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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1월 19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1.18|조회수424 목록 댓글 12

제1독서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 24,3-21

 

그 무렵 

3 사울은 온 이스라엘에서 가려 뽑은 삼천 명을 이끌고, 다윗과 그 부하들을 찾아 ‘들염소 바위’ 쪽으로 갔다.
4 그는 길 옆으로 양 우리들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동굴이 하나 있었는데 사울은 거기에 들어가서 뒤를 보았다.
그때 다윗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그 굴속 깊숙한 곳에 앉아 있었다.
5 부하들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내가 너의 원수를 네 손에 넘겨줄 터이니, 네 마음대로 하여라.’ 하신 때가 바로 오늘입니다.”
다윗은 일어나 사울의 겉옷 자락을 몰래 잘랐다.
6 그러고 나자, 다윗은 사울의 겉옷 자락을 자른 탓에 마음이 찔렸다.
7 다윗이 부하들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내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인 나의 주군에게 손을 대는 그런 짓을 용납하지 않으신다.
어쨌든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아니시냐?”
8 다윗은 이런 말로 부하들을 꾸짖으며 사울을 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사울은 굴에서 나와 제 길을 갔다.
9 다윗도 일어나 굴에서 나와 사울 뒤에다 대고,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하고 불렀다.
사울이 돌아다보자, 다윗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하였다.
10 다윗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임금님께서는, ‘다윗이 임금님을 해치려 합니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곧이들으십니까?
11 바로 오늘 임금님 눈으로 확인해 보십시오.
오늘 주님께서는 동굴에서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임금님을 죽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그분은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니 나의 주군에게 결코 손을 대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살려 드렸습니다.
12 아버님, 잘 보십시오. 

여기 제 손에 아버님의 겉옷 자락이 있습니다.
저는 겉옷 자락만 자르고 임금님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임금님을 해치거나 배반할 뜻이 없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살펴 주십시오. 

제가 임금님께 죄짓지 않았는데도, 임금님께서는 제 목숨을 빼앗으려고 찾아다니십니다.
13 주님께서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시어, 제가 임금님께 당하는 이 억울함을 풀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제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14 ‘악인들에게서 악이 나온다.’는 옛사람들의 속담도 있으니, 제 손으로는 임금님을 해치지 않겠습니다.
15 이스라엘의 임금님께서 누구 뒤를 쫓아 이렇게 나오셨단 말씀입니까?
임금님께서는 누구 뒤를 쫓아다니십니까?
죽은 개 한 마리입니까, 아니면 벼룩 한 마리입니까?
16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시어 저와 임금님 사이를 판가름하셨으면 합니다.
주님께서 저의 송사를 살피시고 판결하시어, 저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 바랍니다.”
17 다윗이 사울에게 이런 사연들을 다 말하고 나자, 사울은 “내 아들 다윗아, 이게 정말 네 목소리냐?” 하면서 소리 높여 울었다.
18 사울이 다윗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보다 의로운 사람이다.
내가 너를 나쁘게 대하였는데도, 너는 나를 좋게 대하였으니 말이다.
19 주님께서 나를 네 손에 넘겨주셨는데도 너는 나를 죽이지 않았으니, 네가 얼마나 나에게 잘해 주었는지 오늘 보여 준 것이다.
20 누가 자기 원수를 찾아 놓고 무사히 제 갈 길로 돌려보내겠느냐?
네가 오늘 나에게 이런 일을 해 준 것을 주님께서 너에게 후하게 갚아 주시기를 바란다.
21 이제야 나는 너야말로 반드시 임금이 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왕국은 너의 손에서 일어설 것이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3,13-19

 

그때에 

13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14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15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16 이렇게 예수님께서 열둘을 세우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
17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18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19 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이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마르 3,13)
이는 마치 야훼 하느님께서 모세를 시나이 산으로 불러올리는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처럼 그분께서는 먼저 부르시고, 제자들은 그분께 응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당신께서는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셨습니다.'

 

이토록 당신께서는 우리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성소는 당신이 원하신 것이요, 당신이 주신 선물이요, 은총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께 나아온' 이들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예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부른 이’가 누구인가에 따라 응답한 이의 삶이 바꾸어지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이는 대통령의 영광을 입은 것이고, 대통령이 부여한 일을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이는 하느님의 영광을 입은 것이고, 하느님의 일을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복음사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마르 3,14-15)


이제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열 두 부족으로 구성된 이스라엘 민족을 갱신하고, 신약의 새로운 백성을 선포하십니다. 

‘세우다’란 말의 원어의 뜻은 ‘만들다’, ‘창조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 새 이스라엘이 세워지고 만들어지고 탄생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둘을 '사도'라 부르십니다.

그러니 결국 이 '열둘'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곧 예수님과 동행하면서 그분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히는 ‘제자’(μαθετεσ)라는 의미와 동시에,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다니는 '사도'(αποστολοσ)라는 의미를 지니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제자요 사도인 공동체에 속하게 되는가?

그것은 우선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것’ 입니다.

 

그것은 마치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부모를 떠나 ‘부부가 함께 지내는 것’처럼, 한 몸을 이루며,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 안에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 스승이 계시는 곳에 제자도 있어야 하고, 스승이 파견한 일을 사도가 하게 됩니다.

곧 제자와 사도의 신원은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이’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함께 지내되, 누구와 함께 지내느냐?’ 입니다.

왜냐하면, ‘함께 지낸다’는 것은 ‘물들어 간다, 섞인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곧 악한 사람과 함께 지내면 악에 물들고 선한 사람과 함께 지내면 선에 물들어가듯,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지내면 하느님이 되어갑니다.

곧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이 되어 간다는 것이요, 예수님과 함께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가 됩니다.

그리하여 바오로 사도가 말한 대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어 나르는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가 됩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할 일입니다.
“지금 나는 누구와 함께 지내고 있는가? 나 자신인가? 예수님인가?”

 

<오늘의 말·샘 기도>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마르 3,14)

 

주님!

당신이 불러 뽑으셨으니, 저는 분명 당신의 사람입니다.

당신을 저의 거처로 내어주시고, 저를 당신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하오니, 당신의 말씀을 실행하고, 당신 뜻 안에 살게 하소서.

당신 뜻의 실천이 제 양식이 되게 하소서.

제 삶이 당신 사랑으로 녹아나고, 당신 뜻에 맞는 예배가 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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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1.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쉬리* | 작성시간 24.01.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1.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1.19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4.01.19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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