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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억 신부 강론

1월 11일 연중 제1주간 목요일(마르1,40-45) 「무릎을 꿇어라」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01.11|조회수169 목록 댓글 7

 

연중 제1주간 목요일(마르1,40-45) 반영억 라파엘 신부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무릎을 꿇어라」

 

저는 한때 허리통증으로 고생했습니다. 아무리 기도 해도 낫지 않았습니다. 한의사에게 침을 맞기도 했고 통증을 완화 시켜 주는 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고통이 너무 심해서 매일 같이 ‘주님, 제발 살려 주십시오. 살려주세요.’ 하고 매달린 적이 있습니다. 아프고 나서야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고통은 주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이기도 하지만 견디고 이겨내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주님, 고통이 계속된다면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지켜주시고, 오히려 아픔을 통해 당신의 수난 고통을 체험하는 시간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이 시간이 단련의 시간으로 성화 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십시오.

 

유다인들에게 나병은 하늘에서 내린 형벌로, 저주받은 모습이요(레위13,34), 죽음으로 향하는 상태(욥기18,13).였습니다. 나병에 걸린 사람은 공공장소나 사람들의 모임에 나타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없었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다가오면 자신이 ‘불결한 사람’ 이라고 외치면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하였습니다(레위13,45-46). 그런데 법은 접근을 막을 뿐 나병을 치유하기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것이 율법의 한계입니다. 문제는 알지만, 해결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없는 것입니다. 생명 존엄을 말하면서 ‘개 식용 금지법’은 만들고 더 중요한 ‘낙태 금지법’, ‘사형금지법’에는 소홀할까요?

 

복음의 나병환자는 예수님께 와서 무릎을 꿇고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1,40). 하며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용기 있게 예수님 앞으로 나왔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를 인식했으면 해결 방법을 찾아야지요. 그리고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더 이상 다른 길이 없어서 마지막으로, 마치 물에 빠진 이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매달리는 간절한 심정으로 하소연하는 것입니다.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항복의 자세입니다. ‘저의 목숨은 당신께 달렸으니, 저를 살리든지 죽이든지 알아서 하십시오. 그저 저는 당신의 처분만을 기다립니다. 저로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습니다.’라고 애원하는 자세요, ‘한 말씀만 하십시오. 당신은 저의 주인이고 저를 고쳐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고 저의 희망이십니다.’ 하는 순종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이러한 간절함에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하셨고 곧바로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죄인이고 불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기 때문에 더욱 다가와야 하고 또 그 어떤 것도 장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랑과 자비로 감싸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분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주시는 분입니다.

 

사실 우리는 육체적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 영적인 나병을 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애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릎을 꿇는 자세는 우리가 주님께 나올 때 취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임에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우리가 앓고 있는 병에서 치유되려면 먼저 무릎을 꿇는 자세부터 배워야 하겠습니다. 주님, 당신께 온전히 의탁합니다.

 

무릎 꿇지 못하는 원인은 1). 자신이 믿는 주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2). 지금 자신이 어떤 병이 들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3).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주고자 하는 선물이 무엇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4). 교만함 때문이다. 교만한 자세란 목덜미가 뻣뻣한 자세이다. 몸이 굳어 있는 사람이고, 마음이 완고한 사람이다. 5). 하느님으로부터 자신이 받은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모르기 때문이다(성 바오로회 유광수 신부).

 

주님 앞에 무릎 꿇는 기쁨의 날 되시길 바랍니다. ‘더 큰 사랑을 담아’ 사랑합니다.

 

 

 출처: 신을 벗어라      원문보기▶ 글쓴이 : rap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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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4.01.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만나 | 작성시간 24.01.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참 | 작성시간 24.01.11 주님 앞에 무릎 꿇는 기쁨의 날 되게 하소서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4.01.11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1.11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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