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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 강론

2024년 4월 13일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작성자푸른잎새|작성시간24.04.12|조회수469 목록 댓글 11

제1독서
▥ 사도행전의 말씀 6,1-7

 

1 그 무렵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에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의 공동체를 불러 모아 말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3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4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5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테파노, 그리고 필리포스, 프로코로스, 니카노르, 티몬, 파르메나스, 또 유다교로 개종한 안티오키아 출신 니콜라오스를 뽑아,
6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7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예루살렘 제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사제들의 큰 무리도 믿음을 받아들였다.

 


복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6,16-21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의 

16 제자들은 호수로 내려가서,
17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
18 그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
19 그들이 배를 스물다섯이나 서른 스타디온쯤 저어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20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21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오늘 복음은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의 신성을 드러내시는 장면입니다.

 

앞 장면인 ‘5천명을 먹이신 이야기’가 출애굽의 만나의 기적을 떠올리게 한다면, ‘풍랑이 이는 호수를 건넌 이야기’는 홍해를 건넌 사건을 기억하게 해 줍니다.

또한 ‘5천명을 먹인 이야기’가 예수님의 최후의 만찬을 미리 보여준다면, ‘풍랑이 이는 호수를 건넌 이야기’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보여줍니다.

곧 믿음으로 우리의 목적지인 하늘나라,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됨을 말해줍니다.

예수님을 떠나온 제자들의 ‘호수’에는 어둠이 짙습니다. 

거센 바람이 불고 물결이 사납습니다. 

배는 이미 뭍에서 10여리쯤 떨어졌고 호수는 이미 어두워졌는데, 큰 바람이 불어 물결이 높이 일었습니다. 

두려움과 고통, 절망과 죽음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물위를 걸어서 배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셨습니다. 
<욥기>에서 하느님을 일컬어 “바다의 물결을 밟으시는 이”(욥 9,8)라고 하셨듯이, 당신이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시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바다는 밟혀졌기에, <요한 묵시록>의 “새 하늘 새 땅”(21,1)에서 ‘새 바다’는 볼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당신을 보고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요한 6,20)고 말씀하십니다. 

마치 <탈출기>(3,14)에서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나다”라고 계시하셨듯이, 예수님께서는 “나는 너희를 구원하는 하느님이다”라고 당신 자신을 계시하십니다.

 

그때에야 제자들은 눈이 열리고 예수님을 배 안으로 맞아들이려고 하였지만, 배는 '어느새'(6,21) 이미 그들의 목적지에 가 닿았습니다.

곧 배가 뭍에 가까이 왔기 때문에 가 닿은 것이 아니라, 호수 한복판에서 풍랑에 시달리던 배가 제자들이 믿음으로 받아들이자 '어느새' 목적지인 가파르나움에 도착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짧은 장면 안에서 세 번에 걸쳐 당신께서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곧 물 위를 걸으심으로 권능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이요, “나다”라고 당신 자신을 스스로 계시하시는 하느님이요, 풍랑 속의 배를 '즉시' 뭍에 이르게 하시는 구원자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삶은 오늘도 풍랑과 어둠의 바다를 건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계신 분께서 우리를 무사히 건네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우리는 이미 이 ‘건너감’, ‘지나감’이라는 파스카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그 어떤 풍랑과 좌절 속에서도 언제나 돛대를 높이 세워, 성령의 바람을 타고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흔들리지 않고는 나아갈 수 없음을 알기에, 아니 흔들릴 때라야 오히려 앞으로 나아감을 알기에, 흔들림 속에서 주님께 믿음으로 의탁하고 성령의 바람을 타고 나아가야 할 일입니다. 

곧 고통과 좌절에서도 언제나 믿음과 기쁨을 간직하며, 부활의 삶을 살아야 할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요한 6,20)

주님!

오늘도 끊임없이 항해하게 하소서.

항구에 평온히 정박해 있기보다 어두움을 헤치고 풍랑을 뚫고 가게 하소서.

비록 흔들릴지라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흔들림 속에서 믿음과 의탁을 배우게 하소서.

하오니, 주님,

성령의 바람을 태워 제가 가야 할 곳으로 저를 인도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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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4.1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4.04.13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atti | 작성시간 24.04.13 아멘.
  • 작성자아낄래요 | 작성시간 24.04.13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주말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 작성자달무리 | 작성시간 24.04.1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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