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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용 신부 강론

2024년 2월 15일 나해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루카 9,22-25) <내 한 방울의 물을 어떻게 마르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4.02.15|조회수224 목록 댓글 6

2024년 2월 15일 나해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루카 9,22-25)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22-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22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내 한 방울의 물을 어떻게 마르지 않게 할 수 있을까?

사막 한 가운데 폐허가 된 주유소가 있고 그곳엔 물 펌프 하나가 유일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목이 말라 실신할 지경에 이른 나그네가 주유소의 물 펌프를 발견하고 달려갔습니다. 거기엔 바가지의 물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팻말이 있었습니다.

“이 펌프 밑에는 엄청나게 시원한 지하수가 있어요. 누구든지 이 펌프 물로 갈증을 해소하세요. 명심하세요. 펌프 앞에 놓인 바가지의 물은 절대로 마시면 안 돼요. 이것은 ‘마중물’. 잊지 마세요. 다음 분을 위해서 ‘마중물’을 꼭 채워놓고 가세요!”

우리 안에도 마중물 한 바가지가 있습니다. 이것을 잃지 않으려면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기처럼 됩니다. 모기는 자기의 생명을 잃지 않으려 남의 생명을 취합니다. 그렇다고 죽지 않는 게 아닙니다. 생존의 불안함 속에서 어떤 관계도 맺지 못하고 외롭게 죽어갑니다.

고등 동물이 될수록 한 바가지의 물, 곧 생명, 혹은 피는 관계를 맺는데 투자됩니다. 모든 관계는 피로 이뤄집니다. 피는 나의 돈, 먹을 것, 명예, 권력 등 내가 가졌다고 믿는 모든 것입니다. 그것들이 사라지면 사람은 죽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내어놓으면 가정이나 사회에 소속되게 됩니다. 그 관계가 나를 불안해서 해방해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가지려면 먼저 내어놓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이것을 제 나름대로 이름을 붙이자면, ‘마중물 법칙’이라 하겠습니다. 물을 부을 때는 마치 투자하는 것과 같습니다. 투자는 이익을 예상하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부은 물보다 더 많은 물이 나오리라는 희망과 믿음이 없다면 물을 붓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주는 사랑도 투자냐고 할 수 있습니다. 이익이 없는 투자는 없습니다. 분명 그 투자는 남편이나 사회, 혹은 자녀가 자라서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등의 이익을 줍니다. 양심의 칭찬도 있겠습니다. 이러한 투자가 천국을 만듭니다.

그런데 목숨은 하나뿐입니다. 어떻게 하나뿐인 목숨을 투자할 수 있을까요? 사실 모든 게 목숨과 연계됩니다. 돈과 명예, 먹는 것도 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로 시험을 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그 그릇에서 투자하는 게 몇 배로 나오느냐가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목숨도 투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 ‘삼사라’에서 어떻게 한 방울의 물이 마르지 않겠느냐는 화두를 던집니다. 그 방법은 바다에 자기를 던지는 것뿐입니다. 바다는 생명의 근원입니다. 사람은 저절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코디 리라는 청년은 자폐를 앓고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메리카 갓 탈렌트에서 우승하여 100만 달러를 어머니에게 선물합니다. 그는 어머니를 위한 노래를 불렀습니다. 어머니는 자신의 모든 것이고 빛이라고 합니다.

어린아이들도 부모에게 그렇게 투자할 줄 압니다. 자기 생명이 저절로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 원천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째서 하느님께 투자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그 한 방울의 물을 지키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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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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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4.02.1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남유나마리아 | 작성시간 24.02.15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들꽃1 | 작성시간 24.02.15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2.1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마리아로사 | 작성시간 24.02.16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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