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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열 신부 강론

당나귀 타다 자빠진 김 신부/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신부

작성자하늘호수♡마리아|작성시간24.04.05|조회수143 목록 댓글 3

+찬미 예수님

주님의 이름으로 평화를 빕니다.

 

여기는 복사도 없고, 전례 준비해 주시는 분도 몇 분이 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원래 전례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지만 하나하나 생략할 수밖에 없는 것도 많죠.

예전에 시골 본당에 있을 때 성당 마당에서 성지까지를 축성하고 원래 성경에는 예수님이 나귀를 타고 입장 들어가셨죠,

그것을 좀 사실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시골이니 어느 교우 집에 나귀 한 마리가 있었어요.

그 나귀를 할아버지가 목욕시키고, 꽃단장해서 데리고 오셨어요.

그리고 저에게 올라타라는 거예요.

저는 이제 말 안 타요, 왜냐하면 미안해요. 내가 무거워서요.

난 내가 끌고 가는 줄 알았더니 성경에 예수님이 타고 들어가셨죠.

그런데 등 촉감도 별로 안 좋고, 올라탈 때 뭉클뭉클한 게 이상해.

나귀 목에 줄을 매달고 그 할아버지도 한복으로 딱 입으시고.

거기서 한 10m는 잘 갔어요.

잘 가다가 갑자기 벌이 나타나서 나귀 콧등을 콱 쏘니, 나귀가 막 난리 쳐요.

나는 어떻게 되겠어요?

아유, 뭐 상상하기도 싫어.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그냥 넘어진 것도 아니라 얘가 뒷발을 차면서 왔다 갔다가 하니 그냥 공중으로 붕 떠가지고 떨어졌는데,

아유 세 바늘인가 꿰맸어요. 성주간 첫날.

그래서 내가 항상 성지까지 축성할 때면 그 나귀가 생각이 나가요.

신부님들 만나서 농담할 때 나귀 타고 입성한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해요.

그런데 나귀를 잘 타고 왔으면 되는데 자빠지는 바람에 아주 꼴이 이상하게 됐죠.

 

예수님의 수난사를 보면 그분 죽음에 공모자가 된 여러 인물이 등장해요.

아무튼 어두운 협조, 어떤 공모자가 된 분들 서너 종류를 이야기할 텐데 저 중에 나는 속해있지 않나 생각해 보세요.

 

첫 번째 대사제들과 원로들이에요.

예수님 처형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들이죠.

대사제들과 원로들 왜 그렇게 죽이려고 했을까요?

그들이 볼 때 예수님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혁명가로 보였어요.

저 인간 그냥 놔뒀다가는 우리 다 쫓겨나겠다.

왜? 사람들이 예수님만 쫓아다닌단 말이에요, 그리고 기적을 일으키고.

우리는 꿈도 꿔보지 못할 일들을 하니까 ‘이거 우리 이러다 끌어내림을 당하게 했다.’

자기들의 기득권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인물로 봤던 겁니다.

특별히 어디에서? 성전 정화사건 아시죠?

거기에서 예수님이 장사꾼들을 내쫓으면서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꾼의 소굴로 만들지 말라 했을 때,

그때 대사제들은 죽일 결심을 한 겁니다.

‘더 놔뒀다가 안 되겠다. 저게 아주 갈 데까지 가는구나.’

성전세와 장사꾼들에게서 받은 자릿세, 그것이 바로 대사제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던 건데.

그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아주 위험인물 중에서 위험인물로 봤던 겁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는 눈엣가시였기 때문에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던 겁니다.

그래서 아무튼 첫 번째 등장인물들은 대사제들과 원로들,

 

두 번째는 누구냐? 예수님 팔아넘긴 인간 누구예요? 유다.

얼마 받고 팔아넘겼어요? 은전 몇 30냥.

요즘 내가 성경 강의하고 있는 것 아십니까?

요셉 이야기 끝났고 또 마지막으로 신약의 요셉 얘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요셉이 이집트로 팔려 갈 때 얼마에 팔린 줄 아세요?

요셉은 20냥에 팔렸지만, 예수님은 은전 30냥에 팔렸어요.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기면 얼마를 주겠소?’

유다스는 스승을 당시에 노예 한 사람값인 은전 30냥에 팔아넘겼습니다.

이처럼 돈에 대한 욕심은 사람을 눈멀게 하죠.

돈이 하느님인 사람에게 어쩌면 예수님 팔아넘기는 것은 일도 아닐 겁니다.

이 돈 때문에 밀고와 배신과 청부 살인이 인류 역사상 있어 왔던 겁니다.

유다스는 뭡니까?

자기가 원하는 모습대로의 예수님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유다스는 ‘내가 예수님 팔아넘겨도 분명히 자기 한 몸 건사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날 거다.

그러면 돈은 돈대로 주머니에 들어오고 예수님은 살아나신 거다.’

유다스는 12사도 가운데 총무로, 밥 먹을 때마다 책임져야 하는 게 총무죠.

지금처럼 예수님 돕기 후원회가 있던 것도 아니고 원래 보수들은 먹는 것 신경 안 쓰죠.

그런데 돈 있어야지, 장정 열둘이 얼마나 돈 많이 먹겠습니까?

그래서 늘 돈 때문에 머릿속에 꽉 차 있던 유다스였어요.

그러던 참에 그 약점을 알고 사제들이 ‘네 스승 우리한테 넘겨라, 30냥 주겠다.’ 넘긴 거예요.

유다스는 자기가 원하는 모양대로 예수님을 그렸던 거죠.

 

세 번째로 예수님의 죽음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은 누굴까요?

12사도예요.

여러분들 12사도가 예수님 왜 쫓아다녔겠습니까?

저분이 메시아인 줄 알고?

천만에! 출세 때문에 쫓아다닌 거죠.

그러니까 12사도 형제 어미가 와서 나중에 임금님 되시면 우리 아들은 내무부 장관,

우리 작은아들은 재무부 장관시켜 달라고 로비하지 않습니까?

예수님 쫓았던 수많은 군중만이 아니라 12사도 조차 예수님을 세속의 왕으로 본 거예요.

그런데 믿었던 왕이 맥없이 끌려가니 ‘아이고 우리 3년 동안 헛고생했어. 고향 가서 쪽팔려서 어째?

금의환향할 줄 알았는데 뭐야?’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다 도망갔잖아요.

베드로 사도도 ‘나 저 사람 몰라요.’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예수님 배반한 사람 먼 데서 찾을 필요도 없어.

12사도들이 예수님 죽인 대사제들을 원망할 필요도 없어.

12사도들이 자기 스승 버리고 도망을 쳤는데 또 말해서 뭐 해요?

현세적인 출세를 꿈꾸면서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제자들은 스승이 체포되자마자 자기들의 불이익을 피하려고

하나같이 도망을 쳤습니다.

그래도 제자 하나는 끝까지 버텼죠. 누구?

요한은 끝까지 성모님 옆에서 지켰잖아요.

신앙 때문에 어떤 불이익이라도 생긴다면 언제나 도망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죠.

여러분 아세요?

옛날 순교자들은 주로 하느님을 배반한 신자들에 의해서 밀고 당해서 죽었어요.

우리 천주교 신자들을 고발했던 사람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70%가 천주교 신자였다가 배교했던 사람들이었어요.

누구 집이 천주교 집안인 줄 다 알고 있단 말이에요.

어떤 불의가 와도 천주교 신자임을 밝혔던 교인들은 그야말로 집안이 다 망했죠.

그래도 지금은 그분들이 성인 성녀가 되셨잖아요.

세상에서는 힘들고, 온갖 고통을 당하고 살다가 목이 베어지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어도,

오늘날 우리들은 그분들을 성인이라고 부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성난 군중들.

그 성난 군중들 가운데는 오병이어 기적의 은혜를 받았던 사람도 있겠죠.

앉은뱅이였다 일어난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

나병 환자였다가 치유받은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

그 성난 군중들 가운데는 예루살렘 입성할 때 ‘호산나 다윗의 자손’을 외친 사람도 있었을 겁니다.

이제 우리 스승님이 드디어 왕으로 들어가시는구나 했더니 아니었거든.

은혜를 잊어버린 수많은 군중.

 

또 빌라도.

빌라도 역시 예수님의 죽음에 관여했죠.

빌라도는 예수님이 죄인이라고 여겼을까요, 아니었을까요?

아니었어요.

하지만 군중들이 바라빠를 살리고 예수를 죽이라 하니,

‘만일 예수를 살리고 바라빠를 죽이면 폭동이 일어날 거다. 폭동이 일어나면 진압 못 했다는 이야기가 로마까지 갈 거다.

그러면 내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네.’

그래서 예수님을 죽일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빌라도는 군중들의 폭동 우려 때문에 죽인 거예요.

 

이렇게 예수님의 죽음은 인간의 죄악들이 모인 공동 작품이죠.

이 성주간에 우리들은 죄에 대해서 죽고 새로 사는 길을 택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님은 바로 ‘너 때문에’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돌아가셨다.

이번 사순절 때 내가 피정을 많이 다녔고, 유튜브 강론에서도 이야기했죠.

40일의 세 가지 의미, 아시는 분에게 묵주 드릴게요.

 

성경에 첫 번째로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 나온다고 했죠.

노아의 방주에서의 40일은 정화와 심판의 의미에요.

그래서 이 40일 동안 우리를 정화 시키고, 남을 심판하는 것이 나를 심판해야 해요.

정직하게 위선의 옷을 다 벗어버리고, 나 자신을 심판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죠.

대답해 보세요. 40일간 얼마나 정화가 되셨어요?

 

두 번째로 40일은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십계명 판을 받기까지 걸린 시간이죠.

그 춥고 더운 산꼭대기에서 금식하면서, 그 결과 하느님의 이름을 들었죠.

‘나는 야훼다.’ 그리고 십계명 판을 받죠.

여기 모세를 통해서 나타난 40일은 은총을 받기 위한 준비 기간이에요.

부활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에요. 준비해야죠.

40일 동안 단식도 해야 하고 나름대로 희생도 찾아야 합니다.

옛날 우리 선배들은 사순 딱 되면 담배 피우던 사람 다 끊고 금주했어요.

여러분들, 은총 받기 위해 준비하고 사셨나요?

 

세 번째는 예수님에게서 40일의 의미가 나오죠.

광야에서 예수님을 통해서 나타난 40일 유혹과 시련의 시간이에요.

사순절 동안 어마어마하게 많은 마귀가 장난해요.

왜? 부활 못 하게 하려고.

 

이 세 가지가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에 계속 묵상해야 할 테마입니다.

첫 번째는 뭐라고 그랬어요? 정화와 심판.

저녁 기도할 때 오늘 내가 잘못한 것 내 자신이 심판해야죠.

그래야 내가 연옥에 가서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어요.

 

두 번째 은총을 받기 위한 준비, 본인이 찾아서 해야 해요.

이 세상에 다른 것은 다 양보하더라도 절대 양보하지 못할 것이 있어요.

신앙 그리고 기도하는 것 양보하면 안 돼요.

노는 것 때문에 기도 양보하면 안 돼요.

내 취미생활 때문에 나 기도 못 했다? 내 취미 때문에 기도를 뺏기면 안 되죠.

그리고 십자가.

이 세상 살면서 여러 가지 희생 공로를 쌓을 기회가 닥치면, 이 순간이 축복의 순간이구나 생각하고 해야죠.

그것은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열심히 희생 공로를 쌓은 사람은 연옥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예요.

그러나 이 세상에서 그런 것 싫다고 요리조리 피해 간 사람은 연옥에서 그거 다 받을 거예요.

내 십자가와 희생 공로만큼은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니고 남에게 양보할 것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 것 외에는 다 양보하고 사세요.

 

세 번째 40일은 시련과 유혹의 시간이다.

 

여러분들, 신부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40일 동안 헛되이 아무것도 한 것이 없네.

뭐 정화를 시킨 것도 없고, 정화는커녕 때만 덕지덕지 끼인 것 같고.

심판! 아이고 40일 내내 돈 떼먹고 간 그놈 욕하고 내 속 뒤집어 놓은 대녀 욕했네.

그리고 은총을 받는 준비 기간이라고 그러셨는데 준비를 뭐 했나?

평일 미사를 더 나간 것도 아니고 오히려 기도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네.

신부님 유튜브 강론은 잘 듣는다고 하더니 40일 동안은 듣지도 않았고.

40일 동안 왜 그렇게 유혹이 많고 시련이 많았는지 이제라도 잘 들으세요.

이제 며칠 남았어요? 부활이요. 일주일 남았잖아.

40일 동안 그 세 가지 아무것도 못 하고 살았다 해도,

오늘부터라도 이 일주일 동안만큼이라도 ‘내가 아무튼 단식하자, 저녁 안 먹는다’ 뭐 이런 식으로 찾아야지.

 

작년에도 부활이 왔으니, 올해도 올 거고, 내년에도 올 거고.

그것은 그냥 사순절을 보내는 것이지 사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이라도 정신 바짝 차리고 지내도록 합시다.

 

2024년 주님 수난 성지 주일 (3/24) 김웅열(느티나무)신부님 강론

출처: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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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4.04.05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1만두 | 작성시간 24.04.06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아멘.
  • 작성자바람의노래 | 작성시간 24.04.10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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