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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2월 2일 금요일 · 주님 봉헌 축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2.01|조회수532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 3,1-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2 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3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4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2,22-40

 

22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 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36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성탄을 지낸 지 벌써 40일이 지났습니다. 

이날 성모님께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치르시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셨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죄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었던 모세의 이 율법규정을 지키지 않으셔도 되셨지만, 율법 아래에 있는 이들을 속량하시려고 굳이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관습에 따르면, 부모는 아이를 성전에 있는 나이 많은 랍비에게 데려가 복을 빌어주게 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할례를 받고 나자 즈카르야가 노래를 불렀듯이, 예수님이 할례를 받은 후에 시메온이 찬미합니다(라틴어 성경 첫 단어를 따서 ‘눈크 디미티스’(Nunc Dimittis)라 부른다). 

 

“이제는 떠나가게 하소서.”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이사야서(40,5;42,6;46,13;49,6;52,9-10)를 반영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성인들이 세상을 떠날 때 불리기도 하고, 주로 동방교회에서는 저녁기도 때, 서방교회에서는 끝기도 때 바쳐집니다.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노래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루카 2,29-32)

“이제야”라는 말은 ‘현재’가 ‘구원이 성취된 시대’임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이사야서(40,5)의 “모든 육체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는 말을 반영해줍니다.

 

이 말을 들은 아기 예수님의 부모는 '놀라워하는데', 시메온은 마리아에게 말합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루카 2,34-35)

이는 더러는 예수님을 믿었지만, 대부분은 배척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반대 받는 표징'이 될 것임을 밝혀줍니다.

또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실 때 겪게 될 마리아의 고통을 암시해줍니다. 

사실 성모님은 가정을 꾸려 나가면서도 칼에 찔리는 고통을 당하셨을 것입니다.

요셉과 마리아와 예수님의 가정은 경제적으로 부유했거나, 혹은 근심 걱정이나 고통이 없는 가정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오히려 문제 가정이었을 것입니다.

 

아기를 낳자마자 쫓겨 다녀야 했고, 자신의 아기 때문에 많은 무죄한 아기들이 죽어야 했으며, 혼인 전에 아기를 낳은 까닭에 이웃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살았을 것입니다.

남편 요셉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마리아는 이해할 수 없는 아들과 함께 살아야 했고, 아들마저 세상을 먼저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분명 행복한 가정이었음에는 틀림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고통이나 어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운명에 동참하셨다는 것, 그리스도의 속죄의 고통과 구원의 길에 참여했음을 말해줍니다.

그토록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동반자요, 협조자요, 반려자로 사셨던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시련을 통해서도 우리를 복 받을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니, 오히려 시련을 통해서 복을 내려주기도 하십니다.

 

그러니 ‘봉헌의 삶’, ‘축복의 삶’은 어려움과 시련이 없는 생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축복하시는 그분의 뜻에 봉헌하고 사는 일일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반대를 받는 표징”

(루카 2,34)

 

주님!

반대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게 하소서.

비난 받고 모욕당하기를 두려워하지 말게 하소서.

미움 받을 용기를 주소서.

욕먹지 않으려 불의에 타협하지도 말게 하소서.

당신 때문에 기꺼이 반대 받을 줄을 알게 하소서.

나쁜 사람으로 취급당할 줄을 알게 하소서.

반대와 고통 속에서도 사랑할 줄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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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2.02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2.02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충주 헬레나 | 작성시간 24.02.0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0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4.02.02 아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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