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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순교할 수 있는 세 가지 영적 훈련/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05.24|조회수115 목록 댓글 3

◼요한 14,15~21

 
+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부활 제6주일 강론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지금 녹음하고 있는 이 시간은 일요일이 아니라 토요일입니다.
왜냐하면 순례 스케줄에 내일 미사가 오후 늦은 시간으로 되어있어,
미사 후 강론을 정리하여 유튜브에 올리면 너무 늦을 것 같아 미리 녹음합니다.
그래서 오늘 강론이 동영상이 아니고 녹음파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성경 어느 구절과도 모두 관련이 있지만, 80여 명이 순례하고 있기에 특히 ‘순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물론 내일 미사 강론에 해 드릴 내용도 이것입니다.
라이브냐 아니냐의 차이겠지요.
 
순교라고 하는 말에는 크게 육적인 순교와 영적인 순교가 있습니다.
육적인 순교를 피의 순교라 하고 영적인 순교를 땀의 순교라 합니다.
육적인 순교는 말 그대로 하느님을 위해 하나뿐인 생명을 버리는 겁니다.
또한 내가 내 몸을 움직여서 땀 흘려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도 육적인 순교입니다.
그리고 영적인 순교는 땀의 순교라 했죠? 무엇이 있을까요?
영적인 순교의 첫 번째 단추는 ‘화나는 것, 분노하는 것을 참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 큰 영적인 순교입니다.
제가 제 삶을 뒤돌아봐도 화나고 분노 날 때 참는 것은 참 힘들죠.
이 화내는 것을 참는 것으로부터 자기를 포기하는 첫 단추가 시작됩니다.
화내는 것은 어찌 보면 화나는 그 자체에 정의가 들어있는가 없느냐를 따지기보다 감정적인 문제입니다.
자기를 포기하는 것, 포기는 상실이 아니라 회복입니다.
또 영적인 순교의 두 번째는 ‘원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쉽지 않지요.
영적인 순교 세 번째는 ‘자기 악습을 이기는 것’입니다.
분노, 말, 음식, 성욕 이런 것을 절제하는 것이죠.
누구보다도 본인 자신이 자기 악습을 잘 압니다.
술에 늘 지는 사람, 술 안 먹으면 천사 같은데 술만 먹으면 그야말로 개처럼 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정신 나간 개처럼.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마귀가 그 알코올을 통해서 치고 들어오는 거죠
자기 악습을 이기는 것도 얼마나 큰 순교인지 모릅니다
 
한국 교회는 순교의 교회입니다
전 세계 교회가 한국 교회를 부러워합니다.
교구마다 신학교를 만들 정도로 사제들이 늘어나고, 수도원도 수백 명이 넘는 대형수도회가 한국에는 많이 있습니다.
물론 질적인 면에 있어서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제와 수도자의 영성, 또 수도 없이 많은 냉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한국 교회는 축복받고 있는 교회입니다.
그런데 이 축복이 현재의 우리가 잘해서 받는 축복일까?
아닙니다.
순교 선열의 피가 거름이 되어 많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이죠.
현재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열심하고 영적인 순교의 삶을 많이 하고 육적인 순교의 삶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순교’
말하는 데는 1초도 안 걸립니다.
그런데 순교자들이 순교하는 것은 쉬웠을까?
십자가에다 침 한번 뱉으면 살 수 있는데,
‘나 천주님 안 믿습니다.’ 말 한마디만 하면 살 수 있었는데,
내가 죽고 나면은 내 자식들은 부모 없이 거지가 되어 떠돌아다니는 그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을 터인데,
내가 배교 안 하면 나로 인해 내 부모들이 끌려올 것이고 내 친척들이 박해받을 것도 불 보듯 뻔한데.
그래도 배교를 안 했답니다.
 
그래서 분명한 것은 순교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인 훈련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과연 순교자들은 어떤 영적 훈련을 받았을까?
첫 번째 수계생활에 철저했습니다.
십계명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십계명의 골자는 하느님을 흠숭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도둑질 안 하고 간음 안 하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그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는 것에 철저했던 것입니다.
흉년이 들어 이방인들 동네에서는 굶어 죽는 이가 나와도
천주교 교우촌에서는 오히려 빵의 기적이 일어나 굶는 사람이 없을뿐더러 곡식을 모아 외인을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비록 귀동냥으로 배운 교리이지만 하느님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다가
혓바닥이 뽑혀 죽은 신자들도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소극적인 수계생활이 아니라 적극적인 수계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소극적인 수계생활이 뭡니까? 안 하는 겁니다.
도둑질 안 하고, 간음 안 하고, 거짓말 안 하고, 죄 안 짓는 겁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수계생활은 행하는 겁니다. 베푸는 겁니다.
 
두 번째로 우리 순교자들이 했던 영적 훈련은 기도 생활에 철저했습니다.
다른 말로 신공 생활을 철저히 했습니다.
당시 무슨 기도서 책이 있었겠습니까?
다 일일이 손으로 베끼는 그런 시대였습니다.
기도서 책도 없이 일일이 손으로 써서 외우고, 또 대부분은 글을 모르기에 귓전으로 들어서 외우는 기도문이었지만
아침저녁 기도, 삼종, 식사 전후 기도를 철저히 했습니다.
하루에 노동으로 파김치가 되어도, 포졸들에게 끌려다닐 때라도 기도만큼을 놓지 않았던 겁니다.
감옥 안에서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내용이 뭔지 압니까?
배교하지 않고 순교하게 해달라는 기도였습니다.
당하는 고문이 고통스럽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어떤 고통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만,
제 입에서 주님 모른다고 하는 베드로의 약한 모습이 안 나오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겁니다.
 
세 번째로 순교자들은 전교 생활에 철저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대놓고 전교할 수 없던 시절, 그런데도 하느님 나라와 천국을 알리기 위해서 옹기 장사하면서 집집이 다니며 전교했던 겁니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전교였습니다.
과연 나는 세례받고 이제까지 몇 영혼이나 하느님께 인도했던가?
각자 대답하십시오.
여러분이 권면해서 냉담하던 사람이 몇 사람이나 성사 보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뒤돌아보십시오.
내 주변에는 내가 조금만 노력을 해도 교회로 올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내 무관심 때문에 입교시킬 수 있는 사람을 입교 못 시킨다면 이것은 분명 심판 거리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신앙 선배들은 간단히 묵상한 세 가지 영적 훈련을 통해 모진 고문을 이겨내고 순교할 수 있었던 겁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첫 번째 수계생활에 철저했고,
두 번째 어떤 일이 있어도 빠뜨리지 않고 철저한 신공 생활했고,
세 번째 전교 생활에 철저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영적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놓는 순간이 오더라도
두려움 없이 담대하게, 당당하게 배교하지 않고 하느님을 증거하며 천국으로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영적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천상에 계신 순교성인 성녀들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여러분 사랑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2023년 부활 제6주일 (5/14)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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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리스트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5.2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5.2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kksu | 작성시간 23.06.1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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