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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엣대주교님묵상

내 마음 속의 어둠과 빛(연중 제20주일)

작성자빠다킹신부|작성시간22.08.13|조회수199 목록 댓글 3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내 마음 속의 어둠과 빛(연중 제20주일)


복음 루카 12,49-5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9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50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이 일이 다 이루어질 때까지 내가 얼마나 짓눌릴 것인가?

51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52 이제부터는 한 집안의 다섯 식구가 서로 갈라져, 세 사람이 두 사람에게 맞서고 두 사람이 세 사람에게 맞설 것이다. 53 아버지가 아들에게, 아들이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딸에게, 딸이 어머니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맞서 갈라지게 될 것이다.”



세상에는 수 많은 빛이 있습니다. 태양과 달빛, 전기불 등 그러나 그 빛들은 사물을 비추어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낯선 사람의 얼굴을 비추어 낯선 얼굴을 우리의 형제 자매로 변화시키는 빛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스승이 제자에게 물었습니다. “밤이 지나고 낮이 시작하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제자들은 서로 경쟁하듯이 대답했습니다. “스승님, 멀리 있는 소와 물소를 구분할 수 있으면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제자가 말했습니다. “멀리 있는 망고나무와 잭 플룻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승은 그들의 대답에 머리를 가로 저었습니다. 말하려는 사람이 없자 스승이 이야기했습니다.

“얼굴을 보고 ‘형재 자매’를 알아볼 수 있으면 비로소 어두운 밤이 걷히고 환한 낮이 온 것이오.”

어느 날 마더 데레사와 수녀들은 보잘것없이 초라한 한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습니다. 그 곳은 어지럽게 쌓여있는 쓰레기와 낡은 모기장, 헌 옷 등이 지저분하게 뒤엉켜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사람을 싫어해서 밖에 나가지 않고 쓰레기 같은 집안에 자신을 가둔 채 고독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마더 데레사와 수녀님들이 청소해도 되겠냐고 물었지만 대답이 없자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고 가구와 물건들을 정리하고 깨끗이 닦았습니다. 구석에 쳐 박혀있는 시커먼 램프도 깨끗이 닦으니 반짝거리고 예쁜 램프가 되었습니다. 램프를 본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말을 했습니다. “그건 아내가 나한테 선물한 것이오. 그런데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한번도 램프에 불을 켠 적이 없어요.”

그 때부터 수녀님들은 매일 할아버지 집에 와서 이야기도 나누고 램프에 불을 켰습니다. 차츰 할아버지는 수녀들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도 나누고 이웃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삭막했던 할아버지 집은 다시 따뜻해졌습니다. 할아버지 집은 불을 켜지 않아서 어두웠던 것이 아니라, 마음의 불이 꺼져있었기에 어두웠던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램프에 불을 켜서 밝아진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 마음의 불이 밝게 켜져 집도 밝아진 것입니다. 마음의 불이 꺼져 사람을 피했던 할아버지는 다시 마음의 불씨를 켜고 이웃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빛의 신비로움은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마리아 사람이 다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 엎드려서 상처에 붕대를 감아 줄 때 갑자기 불빛이 밝게 비추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지만 불빛에 비친 얼굴을 보고 그들은 바로 서로를 ‘형제’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신비한 빛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빛과 불이 퍼져 온 세상을 비추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아직 타지 못하고 멀리 퍼지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시는 주님의 간절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끊임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세기 1,2차 세계대전으로 인적, 물적 피해는 물론 국가간 화합에 많은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1980년대 냉전이 종식되었을 때 우리는 금방이라도 세계 평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르완다, 코소보 같은 인종과 종교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도 여전히 비방과 폭력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빛이 아직도 그 곳까지 비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한의 그림자들이 여전히 세상을 덮고 있어 서로가 형제 자매임을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도 복음의 빛이 나를 밝게 비추지 못함을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나는 내 마음속의 불만과 시기, 욕심 등으로 마음이 닫혀서, 나의 어둠이 불빛을 가려 ‘나의 형제’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불을 밝혀라. 어둠과 전쟁, 원수를 쫓아내거라. 사랑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베풀고, 이기심과 소심한 것들을 없애기 위해 마음을 활짝 열어라”

주님의 빛으로 형제를 알아보고 서로 아픔을 보듬어주고 하나되는 시작, 그것은 바로 말씀의 실천입니다. 어둠이 빛으로 바뀌는 것은 바로 사랑이 충만한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사랑입니다. 그래야 어두운 밤이 걷히고 낮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주님, 주님 사랑의 불빛으로 저희 마음에 불을 밝힐 수 있도록 인도하여주소서. 아멘.


함께 묵상해 봅시다.

1. 지금 나는 어둠과 빛 어느 쪽에 가까이 있습니까?

2. 마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일 때 밝고 따스한 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충만한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사랑만이 어둠을 빛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진실되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보십시오.

말씀의 실천

1. 주님의 빛으로 형제를 알아보고 서로 아픔을 보듬어주고 하나되는 시작, 그것은 바로 말씀의 실천입니다. 어둠이 빛으로 바뀌는 것은 바로 사랑이 충만한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사랑입니다. 마음을 열어 복음의 불빛을 받아들이고 이웃에게도 사랑의 불빛을 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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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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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귀임 마리아 | 작성시간 22.08.1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2.08.1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2.08.14 아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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