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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1월 17일 수요일 ·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1.16|조회수421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 17,32-33.37.40-51

 

그 무렵 

32 다윗은 사울에게, “아무도 저자 때문에 상심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나가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3 그러자 사울은 다윗을 말렸다.
“너는 저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마주 나가 싸우지 못한단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전사였지만, 너는 아직도 소년이 아니냐?”
37 다윗이 말을 계속하였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저를 빼내 주신 주님께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의 손에서도 저를 빼내 주실 것입니다.”
그제야 사울은 다윗에게 허락하였다.
“그러면 가거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빈다.”
40 그러고 나서 다윗은 자기의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개울가에서 매끄러운 돌멩이 다섯 개를 골라서 메고 있던 양치기 가방 주머니에 넣은 다음,

손에 무릿매 끈을 들고 그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다가갔다.
41 필리스티아 사람도 방패병을 앞세우고 나서서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42 그런데 필리스티아 사람은 다윗을 보더니, 그가 볼이 불그레하고 용모가 아름다운 소년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를 업신여겼다.
43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에게 “막대기를 들고 나에게 오다니, 내가 개란 말이냐?” 하고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였다.
44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시 다윗에게 말하였다.
“이리 와라. 내가 너의 몸을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45 그러자 다윗이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이렇게 맞대꾸하였다.
“너는 칼과 표창과 창을 들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전열의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 이름으로 나왔다.
46 오늘 주님께서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나야말로 너를 쳐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의 시체를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계시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게 하겠다.
47 또한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48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을 향하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도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향하여 전열 쪽으로 날쌔게 달려갔다.
49 그러면서 다윗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 하나를 꺼낸 다음, 무릿매질을 하여 필리스티아 사람의 이마를 맞혔다.
돌이 이마에 박히자 그는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50 이렇게 다윗은 무릿매 끈과 돌멩이 하나로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누르고 그를 죽였다.
다윗은 손에 칼도 들지 않고 그를 죽인 것이다.
51 다윗은 달려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밟고 선 채, 그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를 죽이고 목을 베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저희 용사가 죽은 것을 보고 달아났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3,1-6

 

그때에 

1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그곳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2 사람들은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하시고,
4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5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6 바리사이들은 나가서 곧바로 헤로데 당원들과 더불어 예수님을 어떻게 없앨까 모의를 하였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어제 복음의 마지막 구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한 것이며, 당신이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선언하셨습니다(마르 2,28). 
오늘 복음도 여전히 안식일 논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는지 고발하려고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에 ~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마르 3,4)

그들이 입을 열지 않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손 오그라든 사람에게 말합니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마르 3,3-5)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누구인가?
손에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 가슴에 자기 뜻을 꼭 움켜잡고 있듯이,

손에 무엇인가를 꼭 움켜쥐고 있는 바람에 형제들과 주고받고를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곧 자신의 고집 때문에 완고해져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하느님과 형제들과 단절되어 있음을 말합니다. 

묘한 것은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손을 꼭 쥐고 태어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분명 에덴에서부터 쥐었습니다.

‘선악과’를 손에 움켜쥐었고, 교만과 불순명과 탐욕을 움켜쥐었습니다. 

사실 그것을 따먹고 높아지려고 한 것이지만, 오히려 추락이었습니다.

금단을 어기고 자유를 행사했지만,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속박이었습니다.

욕심 부려 자신을 채웠지만, 오히려 단절과 죽음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처럼 무엇인가를 움켜쥔다는 것은 곧 추락이요 속박이요 죽음입니다.

그러니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곧 원죄를 뒤집어 쓴 그리스도인을 표상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꼭 움켜쥐고 있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무화과나무 잎으로 앞을 가리고 숨어 있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운데로 나와라. 손을 뻗어라”

(마르 3,3-5)


오그라든 손을 편다는 것은 단지 움켜 쥔 것을 내려놓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빈손에 못을 박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단지 움켜 쥔 것을 내려놓는 것을 넘어, 자기 자신을 건네주는 것을 뜻합니다. 

 

당신께서는 손을 펴시어 십자가에서 못을 받아들이시고, 구원의 피, 화해의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리하여 첫 아담이 움켜쥔 손을 펴시고, 새 아담이 되셨습니다. 

죽음과 어둠을 몰아내시고 생명과 빛이 되셨습니다. 

오늘 저희는 손을 펴고 성체를 받아 모십니다. 

움켜쥔 것을 내려놓아야 할 일입니다. 

손을 뻗어 상처를 입고 구원의 피를 흘려야 할 일입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손에 구원의 못을 받아들였듯이 말입니다. 

 

사랑으로 상처 입을 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사랑으로 자신을 건네줄 줄을 알아야 할입니다. 

하오니, 주님! 

오늘 제 손이 당신 구원을 전하는 손, 당신 사랑을 건네주는 손이 되게 하소서! 

 

<오늘의 말·샘 기도>

 

“손을 뻗어라.”

(마르 3,5)

 

주님!

주고받을 줄 아는 복된 손이 되게 하소서!

주고 싶은 것만 주고 받고 싶은 것만 받는 손이 아니라,

주고 싶지 않아도 주고 받고 싶지 않아도 받는 손이 되게 하소서!

선악과를 움켜쥔 탐욕과 불순명의 손이 아니라,

못과 창을 받아들인 사랑과 신뢰의 손이 되게 하소서!

손을 뻗어 당신의 사랑과 구원을 받아들이고

움켜 쥔 것을 나누어주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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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1.17 Amen.
  • 작성자걸레 | 작성시간 24.01.17 꽉쥐었던손 활짝펴고 저에게오시는주님 성체
    정성껏 모시럽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1.1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1.17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01.17 아 멘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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