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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2월 23일 사순 제1주간 금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2.22|조회수497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 18,21-28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21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22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고, 자기가 실천한 정의 때문에 살 것이다.
23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
24 그러나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고,
악인이 저지르는 온갖 역겨운 짓을 따라 하면, 살 수 있겠느냐?
그가 실천한 모든 정의는 기억되지 않은 채, 자기가 저지른 배신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25 그런데 너희는, ‘주님의 길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들어 보아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냐?
오히려 너희의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
26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을 것이다. 

자기가 저지른 불의 때문에 죽는 것이다.
27 그러나 악인이라도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그는 자기 목숨을 살릴 것이다.
28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생각하고 그 죄악에서 돌아서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5,20ㄴ-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1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23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25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26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우리는 지금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큰 주제 중의 하나는 '의로움'입니다. 

곧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맺음'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회개와 화해를 요구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참된 의로움'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태 5,20) 

오늘 복음은 그 여섯 가지 의로움 중에서 첫 번째의 의로움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살인하지 말라.”는 구약의 율법에 대해서 충분하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곧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거나, 형제를 ‘바보’ 혹은 ‘멍청이’라고 모욕하고 멸시하는 것까지도 ‘살인’에 포함시키십니다.

곧 형제에게 ‘성’내고 ‘바보’ ‘멍청이’라고 말하는 언어 폭력도 ‘살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참으로 혀를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집회서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많은 이들이 칼날에 쓰러졌지만, 혀 때문에 스러진 이들보다는 적다.”

(집회 28,18)

또한 이는 '혀'의 살인뿐만 아니라, 죄의 뿌리인 내면적인 면도 살인에 포함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사도 요한은 그의 편지에서 말합니다.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살인자입니다.”

(1요한 3,15)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단지 ‘살인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으시고, 더 나아가 ‘화해하라’고 하십니다. 

곧 ‘살인하지 말라’는 율법의 근본적인 정신이 '화해'에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살인하지 않는 것이 본질인 것이 아니라, 화해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화해하면 살인하지 않게 되지만, 살인하지 않는다고 화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 우선하는 일이 화해하는 일입니다.

먼저 화해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예물을 바칠 때, ‘먼저 화해하라’ 고 하십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마태 5,23-24)

이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예물은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깨우쳐줍니다. 

그러니 예물을 바치는 ‘우리 자신’이 곧 예물입니다. 

 

마치 “야훼께서 아벨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시고 카인과 그가 바친 예물은 반기지 않으시고”(창세 4,4) 예물과 예물을 바치는 이를 하나로 간주하셨듯이, 예물을 바치는 이를 바로 ‘예물’로 삼으십니다.

곧 예수님께서는 제단의 예물보다 예물을 바치는 사람의 ‘의로움’을 바라십니다.

우리가 바치는 예물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 앞에 나서기에 합당한 사람이기를 바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먼저 형제와 화해하여라.”

(마태 6,24)

그러니 불목한 형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얼른’ 화해해야 할 일입니다.

늦기 전에 기회가 있을 때 지체치 말고 화해해야 할 일입니다.

시비를 가리고 따지기 전에 ‘먼저’ 화해해야 할 일입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의로이 아니라 ‘화해’를 이루는 것이 ‘의로움’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마태 5, 24)

 

주님!

먼저 화해하게 하소서.

늦기 전에 얼른 하게 하소서.

지체치 말고 서둘러 하게 하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화해를 이룸이 의로움이기 때문입니다.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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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4.02.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2.23 Amen.
  • 작성자충주 헬레나 | 작성시간 24.02.2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2.23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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