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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3.09.01|조회수138 목록 댓글 4

◼마태 16,13-20
 
+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오늘 오신 분들은 서울방이고 28분 오셨습니다.
어제 잠들 잘 주무셨습니까?
잘 잔 사람이 나타나면 큰일 납니다.
아무튼 여러분들은 소풍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예약하고 그토록 오고 싶던 미사입니다.
지난 8월 9일로 정원 공사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정원은 현재 진행형이죠.
아무리 공사를 잘 끝냈어도 전부 살아있는 생물이라 어떻게 가꾸냐에 따라 정원은 달라질 겁니다.
시공업체 사장님도 그런 얘기를 해요.
정원을 이쁘게 만들어 놓았는데 1년 후에 가보면 풀밭이 되어 있는 정원도 많고 또 어떤 정원은 생각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풍요로워진 정원도 있더라. 그런데 그런 정원은 드물더라.
 
공사가 미뤄지다 보니 100여 종의 꽃을 가장 더울 때 심었어요.
이렇게 더울 때 심으면 한 50%는 죽어요.
근데 지금은 1%도 안 죽었어요.
스프링클러 장치가 밑에 설치되어있고, 사제관 주변에 있는 꽃밭은 아침저녁 자동으로 물을 줍니다.
그렇기에 다 살릴 수가 있었죠.
현재 심어진 꽃들은 여름이랑 가을꽃들입니다.
봄꽃은 내년 이른 봄 아니면 가을에, 튤립은 늦가을 정도 다시 심어야 하겠죠.
언젠가 제가 강론 때 여러분 집에 사철 꽃이 예쁜 것 있으면 갖다 심으시면 된다고 한 적 있어요.
그런데 땅바닥에 기는 꽃이 있고, 그보다 조금 더 키가 큰 꽃이 있고, 더 큰 꽃이 있죠.
그러니 그런 꽃이 있으면 밤에 몰래 심어 놓고 가지 마시고, 저에게 주면 제가 알아서 적재적소에 심겠습니다.
 
8월 9일 공사가 끝나고 제가 카페에 사진을 찍어 올렸죠.
이 시공업체가 30대로 너무너무 기특한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거기다 내가 글을 뭐라고 적었냐면 ‘이 정원은 나 혼자 보려고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세운 정원이 아닙니다.
누구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내 허락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지나다 아니면 가족들끼리 일부러라도 와서 혼자 기도하고 머물다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집안에는 들어오시기가 어려워도 이 집안에 수많은 성인 성녀들이 계신 것을 생각하며 집을 향해 기도하셔도 되고
또 성모님상 앞에서 기도하셔도 될 겁니다.’
그래서 이 집 전체가 일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그랬습니다.
물론 제가 뭐 풀을 뽑고 있다가 만나면 안수라도 드리겠죠.
그런데 그 강론이 나간 다음 거의 하루에 20명 이상씩 다녀가십니다.
저는 유리창에서 내다 다 봅니다.
몇 사람은 내 사진에도 찍힌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번에 어느 부부 두 분이 오셨는데 그때는 점심시간이었어요.
늦게 점심을 해 먹고 내려다보니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겁니다.
그런데 치마 입었으니 얼마나 아파요?
다 돌이어서 되게 아플 텐데, 거의 한 20분 이상을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어요.
그리고 또 그 앞에 의자에 앉아서도 한 30분을 기도하고.
위에서 쳐다보면서 너무 그 모습이 아름답고 성스러워서 유리창을 열고 좀 들어오라고 내가 차 한 잔 주겠다고 하니
그분들은 너무 기뻐하는 거죠.
신부님 만날 생각도 못 했는데.
그래서 ‘자기 사랑은 자기가 찾게 되어 있다, 그렇게 이쁘게 기도하니까 축복이 내리는 거다’ 하면서
차 한 잔 주고 안수도 해주고 헤어졌습니다.
 
어제가 토요일이었죠
어제는 참 제가 바빴어요. 정말 바빴어요.
오전에는 목사님 두 분, 장로 7분 권사님 몇 분이 오셨어요.
그분들은 내가 서운동 성당에 있을 때 청주에서 제일 오래된 제일교회의 목사님과 장로들입니다.
그 제일교회 안에 천주교 신자 순교터가 있어서 그 안을 내가 다 꾸며줬거든요.
어제가 바로 꾸민 지 2주기 되는 해라 장로들이 꾸며주신 신부님한테 가서 인사드려야 되는 거 아니냐 하며 오신 겁니다.
그분들도 제 유튜브 다 들어와서 정원 소식을 다 아세요.
그래서 떡이랑, 떡도 위에 전원주택 다 돌리라고 가져오시고, 또 혹시 성모님 앞에 꽃바구니 보셨어요?
거기 제일교회라고 적혀 있죠.
아마 처음 오신 분은 교회에서 어떻게 꽃바구니를 가져다 놨나 하셨을 거예요.
어제 그분들 올라와서 성인 유해 앞에서 큰절하셨어요.
같이 사진 찍고 감곡 가서 제게 식사 대접해 주시어 잘 먹고,
그다음에 우리 신자가 운영하는 궤짝이라는 곳에서 차를 마시고 헤어졌어요.
장로 한 분이 저한테 차를 마시면서 사실 정원이라고 해서 조그만 전원주택 앞마당에 꽃을 많이 심어 놨나보다 생각하고 왔대요.
그런데 와보니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 것을 보고 ‘신부님이 역시 그렇구나’ 했대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장로님, 제가 이제껏 성지에서 만들어 놓은 정원 중에서 제일 조그마한 정원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정원이 작을수록 더 어려워요.
그리고 거기서는 신자들의 후원금으로 전부 했잖아요.
여기는 저 혼자 다 해결해야 하니 많이 힘들었죠.
앞으로 정원은 만들어져 갑니다.
그래서 저 정원은 디자인할 때 현대식 정원으로 했습니다.
잔디밭은 단 한 평도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이 가든이죠.
사막 같은 그러면서도 식물원 같은 그런 느낌이 들게끔, 땅 위에 매트를 전부 다 깔고 그 위에 마사도를 깔았습니다.
마사도를 깐 이유는 잡초를 덜 올라오게 하는 것도 있고요.
두 번째로는 여러분들이 발지압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미사 끝나고 맨발로 올라가 보세요.
몸이 많이 안 좋으신 분들은 그 위에 올라서자마자 ‘아’ 소리를 내요.
발바닥에 장기가 다 연결이 돼 있죠.
그런데 건강한 사람은 성큼성큼 걸어 다녀요.
식수대도 만들고 식수대 밑에 발 닦는 곳까지 전부 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제 머릿속에 그려졌던 것이 재현됐는데 원래와는 조금 달랐어요.
작년 가을 견적보다 올봄 견적이 2배가 뛰었어요.
시공비, 인건비부터. 그래서 조형물 같은 것을 제가 많이 포기했죠.
원래는 십자가 제대 앞쪽으로 물 수반을 흐르게 해서 물이 계속 돌고 친교하는 장소에서도
발 담글 수 있는 장소까지 만들고 싶었어요.
또 계단 내려오는 곳에도 성체 형상으로 조형물 같은 것도 생각했었는데 포기한 겁니다.
 
매괴 장미 보셨습니까?
저 장미는 제가 감곡에 있을 때 찾아내어 감곡 성당 앞마당에 매괴밭을 만들었어요.
우리 경남방장인 하늘호수 마리아가 진주에서 큰 화원을 하는데 특별한 재주가 있어요.
그 양반은 죽은 것도 살릴 정도로, 그 양반한테 몇 뿌리를 줘서 꽃을 많이 피웠어요.
저기 있는 매괴꽃들은 10년 동안 조그만 화분 속에 살던 애들이에요.
저렇게 땅에 심으니까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넓은 땅에 아름다운 꽃을 마구 피워내고 있어요.
올해는 쟤네들이 몸살을 앓기 때문에 향기까지 낼 힘이 없을 거예요.
내년부터는 샤넬 5는 저리 가라예요.
이 세상에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향기가 있는 장미가 있을까 할 정도로 아름다운 향기를 뿜어낼 겁니다.
매괴 장미는 덩굴이지만 놀랍게도 속이 꽉 찬 홑장미가 아니라 겹장미입니다.
그것이 특징이죠.
루르드 성모님상 발밑에도 매괴 장미 덩굴이 있어요.
여기엔 감곡에 계신, 총알을 7번 맞은 몸에 성모 7고를 갖고 계신 매괴 7고 성모님을 모셨습니다.
그리고 제 식탁에서 내려다보면 예수님과 성모님이 보이는데 올해 얼마나 덥고 뜨거웠습니까?
하지만 그분들을 보면 에어컨을 틀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성모님 머리 위에 그늘을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처음에는 기둥을 세워서 이렇게 천을 덮을까 했는데 너무 펄럭거릴 것 같고,
거기다가 깻잎 모양으로 양산을 씌워드릴까 하다, 그래도 성서와 관련 있는 올리브 이파리로 만들었어요.
하여튼 상체엔 그늘이 지고 겨울에도 눈을 안 맞으시니 이제 내가 편안해진 거죠.
 
부활 십자가의 예수님도 보셨죠?
살포시 웃고 계시죠. 성모님도 살포시 웃고 계시고.
그 앞에는 전부 서치라이트가 설치돼 있어요
여기는 등을 켜면 참 아름다워요.
아무튼 이런 것들을 저는 예상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혼자 즐기려고 만든 정원이 아니겠죠, 많은 분이 와서 ‘좋다, 너무 편안하다.’
돌아갈 때는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둘러보시니까 좋죠?
그리고 가실 때 반드시 저 느티나무를 한 번씩은 안으세요.
500년 전 심어진 느티나무이고 이 근방 30리 안에 있는 느티나무들의 엄마입니다.
길 가다가 정자에 있는 느티나무의 엄마 나무, 모목이라 그러죠.
그리고 옛날에는 이 밑에 집이 한 10채 정도가 있었는데 이 나무가 이 동네를 지켜주는 당산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이 되면 수박도 갖다 놓고 떡도 갖다 놓고, 한양가서 공부하고 있는 아들을 위해서
할머니들이 와서 기도도 하던 좀 영험이 있는 나무고, 500년이 됐지만 얼마나 건강한지 모릅니다.
근육이 있는 큰 장정이 팔을 뻗치고 있는 느낌입니다.
잔가지 끝에도 이파리가 다 싱싱하게 붙어 있어요.
원래 몇백 년 되면 나무는 반쪽은 썩어나가고 허리가 굽어지니까 쇠로 바쳐요.
그런데 얘는 그냥 끄떡없어요.
그리고 뿌리가 다 주차장 밑으로 들어가 있어 아스팔트 주차장을 포기했어요.
그래서 돌을 깔아서 느티나무한테 해가 되지 않게 했죠.
그리고 가을에 오시면 정말 아름다운데, 저는 느티나무가 황금색으로 단풍이 드는 것을 처음 봤어요.
저는 가는 성당마다 느티나무가 있었기에 이름이 ‘느티나무 신부’로 저절로 붙은 건데
작년 가을에 보니 이 느티나무 잎이 노랗게, 마치 은행잎처럼 너무 아름다웠어요.
특이해요.
 
공지 시간에 할 이야기를 지금 다 해서 강론을 생략하면 좋겠지만, 생략하지 않겠습니다.
서울 방장, 신자들이 김웅열신부를 뭐라고 얘기합니까?
(대답) 영혼의 아버지, 그리고 성령으로 움직여서 나의 삶을 바꾸는 신 분
참, 내가 다시 또 질문할 게 없네.
그러면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하는데 방장은 나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답) 저도 같습니다. 저를 움직이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형제님은요?
(대답) 저는 성령이 가득한 신부님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신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신부님 강론을 들어보면 가슴 깊이 와닿는 말씀으로 가득 차 있으세요.
 
너무너무 황송하고 고맙죠.
사목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 몇 개 있었어요.
첫 번째, ‘교우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두 번째, ‘전에 사목하던 성당의 신자들 기억 속에 내가 어떤 사제로 남아 있을까?’
그리고 세 번째는 ‘내가 피정시키고 강론했던 그 수많은 하느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열매를 맺고 있을까?’
그 세 가지가 항상 가만히 있으면 들려오는 질문이에요.
40년 동안을 내가 목이 망가질 정도로 많은 피정 지도를 했고,
테이프, CD, 유튜브, 평화방송 등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했겠습니까?
그런데 과연 그것을 듣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 열매를 맺고 얼마나 변화되었을까?
저는 희망적으로 많은 분이 변화되었을 거라고 믿고 싶어요.
그러지 않는다면 제가 너무 억울하죠. 그렇죠?
 
내가 이런 질문을 왜 던지는가 하면 오늘 예수님의 마음이 그 마음이에요.
예수님의 마음을 우리는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죽음을 앞두시고 당신이 누구고 어떤 존재인가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것이 궁금하셨을 거예요.
세상 떠날 때가 됐는데, 3년 동안을 열심히 말씀과 수많은 기적을 통해서 당신이 분명히 어떤 분인지를 보여주었건만
과연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 이겁니다.
그것은 마치 조금 전에 얘기한 대로 몇 년 동안 열심히 일한 사제가 그 성당을 떠나면서
자기가 오기 전보다 더 성화 된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똑같을 것입니다.
이해되시죠?
그래서 먼저 예수님은 조심스럽게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본인이 평가받는다는 것은 되게 조심스러운 일이에요.
그래서 뭐라 물어요?
아까 내가 물었듯이 ‘얘들아,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그래?’ 조심스레 묻죠.
하지만 원하는 답이 나왔어요? 안 나왔잖아.
세례자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예레미야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마 예수님은 그 말 듣고 얼굴이 어두워지셨을 거예요.
이 세 사람은 뭐예요? 메시아가 오기 전에 준비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이 양반들이 준비했던 그 메시아가 3년 동안 앞에서 살았는데, 예레미야 같은 사람 세례자 요한 같은 사람이라 하니,
한마디로 사람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본 것이 아니라 메시아가 오시기 전에 준비하러 온 예언자 정도로만 본 겁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예수님은 ‘아유 그래도 마술사로 안 본 것만 해도 다행이야.’ 하셨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에는 마술사가 많았어요.
코에다가 연기를 집어넣고 마귀 쫓는다는 사람도 어쩌다 아다리가 맞으면 유명한 치유 마술가가 되었죠.
그러니 예언자 정도로만 봐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하셨겠죠, 씁쓸하게.
그러면서 이제 예수님은 내 손으로 내가 뽑은 놈들이고 누구보다도 곁에서 내 숨소리까지 들은 내 사랑하는 12제자,
얘네들은 알지 않을까 생각하셨겠죠.
그래서 예수님은 실망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지만 그래도 제자들은 다르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선을 제자들에게 돌리셨죠.
그런데 제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지라, 예수님이 자기를 쳐다보니까 다 고개를 돌리는 거예요,
자기한테 질문할까 봐.
고개 숙이고 괜히 긁적거리고 예수님의 시선을 피한 채 두려움에 침묵이 흘렀을 겁니다.
예수님은 허공을 쳐다보면서 ‘그러면 사람들이 아니라 내 제자들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죠.
다들 긴장을 했고 어느 누구도 대답을 먼저 할 수가 없었을 거예요.
그 분위기라면 그렇겠죠.
첫 번째가 분명히 틀린 답인 걸 알았기 때문에, 주님이 원하시는 그 답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런데 베드로가 누구야? 그냥 밀고 나가는 인간 아니에요?
또 열둘 가운데 제일 맏이죠. 맏형 노릇을 해야 한단 말이에요.
베드로가 맏형답게 해결사 노릇을 하죠, 뭐라고 그래요?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냥 감동의 쓰나미가 막 밀려오는 거야.
이 한마디에 예수님은 안도의 한숨을 쉬십니다.
적어도 이 열둘 가운데 하나는 당신이 누구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이 말을 했던 그 베드로의 입술에 침이 마르기도 전에 몇 번 배반해요?
세 번 배반하죠.
‘나 저 사람 누군지 몰라요.’
‘너 한패지?’ ‘나 누군지 몰라요.’
그래서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지키고 행하는 것은 달라요.
여러분들이 내 강론을 아무리 열심히 적고 노트하고 머릿속에 기억해도 그것을 행하려고 할 때는 큰 벽이 있어요.
쉬운 게 아니에요.
베드로 사도는 100점짜리 답을 했죠.
예수님이 너무 행복했지.
이렇게 제대로 말을 한 베드로 사도에게 두 가지 축복을 주세요.
‘첫 번째 너는 이제부터 이름을 바꿔야 한다. 이제부터 너는 반석이다. 시몬이 아니라 피터 베드로다.’
두 번째 축복은 뭐예요? 하늘나라의 열쇠를 여는 사제권을 주셨죠.
‘네가 이 땅에서 메어 있으면 하늘에서도 매어 있을 것이고, 이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려 있을 것이다.’
천국 들어가는 열쇠를 준 거예요.
열쇠는 베드로에 대한 신임이자 그에게 권한을 부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죠.
옛날에 곳간 열쇠 아무한테 안 줬죠?
며느리 꼴 보기 싫으면 며느리한테도 안 맡겼어요.
시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옆구리 차고 살았어요, 며느리가 친정으로 쌀 같은 거 퍼 간다고.
정말 믿는 사람한테 열쇠를 주든지 아니면 금고 번호를 알려줬을 거예요.
여러분들 우리 집 정문에 번호 몇 번인지 다 아시죠?
나는 혹시 누가 또 안다고 그럴까 봐 깜짝 놀라서 오늘 당장 바꿔야 하나 했죠.
다시 말하면 열쇠를 준다고 하는 것은 교회를 통치하고 사제권을 부여받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아무튼 베드로는 이 말 한마디 잘해서 어마어마하게 큰 상을 받아요.
 
여러분들,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 정확히 아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거죠.
제가 가끔 피정 때 십자가를 보면서 누구시냐고 물어요.
그러면 신자들은 ‘예수님이죠’ 해요.
그럼 내가 뭐라고 얘기해요? 지나가는 거지도 그건 다 안다.
천주교 신자들의 입에서는 정확한 답이 나와야 한다. 따라 하라고 합니다.
따라 해 보세요.
성부께 죽기까지 순종하신 메시아이신 그리스도입니다.’
순종이라고 하는 단어가 빠지면 의미가 없고, 또 뭐 하기까지?
손가락 하나 잘라주기까지나 내 재산 내어주기까지 아니야. 죽기까지.
누구에게? 성부께.
성부께 죽기까지 순종하신 메시아이신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대한 정답이에요.
이것을 우리들이 외우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누구한테든 설명해 줄 수 있어요.
신자 아닌 친구들도 다 예수라는 거 알죠?
그런데 이방인들이 아는 정도로 끝낸다면 우리가 창피한 거예요.
설명할 때 ‘성부께 죽기까지 순종하신 메시아이신 그리스도가 저 바로 십자가에 있는 저분이야.’
 
지금 이 말에는 모든 신학과 교리가 함축되어 있어요.
그것을 하나씩 설명해 주면 되죠.
‘성부께’ 하면 삼위일체 얘기를 해줄 수 있죠.
‘순종’하면서 향주 삼덕 이야기도 나올 수 있어요.
아무튼 이렇게 우리는 이론적으로 적어도 누가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가르쳐준 것을 머릿속 돌에 새겨 놨다 하더라도 이거보다 더 중요한 건 뭐예요?
예수님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증거하고 고백해야 해요.
그게 더 중요하죠. 아멘.
우리는 처음에는 예수님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 알려준 지식을 갖고 있죠
교리반 선생님이 알려줬고, 유튜브에서 김웅열 신부가 예수님에서 알려준 지식을 갖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 지식이 머릿속에 있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한 크리스천은 아니라는 얘기죠.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고백해야 해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교리적인 체험이 있고 체험적인 교리가 있어요.
 
어떤 할머니한테 물었어요.
‘할머니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에요?’ 그랬더니 돌아가신 우리 시아버지 같은 분이래.
왜요? 그랬더니 그렇게 자기를 위해줬대.
실수하고 시어머니가 막 그냥 혼내는데 그 앞에 가로막아 서셨대요.
울면 등 두들겨 주었던 분이 시아버지래요
그 할머니가 참 재미나게 얘기했어요.
자기가 그렇게 방귀를 잘 뀌었대요.
밥상 들고 들어가다 뿡 하고 나오면 시어머니가 눈을 부라리면서 ‘이년이 미쳤나.’ 하면,
‘아이고야, 며느리 방귀는 달다.’ 하며 위기를 넘겨주셨대요.
그리고 아이가 10년 만에 나왔대.
그러니 그 옛날에는 얼마나 구박했겠습니까? 아이 못 낳는다고.
시어머니는 애를 데려오든지 딴 여자라도 얻어야 하는 거 아니냐 해도
시아버지는 ‘기다려. 기도하면 하느님이 주실 거야.’
자기는 예수님 보면 시아버지 얼굴이랑 똑같아.
이것은 교리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예수님 모습이죠.
 
또 어떤 자매한테 물었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심는 대로 주시는 분’이래요.
탁 와닿더라고요.
그리고 또 어떤 어린아이한테 물었어요.
그랬더니 하늘에서 수도꼭지를 틀었다가 잠갔다 하시는 분이래요.
비가 안 올 때 비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면 비를 주셨대.
그 비가 너무 와서 장마가 지면 비 그치게 해달라면 비를 그치게 해줬대요.
유치원 다니는 아이 입에서 예수님을 그렇게 표현해요.
 
우리는 특수한 환경과 다른 처지에서 저마다 예수님을 체험합니다. 아멘.
인생의 여러 상황에서 내가 체험했던 예수님의 조각 조각들을 모아서 붙인다면
나중에 세상 떠날 때 예수님의 모습이 하나가 만들어질 거예요.
시아버지 같았던 예수님, 수도꼭지를 쥐고 계시는 예수님, 심는 대로 주시는 예수님
이런 것들을 다 모아놓으면 예수님의 모습이 하나가 만들어져요.
저는 여러분의 그 조각 가운데 아주 작은 예수님의 조각에라도 제가 있으면 좋겠어요.
사제들은 다 원하겠죠?
신자들의 기억 속에 예수님을 모자이크할 때 아주 작은 조각에 김웅열 신부가 들어가 있어서
예수님의 모습이 만들어지는데 그래도 기여했다면 그 사제는 잘살은 사제겠죠?
 
우리는 반대로 이제 여러분이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셔야 해요.
‘마리스텔라야, 너는 누구냐?’ ‘요셉피나야, 너는 누구냐?’
예수님이 묻는 거예요.
거기에 우리 대답을 해야 해요.
어떤 대답을 할지를 내 삶을 통해서 나와요.
제가 지난번 마지막 피정이 어디였죠? 노원성당.
테살로니카를 읽으라고 숙제를 드렸어요.
그리고 특별히 4장 3절이 바로 오늘 피정의 결론이라 했죠.
뭐가 나왔어요?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거예요.
여러분이 그렇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2023년 연중 제21주일 (8/26) 김웅열(느티나무
)신부님 강론

출처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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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손빈Youn | 작성시간 23.09.01 감사합니다
  • 작성자창수선화 | 작성시간 23.09.02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3.09.02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09.02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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