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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어떻게 좋은 땅이 될 수 있을까?/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07.17|조회수288 목록 댓글 4


 
■마태오 13,1-9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정말 근래 보기 드물게 많은 비가 왔습니다.

또 많은 인명 피해도 있었고요.

아무튼 사람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연의 재해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없고 무력하기 이를 데 없는가를 절실히 깨닫습니다.

오늘은 주일이지만 교우들이 없이 저 혼자 미사 드리는 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겠습니다.

그 유명한 씨 뿌리는 비유입니다.

농부는 많은 열매를 기대하면서 심고 가꿉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우리에게 좋은 열매를 분명히 기대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은 좋은 열매 맺고 계십니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씨 뿌리는 비유는 한국의 농사법 기준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됩니다.

술에 취해서 씨를 뿌리지 않고서야, 길 위에 돌밭에, 가시덤불에 또 흙 위에 중구난방으로 씨를 뿌릴 수 있을까?

예수님 당시 유대의 땅에서 씨 뿌리는 방법을 우리들이 이해하면 그래서 엉뚱한데 씨가 뿌려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씨를 뿌렸냐면, 씨를 넣은 자루 한쪽 귀퉁이에 구멍을 내고 그 자루를 나귀에 싣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씨를 떨어뜨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씨는 밭에 뿌려지기도 하고, 또 나귀를 끌고 이 밭에서 다음 밭으로 옮기는 도중에 길가에 뿌려지기도 했고,

돌밭이나 가시덤불에 떨어지기도 했던 겁니다.

 

오늘 복음에는 ‘길 위’에, ‘돌밭’ 위에, ‘가시덤불’ 사이에 또 ‘좋은 땅’이라고 하는 네 종류의 마음이 나옵니다.

첫 번째로 길가에 떨어졌다고 하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마귀가 와서 그 말씀을 빼앗아 가버린 마음을 얘기합니다.

그래서 구원받지도 못하고 믿지도 못하는 겁니다.

이 종교 저 종교 기웃거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길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버린 사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들은 말씀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 상처가 사실은 세월이 지나면 굳은살이 됩니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다 보니 온몸이 굳은살 천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무리 좋은 크림이나 스킨 등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어떤 것을 발라도

이미 돌처럼 굳어져 있는 피부이기 때문에 효과가 없듯이,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들은 마음을 닫아걸고 있습니다.

또 다른 상처를 받기가 두렵기에 딱 닫아걸고 있습니다.

또 자기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굳어진 마음도 있습니다.

자기가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그 마음 때문에 굳어진 마음이 있죠.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처럼 자신의 의로움으로 스스로 문을 닫아버리고 굳어진 마음이 있다는 겁니다.

마귀는 이런 마음에 뿌려진 씨앗을 빼앗아갑니다.

마귀는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마귀와 싸울 수 있는 것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맞서는 것뿐입니다.

베드로1서 5장 8절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라고 나옵니다.

여러분의 원수 마귀는 우는 사자처럼 돌아다니며 삼킬 사람을 찾습니다.

여러분의 그 굳어진 단단한 마음이 성령의 역사로 깨어지기를 축복합니다.

에제키엘서 11장 19절 ‘나는 그들의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워 버리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라는 말씀이 있듯이,

성령님이 오시면 돌같이 단단한 마음들이 깨어지고 살 같이 부드러운 마음이 될 것을 믿습니다.

 

두 번째로 돌밭 위에 떨어졌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겠습니까?

처음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기 때문에 타버리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소위 냄비 신앙이라고 그럽니다.

양은 냄비는 쉽게 달궈졌다가 쉽게 식습니다.

처음에는 말씀을 받고 잘 자라는 것 같다가도 시련과 어려움이 오면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믿음은 교리적인 믿음과 체험적인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밭 위에 떨어진 것 같은 마음의 소유자들은 체험적인 믿음에만 의존하고 삽니다.

바탕이 없습니다.

기본적인 교리가 중심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이라든지 자기의 체험만이 신앙을 이끌어가는 주춧돌이 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쉽게 허물어뜨릴 수가 있습니다.

시작은 잘하다가 시간이 지나 힘든 일, 어려운 일을 만나면 말씀 따라 사는 것을 포기합니다.

식물이 자라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수분과 자양분입니다.

시련 당할 때 뚫고 나갈 수 있는 수분과 자양분 같은 좋은 스승이 필요합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좋은 사제가 필요하고, 좋은 부모가 필요하고, 좋은 남편과 아내가 필요합니다.

좋은 친구가 필요하고, 좋은 교우들, 또 좋은 책이 수분과 자양분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세 번째로 가시밭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은 들었는데 세상의 걱정과 부와 쾌락에 사로잡혀서 자라지 못하고

열매 맺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마음에 잡초가 너무 많아서, 너무 근심 걱정이 많아서 말씀의 씨가 조금 자라다가

그 말씀의 씨보다 더 빨리 자라는 잡초에 숨이 막혀서 죽어버리고 맙니다.

당연히 열매를 맺지 못하겠죠.

놀랍게도 말씀의 싹이 자라는 속도가 잡초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마음속에 있는 걱정의 잡초, 욕심의 잡초, 쾌락의 잡초에 사로잡혀 있으면 늘 마음은 흔들립니다.

욕심의 잡초에 사로잡혀 있으면 늘 더 갖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해방이 되지 못합니다.

쾌락의 잡초에 빠진 사람은 술이라든지 도박이라든지 그리고 음란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쫙 퍼져 있기 때문에,

이런 잡초들 때문에 절대로 열매를 맺지 못할 겁니다.

늘 힘들게 살 겁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간직하고 인내해서 좋은 열매를 맺는 마음을 뜻합니다.

좋은 마음은 세 가지의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좋은 마음은 흡수성이 있습니다.

마치 필터가 있는 스펀지 같이 말씀을 받아들입니다.

때로는 마귀가 위장하여 들려주는 말씀은 분별력의 필터를 통하여 정확히 걸러내고 하느님의 말씀, 성령의 말씀만을 흡수합니다.

두 번째로 좋은 마음은 인내성이 있습니다.

인내는 바위 위에 떨어진 씨앗에게는 없습니다.

인내는 가시덤불 위에 떨어진 씨앗에게는 없습니다.

인내심은 길 위에 떨어진 씨앗에게는 없습니다.

인내는 말씀을 붙잡고 끝까지 머무르면서 버티는 힘입니다.

인내하며 말씀을 지키면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의심하지 않고 말씀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살면 축복을 주실 것이라 그 믿음을 갖고 인내하는 겁니다.

세 번째로 좋은 마음의 세 번째 특성은 집중성입니다.

다른 말로 집중력입니다.

이것은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앗에게는 당연히 없습니다.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는 마음에 잡초가 많아서 말씀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잡초에게 일순위를 빼앗깁니다.

집중력은 욕심의 잡초, 근심의 잡초를 제거해서 오로지 말씀에 집중하게 합니다.

이렇게 좋은 마음 좋은 밭이라고 하는 것은

첫 번째 흡수성이 있고요,

두 번째 인내력이 있고,

세 번째 집중력이 있는 마음이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땅입니다.

 

자, 그러면 어떻게 좋은 땅이 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성령님의 역사에 의지하는 겁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부드럽게 바꿔주셔야 합니다.

‘성령’ 하면은 세 가지의 특징이 살아납니다.

불, 물, 바람입니다.

불같은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면 우리 마음에 더러운 잡초를 태웁니다.

물 같은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면 우리 마음에 더러운 잡초를 씻습니다.

바람 같은 성령의 역사가 일어나 우리에게 새로운 생명력이 일어날 것입니다.

좋은 땅이 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반복적인 말씀 훈련이 필요합니다.

말씀을 읽고 듣고 쓰고 마지막에는 실천하는 겁니다.

한 번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은 들을 때마다 새로운 보물이 나옵니다.

진주를 캘 때도, 루비를 캘 때가 있고 에메랄드를 캘 때가 있고, 어느 때는 다이아몬드를 캘 때가 있습니다.

한 번 듣고 좋다 하여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은 거듭거듭 반복해서 내 마음과 내 골수를 꿰뚫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좋은 땅이 될 수 있는 것은 조건은 하느님 앞에 나약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임을 고백합니다.

하느님 말씀에 무릎을 꿇는 겁니다.

하느님보다 내 지혜가 뛰어나지 않음을 겸손하게 고백하는 겁니다.

 

간단히 말씀드렸지만, 이 세 가지가 좋은 땅이 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첫 번째 성령님의 역사에 의지해야 한다.

두 번째 반복적인 말씀 훈련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세 번째 주님 앞에 인간임을, 다시 말하면 죄인임을 겸손하게 고백해야 한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이고 뭐라 그랬습니까?

하느님보다 내 지혜가 뛰어나지 않음을 고백하는 그 마음이 바로 좋은 땅, 좋은 마음이 될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 오늘 제가 한 17분 정도 비유에 대해서 아주 간결하나 분명하고 정확하게 정리를 해드렸습니다.

오늘 들으시고 여러분 나름대로 정리하시고 새기셔야 합니다.

나는 과연 이 네 가지의 땅 가운데 어디에 속해 있을까?

길바닥 같은 마음인가, 가시덤불 같은 마음인가, 돌 같은 마음인가 아니면 기름진 그런 밭 같은 마음인가?

 

우리들의 목적은 분명히 분명합니다.

좋은 밭이 되려고 하느님 믿고 있고, 좋은 밭이 돼야만 우리는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지상에서 천국의 맛을 또한 느끼게 될 겁니다.

거룩한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또 혹시 물 때문에 피해입으신 분들 하느님께서 위로해 주실 것을 또한 믿습니다.

여러분들 영원에 영원을 더하여 사랑합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이들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2023년 연중 제15주일 (7/16)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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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7.1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창수선화 | 작성시간 23.07.18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7.1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충주 헬레나 | 작성시간 23.07.20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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