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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2월 10일 토요일 · 설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2.09|조회수456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민수기의 말씀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제2독서
▥ 야고보서의 말씀 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축복>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고, 은혜를 베푸시고,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주인의 귀환을 깨어 기다리는 종들이 복을 받는다는 말씀(루카 12,35-38)과 사람의 아들이 갑자기 오실 것임을 명심하라는 말씀(루카 12,39-40)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실 루카복음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당신의 교회를 위하여 남겨주신 최후의 행위는 ‘축복’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승천 장면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루카 24,50-51)

그렇습니다. 

우리는 ‘축복받은 존재’입니다. 

하느님의 생명과 자비를 입은 존재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입은 존재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당신 생명을 주시고, 당신 존재를 건네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비록 지금 내가 그 어떤 어려움에 있다하더라도, 그 속에서 축복을 느끼는 자는 진정 복된 자입니다.

 

‘복’이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깨닫는 것입니다.

곧 지금도 우리와 ‘동행하시는 주님’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처럼 축복은 궁극적으로 하느님 존재 자체를 깨우쳐줍니다.

따라서 ‘축복받은 사람’이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하느님의 존재와 자비에 깨어있는 사람인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에 깨어있는 만큼, 꼭 그만큼 축복받은 사람이 됩니다. 

성경에서 ‘축복’은 하느님의 놀라우신 자비를 말합니다.

축복을 뜻하는 히브리어 단어(바레크)는 ‘어떤 것을 선사함’이요, ‘주어진 선물’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축복’을 받을 수 있고, 무생물은 하느님께 봉사하기 위해 ‘축성’될 뿐입니다. 

‘축복’이란, 말씀과 그 말씀의 신비를 통해 표현되고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곧 ‘축복’은 말씀입니다. 

‘좋은 말’(εύλογία, benedictio), 곧 좋게 되기를 빌어주는 말이요, 좋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말이요, ‘위하여’ 건네주는 말입니다. 

 

그리고 축복을 빌어주는 이른 바 ‘축복기도’는 아주 간단합니다. 
"주님, 그를 축복해 주십시오.

당신의 축복이 실현되도록 그가 응답하게 하소서! 
저도 그를 축복합니다."  

참 묘한 것은, 그렇게 축복기도를 하면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이렇게 할 때, 이미 자기 자신이 변한 것입니다.

 

거부하고 미워하던 그 상대를 축복해주는 그 순간, 변화의 영이신 성령께서는 이미 자신 안에서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미 자신 안에서 그를 ‘위하는 마음’을 북돋으신 까닭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서로 변화됩니다.

이 소박한 우리의 ‘축복기도’는 우리에게 당신의 권능에 응답할 수 있는 장을 열어 줍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도록 공간을 열어 드립니다. 

그분의 자비가 흘러들게 하고, 그분 존재를 건네받게 합니다. 

다시 한 번 ‘축복’을 빕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받아 누리는 축복의 한해 되길 빕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대를 통하여 세상의 모든 이가 복을 받을 것"입니다.(창세 12,3)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행복하여라. ~깨어있는 종들!”

(루카 12,37)

 

주님!

깨어있게 하소서!

단지 잠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임을 기다리게 하소서!

그 기다림은 이미 축복입니다.

그리워하는 임을 이미 품고 있는 까닭입니다.

기다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망을 품고 그리워하게 하소서!

그리움 속, 임이 나를 이미 품고 있는 까닭입니다.

오늘, 임이 날 그리워하는 희망 안에 제가 깨어있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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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10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2.10 아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2.10 아멘.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2.10 아멀~♡감사합니다
  • 작성자아스피린 | 작성시간 24.02.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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