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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4월 10일 부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4.10|조회수440 목록 댓글 9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 5,17-26


그 무렵 

17 대사제가 자기의 모든 동조자 곧 사두가이파와 함께 나섰다.
그들은 시기심에 가득 차 

18 사도들을 붙잡아다가 공영 감옥에 가두었다.
19 그런데 주님의 천사가 밤에 감옥 문을 열고 사도들을 데리고 나와 말하였다.
20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
21 그 말을 듣고 사도들은 이른 아침에 성전으로 들어가 가르쳤다.
한편 대사제와 그의 동조자들은 모여 와서 최고 의회 곧 이스라엘 자손들의 모든 원로단을 소집하고, 감옥으로 사람을 보내어 사도들을 데려오게 하였다.
22 경비병들이 감옥에 이르러 보니 사도들이 없으므로 되돌아가 보고하였다.
23 “저희가 보니 감옥 문은 굳게 잠겨 있고 문마다 간수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어 보니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24 성전 경비대장과 수석 사제들은 이 말을 듣고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며, 사도들 때문에 몹시 당황해하였다.
25 그때에 어떤 사람이 와서 그들에게 보고하였다.
“여러분께서 감옥에 가두신 그 사람들이 지금 성전에 서서 백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6 그러자 성전 경비대장이 경비병들과 함께 가서 사도들을 데리고 왔다.
그러나 백성에게 돌을 맞을까 두려워 폭력을 쓰지는 않았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3,16-21

 

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7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18 아들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19 그 심판은 이러하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20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21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오늘 복음은 니코데모와의 세 번째 대화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요한 3,16-17)

이는 흔히 '복음서 속의 복음' 또는 '작은 복음서'라고 불리는 구절입니다.

이는 복음의 핵심이 '하느님의 사랑', 나아가 '먼저 하신 사랑', 곧 '거저 베풀어진 사랑'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랑은 단지 선택된 민족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임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시되, 그냥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외아드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는 우리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크신지를 말해줌과 동시에, 우리가 그토록 차고 넘치는 사랑을 이미 받아먹은 고귀하고 존귀한 존재임을 말해줍니다.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셨습니다.

만약 세상을 심판하시려고 하셨다면, 굳이 당신의 외아들을 보낼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우박이나 번개, 천재지변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하실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세상은 거부하고 배척해야 할 그 무엇이 아닙니다.

더구나 파괴해야 할 그 무엇은 더더욱 아닙니다.

오히려 '세상'은 존중하고 수락해야 할 선물이요, 사랑해야 할 대상입니다.

아니, 나아가서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이 모두가 사랑하고 가꾸어야 할 선물입니다.

그런데 혹시 세상을 마치 마귀처럼 미워하고 있지는 않는지 들여다보아야 할 일입니다.

 

사실 미워해야 할 것은 세상이 아니라 세속 정신입니다.

맘몬을 앞세우고 굴러가는 물신주의나 자신의 이익과 안정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자기 중심적 이기주의와 같은 것들입니다.

결국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세속 정신에 빠져 속화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사랑으로 자신의 생명을 태우고 녹이는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 곧 ‘먼저 베풀어지고’, ‘거저 베풀어진 사랑’이 복음 정신입니다.

 

그것은 이타적인 사랑이며, '세상'을 위하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이 세상을 성화시킬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토록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시어 심판이 아니라 구원하시고자 하시건만, ‘이미’ 심판을 받은 이들이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이미’ 심판을 받은 것입니다.

 

빛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이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 까닭입니다(요한 3,19 참조).

하느님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건만, 막상 인간이 오히려 하느님을 믿지 않고 거부하고 심판한 까닭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음이 ‘이미’ 심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다.”(요한 3,18) 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거부는 이미 심판받게 되지만,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갑니다.'(요한 3,21)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세상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요한 3,16)

 

주님!

당신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손에 못이 박히고 가슴이 창에 찔리고 머리에는 가시관을 쓰면서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저도 당신 사랑의 멍에를 지고 거부되고 배척받을지라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말게 하소서!

이해받지 못하고 부당한 처사를 받을지라도

사랑으로 져줄 줄 알게 하소서.

사랑으로 눈감을 줄을 알고,

죄 없으면서도 뒤집어쓸 줄을 알며,

약해져 꺾일 줄 알고,

낮아져 밟힐 줄 알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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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앞동산 | 작성시간 24.04.10 아 멘 !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4.10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4.10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4.10 오늘도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4.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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