 씌였는동, 그런 만화나 소설책에서나 나올 법한 속칭 맥가이버 같은 사람을 보곤 한다. 부러운 건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내 한 눈(사고로 한 눈을 잃어버림)이 세 개가 되어버린다. 어쨌든 그들은 평균 이상을 갖춘 비범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가 보기에는 ‘신(神)’과 다름없다.

나는 보통 말하는 ‘부족(不足)’을 뛰어넘은 상태다. 그래서 나를 소개할 때는 당당히 ‘부족(不足)대표이사’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이게 부끄럽거나 쑥스럽지 아니하고 자랑스럽다. 부족한 사람들만 모아놓은 데에서도 ‘우두머리’쯤 된다. 꽉 채워져 있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텅 빈, 부족한 사람이라 얼마나 감사하고 다행인지 모른다고 덧붙인다.

비어 있기에, 모자라기에 그 빈 데를 채우려고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잖은가? 그리고 대인 관계에서도 부족함을 알기에 가장 밑에서 겸손할 수가 있다. 이만하면 완전한 사람보다 더 멋지지 않는가?

행복이 만족한 삶이라고 얘기들 했다지만, 그 행복의 조건들은 완벽하고 만족할 만한 상태에 있는 것들이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를 말한다고도 본다.

 

 

 사실 내가 이토록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몇몇 사람들이 지나친 겸손이라고 오해할 만 하다. 결단코 그게 아니다.

나는 지금 반틈으로 살아간다. 뇌(brain)도 반틈만 살아 있고 몸(body)도 반틈만 살아있다. 이게 무슨 공상과학소설 얘기하나 싶겠지만 모두 내가 처한 현실을 거짓 없이 고백하는 것이다.

한 번 손상된 뇌는 회복이 불가능하다길래 살아있는 반틈이 다 해야 하기에 나로서는 당연히 느리고 어설프기 짝이 없다. 허나 반틈이라도 있는 게 어디냐, 이만도 감사할 뿐이다.

반신마비로 죽은 반신은 30여 년 동안 약이 아니라 재활과 훈련 및 운동으로 피땀 흘려 살려 나가고 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죽은 걸 새로 살린다는데 당연한 말인가? 죽어있던 거를 반복된 운동으로 되살려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가 중간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던 건 무엇 덕분이었나?

그것은 바로 내 마음에는 내 존재에 대한 ‘감사(感謝)’와 나를 ‘사랑’하는 마음 뿐이었기 때문이 아닌지 한다. 그렇다! 이렇게 나는 가진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초라한 ‘소녀’일 뿐이다.

우리는 누구나 다 어쨌든 ‘행복(幸福)’이라는 종착역을 향하여 살아간다. 행복의 조건이란 것들은 완벽하고 만족할 만한 상태에만 있는 것들이 결코 아니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가 아닐까? 재산이든 외모든 명예든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상태에 있다면 바로 그것 때문에 근심과 불안과 긴장과 행복이 아닌 불행이 교차하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적당히 모자란 가운데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하여 애쓰고 노력하는 나날의 삶 안에 행복이 들어 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다들 잘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늘 내게 없는 것,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더 많이 생각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이고 뭐고, 내가 이렇게 모자라면서도 늘 표정이 밝고 활기찰 수 있는 것은 ‘감사(感謝)’하는 마음 덕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양념으로 간장 조금 치자면 ‘긍정(肯定)’적인 태도도 빼놓을 수 없다. 오죽 하면 나는 몸이 심하게 아플 때에도 아프다고 신경질을 내거나 짜증 부리는 게 아니라 이 아픔 조차도 내가 숨쉬고 살아있으니 느낄 수 있는 ‘특권(特權)’이라며 아픔을 잊으려고 애쓴다. 조금 오버(over)해서 ‘딴 놈도 아니고 예쁜 내게 왔다면 아픔 너도 운이 대빵 좋은겨!’한다.

모든 게 다 갖춰져 있고 기분이 좋을 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일 테다.

반틈 밖에 가지지 못한 나는 이런 와중에도 할 수 있는 것, 없는 것이 아니라, 몇 안 되오나 할 수 있는 것에 고마워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것만 하더라도 얼마나 감사한가? 우선은 생명을 내어주신 하늘에, 그 받은 생명을 귀하게 지켜나가는 내 자신에게도 감사하다.

한 가지 더, 잘 지내다가 사고를 당하여 몸 반틈이 죽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한다. 이러한 어이 없는 결과를 보고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힘을 주고 길을 열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의 삶에서 은혜(恩惠)와 감사(感謝)가 아닌 것이 어디 있더냐? 대하는 일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다 감사의 대상이지 않는가?

여기까지 초라한 ‘졸작(拙作)’을 읽어줘서 감사하니, ‘히든 카드(hidden card)’ 한 장을 열어보여야 하리라. 기대하시고 고대하셔도 손해 볼 것은 없으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될 터이다. “두그두그두그두그!”

감사에는 메아리 효과가 있다. 그래서 감사하면 할수록 감사한 대로 고대로 이루어진다네!

 이 정도면 그야말로 “대박”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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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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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민환 | 작성시간 23.12.01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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