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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2월 4일 연중 제5주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2.04|조회수430 목록 댓글 10

제1독서
▥ 욥기의 말씀 7,1-4.6-7

 

욥이 말하였다.
1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
2 그늘을 애타게 바라는 종, 삯을 고대하는 품팔이꾼과 같지 않은가?
3 그렇게 나도 허망한 달들을 물려받고 고통의 밤들을 나누어 받았네.
4 누우면 ‘언제나 일어나려나?’ 생각하지만 저녁은 깊어 가고 새벽까지 뒤척거리기만 한다네.
6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희망도 없이 사라져 가는구려.
7 기억해 주십시오, 제 목숨이 한낱 입김일 뿐임을.
제 눈은 더 이상 행복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제2독서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 9,16-19.22-23

 

형제 여러분, 

16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17 내가 내 자유의사로 이 일을 한다면 나는 삯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는 수 없이 한다면 나에게 직무가 맡겨진 것입니다.
18 그렇다면 내가 받는 삯은 무엇입니까?
내가 복음을 선포하면서 그것에 따른 나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복음을 거저 전하는 것입니다.
19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22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23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
나도 복음에 동참하려는 것입니다.

 


복음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9-39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29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30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3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36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37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39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예수님께서 ~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제1독서에서 욥은 기도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 속에서도 “기억해주십시오.”(욥 7,7)하며, 하느님께 희망을 둡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오늘 복음에서 이루어집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복음의 전달자로서,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고(1고린 9,19),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음(1고린 9,22)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복음 선포'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로 제시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시해 줍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기도생활’과 ‘활동생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활동생활’은 다시 ‘말씀의 선포 활동’과 ‘치유 구마 활동’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셋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를 우리는 예수님의 3중 직무 곧 ‘예언직’과 ‘사제직’과 ‘봉사직’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 세 가지 내용을 다 담고 있습니다. 

첫째 장면은 시몬의 장모의 열병을 치유하시고, 몰려든 많은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고쳐주시는 장면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치유와 구마로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섬기는 장면입니다.

곧 ‘섬김의 봉사직’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의 한 구절에만 주의를 기울여보고자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마르 1,31)

이는 손을 잡자 열이 내려가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하면, 치유를 받아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일으켜지자 치유가 일어났다는 말씀입니다.

 

이를 우리는 이렇게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악습이나 결함이 고쳐져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잡아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잡아주시니 우리가 고쳐진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우리는 치유 받으면 믿을 것처럼 여기지만, 믿음이 치유를 불러옵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보다 먼저 앞서는 치유를 가져오는 ‘믿음’입니다. 

둘째 장면은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외딴 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시는 장면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곧 아버지 하느님과의 일치에 당신 삶의 중심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토록 당신의 삶은 아버지 성부와의 친교와 유대 안에서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곧 ‘예수님의 사제직’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지상 삶의 두 가지 차원, 기도와 활동의 삶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결코 ‘기도 없는 활동’이나, ‘활동 없는 기도’가 있을 수 없음을 말해줍니다. 

곧 ‘기도는 활동이 되어야 하고 활동은 기도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활동에 앞서 먼저 기도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기도가 곧 활동으로 나아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 장면은 예수님께서 외딴 곳에서 기도하시고 나서, '복음 선포'를 위해 다른 이웃 고을들로 찾아가시는 장면입니다.

곧 ‘선포와 증거의 예언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마르 1,38)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느님 곁을 떠나 이 땅에 오신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곧 당신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러 오셨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주신 사명이기도 합니다(마르 16,15). 

그러니 우리는 예수님의 이 사명을 우리의 사명으로 받아 사는 사람들입니다. 

곧 그것은 ‘먼저 하느님과의 유대와 친교를 앞세우는 기도의 삶’이요, ‘선포된 복음을 영접하고 그를 선포하고 증거 하는 삶’이요, ‘형제와 이웃에게 봉사하는 섬기는 삶’입니다. 

 

이러한 사명의 삶은 당신의 사랑과 구원의 표시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 은총, 이 사랑을 입고서 이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나는 그 일을 하도록 떠나온 것이다.”

(마르 1,38)

 

주님!

지금 여기에 있는 이유를 알게 하소서!

당신 뜻이 주어지고 베풀어진 선물임을 알게 하소서!

당신의 뜻을 알고 실행하는 것이 제 삶이 되게 하소서!

제 뼛속에 갇힌 당신 뜻이 제 심장에서 불타오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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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평화의샘 | 작성시간 24.02.04 오늘도 고맙습니다 🙏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2.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2.04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2.0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0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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