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2월 24일 사순 제1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2.24|조회수361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신명기의 말씀 26,16-19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6 “오늘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 규정과 법규들을 실천하라고 너희에게 명령하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17 주님을 두고 오늘 너희는 이렇게 선언하였다.
곧 주님께서 너희의 하느님이 되시고, 너희는 그분의 길을 따라 걸으며, 그분의 규정과 계명과 법규들을 지키고, 그분의 말씀을 듣겠다는 것이다.
18 그리고 주님께서는 오늘 너희를 두고 이렇게 선언하셨다.
곧 주님께서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그분 소유의 백성이 되고 그분의 모든 계명을 지키며,
19 그분께서는 너희를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민족들 위에 높이 세우시어, 너희가 찬양과 명성과 영화를 받게 하시고,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분의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시겠다는 것이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오늘 복음도 어제 복음에 이어 ‘의로움’에 대한 말씀을 들려줍니다.

오늘은 마지막 여섯 번째의 ‘의로움’인 ‘완전한 사랑’에 대한 말씀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마태 5,44)

이는 이웃과 원수를 구분해서 처우를 달리해 온 그동안의 관행을 완전히 뒤엎어, 이웃이나 원수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은 원수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며, 우리 자신에게서 미움을 없애기 위한 것만도 아니며, 사랑에 한계를 두지 말라는 것만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있는 그대로’를 호의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곧 그가 잘 되기를 구원되기를 바라며, 부족한 이를 부족한 채로 원수를 원수인 채로 사랑하는 일입니다.

 

곧 그가 나를 미워하지 않게 되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미워하는 채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그가 부족하기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사랑이 더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죄인이기에 처벌받아야 하기보다, 죄인이기에 용서받아야 할 대상이듯이 말입니다.

 

동시에 이는 나 자신만 구원받아야 할 존재요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인 것만이 아니라,

타인도 구원받아야 할 존재요 사랑받아야 할 존재임을 깨우쳐줍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 다음에 한 말씀을 덧붙이십니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마태 5,44)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만 하지 않으시고, 나아가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마치 스테파노가 돌을 맞아 죽어가면서도 돌을 던지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사도 7,60),

사도 바오로가 유대인들에게 고난을 당하면서도 그들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1코린 4,12),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원수를 미워하는 것을 넘어 사랑할 때라야, 악을 피하는 것을 넘어 선을 행할 때라야, 비로소 의로움을 행하게 되고 완전해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놀라운 소명을 주십니다.

곧 하느님처럼 되라고 하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마태 5,48)

그런데 그것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은 묘하게도, 자신의 결핍을 메울 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비울 때 일어납니다.

자신의 결핍과 한계를 극복하고 채울 때 생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을 수락할 때 생겨납니다.

 

그러기에 ‘완전함’이란 그 어떤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있는 채로 완전하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자기의 결핍을 오히려 타자를 받아들이는 통로로 받아들이는 일이요, 그리하여 부족과 한계를 받아들일수록 온전해지게 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부족과 한계는 스스로 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의 선물을 끌어들이는 통로기 되고, 우리의 불완전함은 완전함이 들어오는 통로가 됩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마태 5,44)

주님!

되갚지 않을 뿐 아니라 억울한 고통도 기꺼이 지게 하소서.

미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받아들여 사랑하고, 사랑할 뿐 아니라 기도하게 하소서.

죄짓지 않을 뿐 아니라 죄인을 용서하고, 용서할 뿐 아니라 선을 베풀게 하소서.

개방할 뿐 아니라 받아들여 수용하고, 수용할 뿐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변형되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2.24 항상,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말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작성자충주 헬레나 | 작성시간 24.02.2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4.02.24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2.2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24 아멘.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