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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1.12|조회수475 목록 댓글 12

제1독서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 8,4-7.10-22ㄱ

 

그 무렵 

4 모든 이스라엘 원로들이 모여 라마로 사무엘을 찾아가

5 청하였다.
“어르신께서는 이미 나이가 많으시고 아드님들은 당신의 길을 따라 걷지 않고 있으니,
이제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우리에게 세워 주십시오.”
6 사무엘은 “우리를 통치할 임금을 정해 주십시오.” 하는 그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언짢아 주님께 기도하였다.
7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백성이 너에게 하는 말을 다 들어 주어라.
그들은 사실 너를 배척한 것이 아니라 나를 배척하여, 더 이상 나를 자기네 임금으로 삼지 않으려는 것이다.”
10 사무엘은 자기한테 임금을 요구하는 백성에게 주님의 말씀을 모두 전하였다.
11 사무엘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이 여러분을 다스릴 임금의 권한이오.
그는 여러분의 아들들을 데려다가 자기 병거와 말 다루는 일을 시키고, 병거 앞에서 달리게 할 것이오.
12 천인대장이나 오십인대장으로 삼기도 하고, 그의 밭을 갈고 수확하게 할 것이며, 무기와 병거의 장비를 만들게도 할 것이오.
13 또한 그는 여러분의 딸들을 데려다가, 향 제조사와 요리사와 제빵 기술자로 삼을 것이오.
14 그는 여러분의 가장 좋은 밭과 포도원과 올리브 밭을 빼앗아 자기 신하들에게 주고,
15 여러분의 곡식과 포도밭에서도 십일조를 거두어, 자기 내시들과 신하들에게 줄 것이오.
16 여러분의 남종과 여종과 가장 뛰어난 젊은이들, 그리고 여러분의 나귀들을 끌어다가 자기 일을 시킬 것이오.
17 여러분의 양 떼에서도 십일조를 거두어 갈 것이며, 여러분마저 그의 종이 될 것이오.
18 그제야 여러분은 스스로 뽑은 임금 때문에 울부짖겠지만, 그때에 주님께서는 응답하지 않으실 것이오.”
19 그러나 백성은 사무엘의 말을 듣기를 마다하며 말하였다.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임금이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
20 그래야 우리도 다른 모든 민족들처럼, 임금이 우리를 통치하고 우리 앞에 나서서 전쟁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1 사무엘은 백성의 말을 다 듣고 나서 그대로 주님께 아뢰었다.
22 주님께서는 사무엘에게, “그들의 말을 들어 그들에게 임금을 세워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2,1-12

 

1 며칠 뒤에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으로 들어가셨다.
그분께서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2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셨다.
3 그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왔다.
그 병자는 네 사람이 들것에 들고 있었는데,
4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냈다.
5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6 율법 학자 몇 사람이 거기에 앉아 있다가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였다.
7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8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그들이 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을 당신 영으로 아시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마음속으로 의아하게 생각하느냐?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하고 말하는 것과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 하고 말하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쪽이 더 쉬우냐?
10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11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12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이 선언되었습니다.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마르 2,5)

예수님께서는 중풍병자에게 ‘죄의 용서’를 선언하십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사실 앞에 율법학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져 말합니다. 
“이자가 ~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마르 2,7)

유다인은 예로부터 죄의 용서를 하느님의 고유 권한으로 여겼습니다(탈출 37,4; 이사 43,25;44,22).

그런데 죄를 용서하실 수 있는 단 한 분, 오직 하느님이 아니고서야 그 누구도 용서할 수가 없거늘, 감히 누가 “죄를 용서받았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더구나, 하느님께서 용서하셨다는 것을 대체 누가 알 수 있을까?

하느님이 아니고서야 말입니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하느님이라고 말씀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마르 2,10)

그리고 그 증거로 중풍병자를 치유하십니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마르 2,11-12)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치유 받은 이들입니다. 

이미 용서받은 이들이요, 그러나 그 상처는 지니고 다닙니다.

 

왜냐하면 상처는 제거해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치유 받았음을 보여주는 표지인 까닭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할례’라는 상처를 ‘하느님 백성의 표지’로 지니고 다녔듯이, 야곱이 ‘엉덩이뼈의 상처’를 ‘축복의 표지’로 지니고 다녔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상처’를 ‘구원의 표지’로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치유받았다고 해서 ‘들것’을 버리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들것’에 매여 다닐 필요도 없습니다.

 

‘상처’도 그럴 것입니다.

치유받았다고 해서, ‘상처’를 굳이 제거하고 없앨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더 이상 매여 있을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기꺼이 ‘들것’을 들고 다녀야 합니다.

‘상처’도 그럴 것입니다.

 

이제는 오히려 ‘들것’에 아픈 형제들을 태워 들고 집으로 가야 합니다.

마치 내 형제들이 나를 ‘들것’에 태워 예수님께 데려왔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들것’ 위에 인류를 태워 아버지께로 들고 가셨듯이 말입니다.

십자가라는 ‘들것’ 위에서 ‘상처’을 받으시고 바로 그 ‘상처’로 보혈의 피를 흘리시고 우리를 화해시키셨듯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가 바로 우리의 ‘들것’입니다. 

 

그 ‘들것’ 위에는 ‘상처’가 새겨져 있습니다. 

‘구원’의 표지입니다. 

‘사랑’의 표지, ‘용서’의 표지입니다. 

 

그러니 진정 ‘상처’에서 흐르는 용서의 피를 마실 때라야, 우리는 그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그것을 구원의 표지로 지니게 됩니다.

용서야말로 진정한 치유를 가져오는 권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치유받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먼저 용서하십시오. 

용서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먼저 하느님께서 용서하셨음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이미 치유 받은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마르 2,11)

 

주님!

들것에서 일어나게 하소서.

일어나 들것을 들고 가게 하소서.

들것 위에 당신의 사랑을 들고 다니게 하소서.

당신 십자가에서 사랑을 드러내듯, 저를 일으키신 그 사랑을 드러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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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감사하는 사람 | 작성시간 24.01.12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1.12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에메랄드3 | 작성시간 24.01.12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1.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1.13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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