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3월 12일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3.11|조회수548 목록 댓글 13

제1독서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 47,1-9.12

 

그 무렵 천사가 

1 나를 데리고 주님의 집 어귀로 돌아갔다.
이 주님의 집 정면은 동쪽으로 나 있었는데, 주님의 집 문지방 밑에서 물이 솟아 동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그 물은 주님의 집 오른쪽 밑에서, 제단 남쪽으로 흘러내려 갔다.
2 그는 또 나를 데리고 북쪽 대문으로 나가서, 밖을 돌아 동쪽 대문 밖으로 데려갔다.
거기에서 보니 물이 오른쪽에서 나오고 있었다.
3 그 사람이 동쪽으로 나가는데, 그의 손에는 줄자가 들려 있었다.
그가 천 암마를 재고서는 나에게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발목까지 찼다.
4 그가 또 천 암마를 재고서는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무릎까지 찼다.
그가 다시 천 암마를 재고서는 물을 건너게 하였는데, 물이 허리까지 찼다.
5 그가 또 천 암마를 재었는데, 그곳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 있었다.
물이 불어서, 헤엄을 치기 전에는 건널 수 없었다.
6 그는 나에게 “사람의 아들아, 잘 보았느냐?” 하고서는, 나를 데리고 강가로 돌아갔다.
7 그가 나를 데리고 돌아갈 때에 보니, 강가 이쪽저쪽으로 수많은 나무가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이 물은 동쪽 지역으로 나가, 아라바로 내려가서 바다로 들어간다.
이 물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면, 그 바닷물이 되살아난다.
9 그래서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 물이 닿는 곳마다 바닷물이 되살아나기 때문에, 고기도 아주 많이 생겨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12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 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이 되고 잎은 약이 된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5,1-16

 

1 유다인들의 축제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2 예루살렘의 ‘양 문’곁에는 히브리 말로 벳자타라고 불리는 못이 있었다.
그 못에는 주랑이 다섯 채 딸렸는데,
3 그 안에는 눈먼 이, 다리저는 이,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이 같은 병자들이 많이 누워 있었다.
(4)·5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나 앓는 사람도 있었다.
6 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7 그 병자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는 동안에 다른 이가 저보다 먼저 내려갑니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9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갔다.
그날은 안식일이었다.
10 그래서 유다인들이 병이 나은 그 사람에게, “오늘은 안식일이오. 들것을 들고 다니는 것은 합당하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11 그가 “나를 건강하게 해 주신 그분께서 나에게,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셨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12 그들이 물었다. 

“당신에게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요?”
13 그러나 병이 나은 이는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지 못하였다.
그곳에 군중이 몰려 있어 예수님께서 몰래 자리를 뜨셨기 때문이다.
14 그 뒤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을 성전에서 만나시자 그에게 이르셨다.
“자, 너는 건강하게 되었다.
더 나쁜 일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도록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15 그 사람은 물러가서 자기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라고 유다인들에게 알렸다.
16 그리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셨다고 하여, 그분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서 들은 왕실 관리의 아들을 치유하신 ‘두 번째 표징’에 이어 벌어진 ‘세 번째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축제 때가 되어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어, 안식일에 ‘벳자타 못’을 방문하셨습니다.

거기에는 많은 병자들과 서른여덟 해나 앓아누워 있는 병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서른여덟 해 동안 광야생활에 찌들고 문드러진 이스라엘 백성의 표상입니다.

바로 우리들의 표상입니다.

그가 있는 ‘벳자타 못’에는 ‘물’이 있었습니다. 

‘물’은 성경에서 죽음과 생명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의 상징과 동시에 정화의 상징입니다.

 

노아의 홍수와 홍해의 물은 파괴와 죽음임과 동시에 정화와 생명의 상징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에제키엘서의 물과 복음의 ‘벳자타’의 물도 그렇습니다.

정화와 생명의 물은 첫 번째 표징인 ‘가나안의 혼인잔치’에서 새 생명의 포도주로, 파괴와 죽음의 물은 여섯 번째 표징인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걷는 장면’에서 발 아래 짓밟혀질 것입니다.

‘벳자타’라는 말은 ‘은혜의 집’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는 ‘은혜의 집’인 여기 ‘벳자타’에서 은혜로운 생명의 물을 마시며 살아갑니다.

어쩔 수 없는 약함과 무능력을 한 아름 보듬고서 말입니다.

벗어나지 못한 질병과 악습과 상처를 부둥켜안고서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

(요한 5,6)  

“예”라고 즉각적인 믿음으로 대답하지 못하고, “저를 물속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하면서 구실과 변명을 들이대며 투덜대는 병자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요한 5,8)

이는 당신이 참된 '물'이심을 말합니다.

곧 ‘벳자타의 물’로가 아니라, 당신 ‘말씀의 물’로 그를 적셔주시어 그를 걸어가게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당신 말씀이 바로 ‘생명의 물’입니다.

곧 당신 자신이 바로 ‘생명의 물’이심을 드러내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치유를 받은 병자에게 들것을 버리고 가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들것에 주저앉아 있지 말고 그것을 들고 걸어가라 하십니다. 

자신의 몸을 얹어놓았던 들것을 이제는 스스로의 손으로 들고 가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말씀의 물을 마시고 '일어나야' 할 일입니다.

'들것을 들고 걸어가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치유를 받는다는 것은 자신이 누워있던 들것을 버리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꺼이 사랑의 표지로 들고 가는 것임을 말합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구원의 표시로 지니신 오상처럼, 그 상처를 통하여 우리에게 베푸신 그 자비, 그 사랑을 들고 걸어가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 이제는 다른 앓는 이들에게 들것이 되어주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상처에서 십자가를 관상해야 할 일입니다. 

곧 우리에게 베풀어진 자비와 구원을 관상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절망과 무기력한 사순이 아니라, 파스카를 향한 희망과 기쁨의 사순을 살아가야 할 일입니다.

다른 앓는 이들에게 들것이 되어주면서 말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

(요한 5,8)

 

주님!

깔고 있던 들것을 떨치고 일어나게 하소서.

일어나 들것을 들고 걸어가게 하소서.

입은 자비를 드러내게 하소서.

이제는 앓는 이들에게 들것이 되어주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3.1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3.12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4.03.12 아멘~♡감사합니다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03.12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3.12 아멘.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